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단평] 박열 ★★★☆☆
[영화단평] 박열 ★★★☆☆
  • 임태균 기자
  • 승인 2017.06.24 16:57
  • 댓글 0
  • 조회수 1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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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와 아나키즘
영화 '박열' 공식 포스터

[뉴스페이퍼 = 임태균 기자] 영화 ‘박열’은 주목받지 못한 독립투사 박열의 삶과 투쟁을 다루고 있다. 영화는 암울한 미래를 꿈꾸는 것조차 사치였던 일제강점기의 한복판에서,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이념을 따랐던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그린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이제훈이 박열 역을, 배우 최희서가 가네코 후미코 역을 맡았다. 객관적으로 영화는 흥미롭고 즐겁다.

영화 '박열' 스틸컷

아나키즘(anarchism)을 알고 있는가? 좁은 의미로는 ‘무정부주의’라 해석하는 경우도 있으나 국가권력 뿐만 아니라 자본, 종교, 사회적 권위 등 모든 제도화된 영역을 부정하고, 개인의 자유를 최상의 가치로 내세우는 사상 및 운동을 뜻한다. 이를 위해 모든 억압적인 힘을 거부하는 사회철학이자 정치이념이다. 그리고 이러한 아나키즘은 영화 ‘박열’의 핵심 캐치프레이즈다.

나는 영화 ‘박열’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이념은 표면적으로는 ‘아나키즘(anarchism)’이지만 개인적으로 민족주의에 속한 영화라 생각한다. 오롯이 아나키스트로서의 삶을 향하는 사람은 가네코 후미코 정도며 주인공인 박열은 민족의 자주·자립을 위한 뉘앙스를 자주 보인다.

이준익 감독은 “박열이라는 인물 자체가 아나키스트로서 탈 국가적이고, 탈 민족적이었다.”고 말하며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온전한 삶의 가치관을 추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쁜 일본인’ ‘억울하지만, 선량한 조선인’ 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인 사고로 영화를 그려내고 싶지 않았다.”고 연출에 대한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나는 이준익 감독의 의도가 오롯이 전달되지 못하리라 생각한다. 과도하게 밀집된 민족주의적 이미지와 조선인 기자, 만세삼창 등의 요소는 지나치게 강렬하다.

영화 '박열' 스틸컷

박열과 비교했을 때 그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는 훨씬 아나키스트의 표준 모습에 가깝다. 그녀는 옥중수기를 통해 ‘사유의 주체’가 되어 사는 것의 중요성을 몇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나는 답한다. 산다는 것은 단지 움직이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즉 행동은 살아가는 일의 전부가 아니다. 그리고 그저 살아간다는 것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행위가 있고서야 비로소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의지에 따라 움직였을 때, 그 행위가 비록 육체의 파멸을 초래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생명의 부정이 아니다. 그 정이다. 라고.”

< 소설 ‘가네코 후미코’ 263P(옥중수기 中) 야마다 쇼지 作 >

때문에 옥중에서 행한 행동은 그녀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아나키즘적 행동이었다. 세세한 내용을 말하고 싶지는 않으나 그녀 덕분에 영화가 하나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영화는 객관적으로 흥미롭고 즐겁다. 재미있다. 지금까지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는 한국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동시대 일본의 모습을 세세히 그린 박열은 특유의 영상미로 관람객들의 마음을 훔치리라 생각한다. 박열은 오는 28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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