"세월호 아픔에도 소외는 없어야죠" 방현석 소설가의 소설 세월 출간
"세월호 아픔에도 소외는 없어야죠" 방현석 소설가의 소설 세월 출간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7.04.12 23:54
  • 댓글 0
  • 조회수 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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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 배를 탔던 유일한 외국인이었다.

아니다.

귀화를 했으니 그녀도 한국인이다.

승선자 명단, 실종자 명단, 그리고 사망자 명단에서 그녀는 한국 이름으로 기록되었다.

                                                                          - 작가의 말

<세월 표지 = 아시아 제공 >

[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 2014년 4월 16일 전라남도 진도군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였다. 그리고 3년의 세월이 지나 2017년 4월 16일 방현석 작가의 소설 "세월"이 출간되었다.

소설 "세월“은 세월호 참사를 겪게된 베트남 이주민 가족의 이야기다. 우리에게는 자신의 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주고 탈출시킨 권혁규 군과 그의 여동생 권지연 양의 사연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동생을 탈출시킨 6살 권혁규 군은 자신의 부모를 찾기 위해 다시 세월호에 들어갔다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권혁규 군의 어머니가 베트남 귀화자라는 사실은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방현석 소설가는 출판간담회에서 "세월호는 물질 중심주의가 만들어낸 비극"이라며 이러한 "슬픔마저도 (국적때문에) 차별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말했다. 아래는 소설 "세월"의 일부이다.

"아빠, 나 이제 공장에 안 나갈래."

(중략)

"너도 도축한 닭의 생살을 만지는 게 쉽지 않지?"

"그것 때문이 아냐, 아빠."

그게 아니면 왜?

로안은 그가 짐작한 것보다 한국말을 훨씬 많이 알고 있었다. 알아들으면서도 모르는 척하며 그에게 전하지 않는 말을 딸은 비로소 털어놓았다.

"한국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 보상금을 얼마나 받아먹으려고 여기까지 와서 저러고 있냐고 해."

보상금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쓰일지는 그는 대충 짐작했지만 차마 그렇게까지 쓰일 줄은 몰랐다.

"한국이 끔찍해"

그래도 그는 그만두자는 말을 하지 못했다.

(중략)

"난 여기가 너무 무서워."

로안은 투이에게 지난밤 그에게 했던 말을 다시 했다.

"사람이 아직도 바닷속에 갇혀 있는데……. 사람들이 돈 얘기를 해."

투이는 로안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담배 연기를 길게 뿜었다.

"그게 한국이야."

방현석 소설가와 베트남과의 인연은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생애 처음 해외여행을 간 곳이 베트남이었고, 이후 방현석은 작가는 베트남에 애정을 가지고 '베트남을 이해하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을 조성하여 활동하였다는 것.

방현석 소설가 <사진 = 이민우 기자 >

방현석 소설가는 "나이가 먹고 시간이 지나면서 활동이 뜸했는데 세월호 사건이 있고 나서 다시 활동할 수 밖에 없었다"며 "베트남 유가족들이 한국에 있는 동안 도움을 주려고 했고 이들의 이야기를 소설화 하게 되었다"고 소설을 쓰게 된 동기를 밝혔다.

특히 베트남 유가족을 만나러 베트남까지 다녀왔던 이야기를 꺼냈다. 방현석 소설가는 "베트남 유가족을 만나러 마을에 가보니 어촌"이었다며 "해경이었던 아버지와 베트남 이주민이었던 어머니 모두 수영을 잘하는 사람들이었다고 가족들이 안타까워했다"고 이야기를 전했다.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자 예은아빠로 잘 알려진 유경근 씨는 이 소설집에 대해 "세월호에서 홀로 살아 돌아온 다섯 살 아이. 이 아이가 멋진 엄마가 될 수 있기를...."이라고 말했으며, 고은 시인은 "이 소설은 불가결의 소재와 불가피한 결정(結晶)으로 이루어진 한국 소설이자 베트남 문학"이라고 평가했다.

소설 "세월"은 200자 원고지 220매로, 문고본의 형식으로 출판되었으며 이 책의 인세와 판매 수익금 전액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진실을 인양하는 일에 기부된다.

현재 권양의 아버지 권재근 씨와 그녀의 오빠 권혁규 군은 시신이 미수습된 상태이다.

방현석 작가는 이 소설의 제목이 '세월'인 이유에 대해 "세월호를 뜻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살아온 세월, 우리가 살라온 세월, 그 사람들이 앞으로 살아야 할 세월을 뜻한다"며 "아직 이 세월은 끝마쳐진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진실은 시간의 문제일 뿐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을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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