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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창작과 통폐합 특집] 08. 추계예술대학교- 박수연
박수연 | 승인 2017.05.10 11:43

한국 대학 교육은 지금 ‘백 투 더 퓨처’중?

[뉴스페이퍼 = 박수연 학생] 처음 신문에서 학과제도 개편으로 통폐합당하는 학과들에 대한 기사를 봤을 때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1960년대 기사를 복사, 붙여넣기 후 수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마치 ‘과거의 오늘’처럼 말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고, 학과 통폐합은 우리 곁에 바싹 다가와 살갗에 소름을 돋우고 있다.

학과 통폐합은 과거에도 일어났었다. 1960년대 유사학과 통폐합이라는 조치에 의해 정부가 강제로 학과를 없애버리거나 다른 학과에 끼워 넣었던 사건이 있었다. 대표적인 희생자가 바로 연극영화과다. 그로부터 5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문예창작과가 표적이 되고 있다. 문예창작과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인문, 예체능 계열 학과들이 취업률 미달과 인기 부족을 이유로 존재 가치를 무시당하고 있다. 학생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며 진정한 학문을 추구하는 곳이 대학 아닌가? 취업률로 좌지우지되는 대학 교육은 대학을 학문의 전당이 아니라 취업 학교로 전락시키고 있다.

상당수 종합대학은 국어국문학과와 문예창작과의 통합을 주장한다. 이 두 학과는 무엇이 다른가? 국어국문학과는 이론, 즉 국어학과 국문학을 배우는 곳이라면 문예창작과는 작문을 배우는 곳이다. 수없이 많은 문인들이 세상에 글을 남기고 있다. 글을 효과적으로 쓰는 법을 배우려면 문예창작과에 진학해야 하고, 그 글을 여러 갈래로 해석하며 한국어가 어떻게 사용되어 왔는지 배우고 싶다면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옳다. 성격이 전혀 다른 학과를, 같은 국어를 다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묶는 행위는 이해되지 않는다.

항의가 거세지자 대학 측에서는 한 학과 내에서 전공분야를 나누면 된다고 해명했다. 예시로, 국어학과 아래에 국어국문학 전공, 문예창작 전공을 개설하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렇게 할 것이라면 굳이 애초에 학과를 합칠 이유가 없다. 어차피 나눌 전공을 왜 합쳤다 다시 나누는지 말이다. 그리고 문예창작을 전공하는 학생 수가 국어국문학을 전공하는 학생 수보다 매우 적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일방적으로 소수 전공을 폐지시킬 위험성이 크다. 교육부의 해결책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영국 유학을 준비했었다. 대학교를 알아보면서 느꼈던 가장 신선한 충격은 학과가 정말 세세하다는 사실이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단순히 체육학과로 뭉쳐졌을 학과들이 스포츠경영학과, 스포츠감독과, 스포츠교육과, 특정 경기 운동선수를 양성하는 학과 등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심지어 뉴에이지 운동경기 설립학과도 있었다. 이렇게 관련 학과를 다양화하고 세분화한 나라는 영국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학생이 전공하고 싶은 분야를 딱 집어 집중적으로 교육함으로써 전문적인 스킬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다시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현장 전문성이 부족한 것은 운영이 잘못되고 있는 대학 학과체계 때문이다. 창작 스킬을 길러야 할 문예창작과를 통폐합시켜 버리면 이론에만 광적으로 집착하는 한국 교육의 고질적 문제점이 더 확장될 것이다. 취업률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잣대 속에서 과연 세계적인 문학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을 것인가? 창의력을 지닌 21세기형 인재가 발굴될 수 있을까? 필자는 문예창작과의 통폐합을 반대한다. 이 의견은 스러져 가는 소수 학과 학우들의 의견과 동일할 것이다.

박수연  info@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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