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창작과 통폐합 특집] 07. 광주대학교 -임효정
[문예창작과 통폐합 특집] 07. 광주대학교 -임효정
  • 임효정
  • 승인 2017.05.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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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서 順序 :정하여진 기준에서 말하는 전후, 좌우, 상하 따위의 차례 관계

[뉴스페이퍼 = 임효정 학생]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앞에서 나는 순서라는 것에 대해 한참 동안 생각했다. 오래 사유하지 않아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교육부가 서 있는 기준선과 학생들이 서 있는 기준선은 완전히 달랐다. 그에 관한 것은 사실 생각지 않아도 현실로 닥쳐왔기 때문에 우리들은 그것을 생각하는 대신 실감했다. 교육부는 2014년부터 대학구조개혁이라는 것을 추진해왔다. 2023년에는 2013년에 비해 16만 명의 신입생이 줄어들 것을 감안해 대학 정원을 감축한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대학정원수를 줄이는 방식에서부터 시작됐다. 다들 알고 있듯이 한마디로 대학을 줄 세워 상위 50%에게는 자율성을 주고 나머지 하위 50%는 강제적으로 정원을 감축한다는 내용이었다. 심하게는 학교를 폐교 시킬 수도 있는 위험성을 가하겠다는 말이었는데 그렇다보니 대학이 가장 먼저 취한 태도는 교육부 눈치보기였다. 달라질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학교를 지키기 위해서 ‘갑’ 과 ‘을’ 상하관계를 직시하고 꼬리를 내리는 것이다. ABC의 높은 레벨을 따기 위해서는 취업이 잘 되어야하고 그러려면 인기가 좋은 학과, 취업이 잘되는 학과를 밀어주어야한다. 상대적으로 비인기과들은 전혀 학교에 힘이 되지 못하니 소멸되는 것이 높은 레벨을 따기에 적합한 플랜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그럼 이번에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학생들은 초중고 12년을 거쳐 대학에 입학했다. 그중에는 원치 않지만 성적에 맞춰 들어온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희망진로에 따라 원하던 과에 입학한 학생들도 분명히 상당수 존재한다. 그들에게는 전공과목 자체가 비전이 있고, 취업이 잘 된다는 사실보다 그들의 희망진로에 자신이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데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대학은 진로의 한 부분이고 꿈과 직업 그리고 사회로 향하기 전 마지막으로 학습하고 경험하는 공간이다. 취업을 위해 그런 의미가 쇠퇴 된 지 오래라 하더라도 대학을 ‘취업 전 단계’로만 생각하는 학생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청춘이 힘들고 낭만이라 부르기도 고단한 환경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꿈을 가지고 산다. 막상 벌어먹고 살길이 막막하더라도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내가 ‘이것’을 정말 하고 싶어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존재한다. 우습게도 그런 학생들이 비인기학과에 더 많이 재학 중이라는 것이 씁쓸한 현실이지만 (문학을 하고 예술을 하려는 학생들이 대부분 가난한 어른으로 커가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 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학교’에 다니고 있다.

  조금 더 명확히 입장정리를 해보자.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평가라는 것을 발표했고, 곧 2018년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라는 것이 실시된다는 것을 선포한 채로 처음과 그대로 멈춰있다. 학교는? 다가올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점수를 잘 받기 위해 과들을 통폐합하고 학교의 크기를 줄이는데 급급하다. 그렇다면 학생은? 경기대 문예창작과에 재학 중이던 학생한명이 자퇴를 고려중이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자퇴. 여기서 말하는 자퇴에는 다른 감정들보다 체념이 가장 많이 담겨있지 않을까. 학생의 편이어야 할 학교가 학생을 내쳐버리고 학생의 진로(앞으로의 생활)를 봐주지 않고 학생을 벼랑 끝으로 내몬다. 벼랑 끝에 선 학생은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분노가 왈칵 치솟았다. 우리는 왜 늘 뒤죽박죽된 순서 속에서 순서를 바로 잡지 못하고 우리가 잘못한 냥 안절부절 못해야하는 것인가. 순서가 뒤바뀐 것들은 비단 이 문제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사회의 시스템 대부분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왜 사회가 돌아가는 순서와 사회원이 바라는 순서가 다른가. 학교는 학생들의 진로를 생각해야하고 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해야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이 가장 첫 번째가 되어야한다. 대학교가 대학교다운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대학이라고 부르는 것이 마땅할까? 또한 학생들이 대학을 다녀야 할 이유가 뭔가? 학교가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는데 존재하기만 한다면 그건 또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학교는 과들을 통폐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대안을 찾아야했다. 적절한 대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개혁안에 문제를 제기 할 수 있어야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왜 우리에게는 당연한 순서들이 사회의 시스템만 거치면 전혀 다른 순이 되는지, 그리고 왜 그런 일로 힘없는 사회의 일원들이 피해를 봐야하는지 답이 없는 의문들로 답답하다. 사고를 정지시키는 더 끔찍한 사실은 많은 사건들이 이런 식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는 어쩔 수 없는 상하관계로, 순서들로, 방식들로 돌아간다는 것을 안다. 그것을 생각하지 못 할 만큼 어린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잘못된 것에 대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냐고 물어도 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우리가 온힘을 다해 의문을 표출할 때 누군가는 귀를 열고 제대로 들어주어야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대학이 통폐합되고 취업위주로 획일화된 과들만으로 대학이 운영된다면 초중고 획일화 교육에서 우리는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취업’이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면 ‘교육’은 더 본질적인 것이다. 교육은 어떻게 살 것 인가를 고민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양분역할을 한다. 대학에 와서 여러 교육을 찾아 듣는다고 해서 초중고12년의 주입식 교육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밧줄에 서로 아등바등하며 손가락을 걸고 있는 것과 같다. 사회원들의 사고방식이 비슷한 식으로 흐르는 것은 매우 주의해야할 일이다. 사고의 획일화는 대단히 무서운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풍부하게 생각할 줄 아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다양한 교육에서 온다. 

사회가 제시하는 길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획일화 되는 것을 넘어서 대단히 좁아지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이런 식이면 지금보다 더 끔찍한 헬조선이 될 거라는 것이다.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재학생_ 임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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