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수모의 날? 서울국제문학포럼서 비판 이어져
하루키 수모의 날? 서울국제문학포럼서 비판 이어져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7.05.2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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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이 23일부터 진행된 가운데 포럼의 마지막 날인 25일 오전 진행된 기조강연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저작에 대한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이날 기조강연은 "작가와 시장"이라는 주제로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 유종호 비평가, 현기영 소설가 등이 참석했다.

기조강연 자리에서 유종호 비평가는 "문학생산과 소비" 발표를 통해 문학과 독자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과정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골빈 대학생들이 하루키를 너무 좋아한다."며 하루키를 만난 적은 없지만 적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키의 저작이 좋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군중으로서의 독자들이 문학에 영향을 끼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들 드러냈다. 유종호 비평가는 "일본에서 오에 겐자부로, 가라타니 고진 등도 하루키의 소설을 문학이 아니라고 비판했지만, 독자가 많아지자 오에 겐자부로는 많은 독자들에게 호감을 받고 호소하는 작가는 무엇인가가 있을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군중으로서의 독자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군중들이 문학에 대한 평가를 하고, 거기에 따라가게 되는 것이 정당한 것이겠는가"고 전했다.

현기영 소설가는 "'하루키이즘'과 시장"이라는 발표를 통해 우리 문학이 "하루키이즘"에 대해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가치가 모든 가치의 척도처럼 되어있다. 선과 악의 구별마저도 시장논리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고 시장논리를 비판하고 "언급할 가치 없는 경소설(light novel), 장르소설은 제외하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과 그것의 한국적 아류들에 대해 주목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사단장 죽이기 표지

"하루키는 자신의 문학을 국적을 초월한 글로벌 문학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정작 그의 문학적 국적은 미국"이라며 "하루키의 세계적 성공은 그의 초국적 미학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미국 출판업체의 사업 성공 덕분"이고 "더 뉴요커의 투자자본이 정교한 계략으로 제작한 미국작가를 대신한 미국상품 브랜드"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의 출판사의 하루키 소설 선인세 경쟁에 대해 "좋은 문학을 보듬어 안아야 할 문학출판사가 상업주의에 휘말려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문학전문 출판사들의 상업주의는 한국소설에 하루키와 비슷한 무국적 문학의 등장을 야기했다고 전했다. 

현기영 소설가는 아메리카니즘으로 지배당하고 있는 하루키의 소설은 세계 도처에서 다양한 고유의 지역문화를 전체주의적으로, 혹은 제국주의적으로 잠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문학은 소비향락이 아닌 이의제기에 가치가 있다"며 "달콤한 것만을 다룬 문학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진지한 문학이 복권되어야 할 때라고 전했다. 

또한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석한 일본의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는 22일 문화일보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일본은 물론 수많은 해외작가들에게서 영감을 얻고 영향을 받았지만 하루키에게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심지어 그의 글을 좋아하지도 않는다"며 "그동안 그의 작품을 읽었으나 1Q84를 힘겹게 읽고 난 후 불만이 생겨 그 이후론 그의 책을 읽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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