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클레지오, “문학 위협하는 요소 기술 발전 아닌 폐쇄적 민족주의”
르 클레지오, “문학 위협하는 요소 기술 발전 아닌 폐쇄적 민족주의”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7.05.23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200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지한파로 알려진 프랑스의 작가 르 클레지오가 23일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르 클레지오는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새로운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문학을 위협하는 요소를 꼽자면 AI나 인터넷 등 기술의 발전이 아닌, 폐쇄적 민족주의라고 전했다.

앞서 “문학 장르 간에 어떤 경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르 클레지오는 문학의 유연성에 대한 낙관적인 관점을 내비쳤다. AI의 발달이나 초고속 인터넷 등의 기술 발전이 문학에 위협이 되진 않으며 단지 장단점이 있을 뿐이라고 보았다. “오늘날의 문학을 위협하는 요소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르 클레지오는 굳이 꼽자면 폐쇄적인 민족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것은 한국문학 뿐 아니라 세계 모든 문학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르 클레지오는 여기서 민족주의는 “정의하자면 내국주의의 부정적 성향”이라며 “자국의 것만을 보호하기 위해 폐쇄적이 되어 문학을 투쟁의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위험한 일이라고 보았다. 그에게 문학이란 “타자의 생각을 수용하는 것”이자 “다양한 외부의 경향과 사고에 개방되어 있어야 하는 것”인데, 민족주의적 작품은 타자를 배제하고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몇몇 작가들이 민족주의의 영향을 받아 프랑스 중심주의적 작품을 쓰고 있다고 설명한 르 클레지오는 “그것은 문학이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르 클레지오는 “한국은 일본의 강점과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이전 시대의 유산을 극복하려는 민족주의적 발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젊은 작가들의 문학작품을 보면 이런 단계를 극복하고 보편적 요소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김애란이나 한강을 예시로 들었다.

새로운 작품은 서울 배경으로 한 소설집, 17년 하반기 출시

기존에 제주, 운주사 등에 대한 작품을 쓴 적이 있는 르 클레지오는 한국과 인연이 깊은 작가이기도 하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이화여대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기도 했고, 대산문화재단의 초청을 받아 한국에서 강연을 열기도 했었다. 르 클레지오가 쓴 서울을 배경으로 한 작품집을 올해 하반기 출간한다. “Bitna under the Sky”라는 제목의 이 소설은 잠실, 여의도, 신촌 등 서울의 여러 곳을 소설 속 화자가 상상력을 가미해 묘사하는 방식으로 쓰여졌다.

르 클레지오는 “서울의 동네들에 대한 사실적 묘사보다 그 동네에서 받게 되는 감정을 묘사하고자 하는 것”이며 “대도시이며 수도이지만 지방색을 띄고 있는 모습, 프랑스 파리와는 다르게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 일상적인 소시민들의 모습, 서울의 설화와 전설” 등이 주목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Bitna under the sky”는 늦여름에 프랑스와 미국에서 동시에 출판되며 국내에는 17년 하반기에 서울셀력션을 통해 출간될 예정이다.

Tag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