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서바이벌, "창조경제-공공극장편"을 통한 경쟁의 의미
연극 서바이벌, "창조경제-공공극장편"을 통한 경쟁의 의미
  • 박도형 기자
  • 승인 2017.07.26 14:55
  • 댓글 0
  • 조회수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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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공공극장편” 극단 “불의전차” 변영진 연출가와의 만남

[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지난 7월 16일을 끝으로 공연을 마친 “창조경제-공공극장편”은 마지막 공연 직후 관객 투표를 집계해 우승 극단을 발표했다. 관객의 투표를 많이 받은 극단은 “불의전차”였으며, 창작지원금 1,800만원을 획득하며 프로그램은 마무리 되었다.

<"창조경제-공공극장편"의 시상식. 사진출처 = 극단 '불의전차' 페이스북>

“창조경제-공공극장편”은 공공재원을 통해 극단들이 작품을 올리고, 이후 최종 우승 극단만이 창작지원금 1,800만원을 수령하고 남은 극단에게는 어떤 수익도 돌아가지 않는 연극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4개 극단은 2개월간 연습시간을 가졌다. 이후 극단 별로 주어진 15분 동안 작품을 공연하고, 관객의 투표를 통해 우승 극단이 선발되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각 극단에게 주어진 15분이라는 시간은 관객에게 메세지를 던지기에 부족했다. 거기에 맞춰 '경쟁'이라는 타이틀 속에서도 "과연 경쟁은 옳은 것인가?"라는 의문을 던지는 메세지 때문인지 참여 극단을 포함한 관객들 마저 투표에 대한 불편함을 표출하기도 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변영진 연출가는 “저희는 같은 시간 속에 존재했지만 서로 다른 공간 속에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와 싸워야만 했습니다.”라고 공연에 참가했던 4개 극단이 심적 부담을 느꼈다고 했다. 극단을 표현하기엔 너무나 짧은 15분의 시간, 현장에서 바로 펼쳐지는 관객의 평가, 그리고 다른 극단과의 경쟁을 통해 살아남야아 한다는 부담감은 극단과 관객 모두가 짊어져야 하는 불편함으로 이어졌다.

“나의 창조활동이 경제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이번 “창조경제-공공극장편”. 연극을 올리기 어려운 현실 상황 속에 남산예술센터라는 공공재원과 우승상금 1,800만원이라는 동력원을 가지고 기획되었지만, 그 결과에 대해선 극단과 배우, 관객 모두가 의문을 갖기도 했다.

<극단 "불의전차"의 변영진 연출가. 사진 = 박도형 기자>

공연이 끝나고 일주일이 지난 7월 24일 극단 “불의전차” 변영진 연출가를 직접 만나 “창조경제-공공극장편”에 대한 못 다한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밝은 표정으로 기자를 맞이한 연출가의 모습에 현재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원래 공연이 끝나면 하루 쉬고 다음 작업을 하는데, 지금은 휴식을 취하고 있어요.”라며 "창조경제-공공극장편”에 쏟은 에너지를 보충하고 있다 답했다.

그렇다고 해서 극단 "불의전차"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창조경제-공공극장편”에서 얻게 된 창작지원금 1,800만원으로 차기 작품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너무 소중한 돈이죠. 계속 공연을 할 수 있게 해주니까요.”라는 말과 함께 참여했던 극단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창조경제-공공극장편"공연 이후 투표하는 관객들. 사진 = 박도형 기자>

“각 극단별로 가슴 아픈 부분들이 있었는데, 그 와중에 1위를 해버린 상황이라 공연을 하면서도, 끝난 지금도 마음이 무겁다.”

“창조경제-공공극장편”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던 것은 바로 투표방식이었다. 공연이 끝난 직후 관객들이 무대에 올라 직접 투표하는 모습을 통해 참여 극단은 눈앞에서 관객의 평가를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연일 이어졌었다.

“종이나 버튼 같은 걸로 투표하는 방식이었다면 현실감이 좀 떨어졌을 텐데”라며 변영진 연출가는 투표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결과도 ‘연출가들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었다며, “경쟁과 상금 같은 목적지가 있는 상황에서 합의가 이루어지기 정말 힘들다는 걸 느꼈어요. 그건 관객 분들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란 말에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어도 서로 상처가 남았을 것이라고 연출가는 예상하기도 했다.

<"창조경제-공공극장편"을 위해 2달간 연습을 했던 단원들. 사진출처 = 극단 '불의전차' 페이스북>

“우리 작품하면서 우리 숨대로, 우리 걸음대로 천천히 걸어보자. 다른 극단, 다른 연출, 다른 배우가 어떻다는 잣대를 세우지 말고, 그쪽 공연이 오면 응원하고, 우리는 우리 작품을 하자.”

연극 공연을 하기 위해선 극장을 대관해야한다. 하지만 단일 극단이 극장을 대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저조한 수입, 비싼 대관료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극단이 모여 대관비를 마련해 공연을 올리는 게 실정인 상황이다. 극단 “불의전차도” 이런 협업과 연대로 작품을 만들고 공연을 해왔지만 “창조경제-공공극장편”을 계기로 극단의 방향에 변화가 생겼다며, “한 극장을 통해서 협업하는 것도 이젠 경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생각이 드니까 지긋지긋한 느낌이 들더라고요.”라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창조경제-공공극장편”에서 함께 했던 극단들과 공동대관을 통한 공연 의향을 물어보았다. 변영진 연출가는 “하면 좋죠.”라는 답변과 함께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말했다. “다 같이 공동창작을 할 것인지, ‘창조경제’에서 파생된 이야기를 작품으로 할 것인지, 극단 별로 만든 작품을 할 것인지가 중요할 것 같아요. 앞에 두 가지의 경우엔 모두가 안 할 것 같아요.”라며 “각자의 작품을 한다면 다들 좋아할 거예요. 하지만 올해는 아니에요. 그 작업을 할 때도 서로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런 환경엔 지금 모두 지쳐있어요.”라며 각자의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변영진 연출가는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의 평을 눈 앞에서 보고, 직접 들었던 것이 큰 경험이었다고 한다. 극단을 알고 있던 분들에게는 활기찬 극단의 모습을 보고 칭찬의 말을, 3편의 작품을 단편으로 공연해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는 평가를, 그리고 극단원의 지인들을 통해 투표를 유도했다는 평가까지 다양한 의견을 통해 발전의 발판을 삼게 됐다고 말했다.

<9월에 재공연되는 "낙화"를 연습하는 단원들. 사진출처 = 극단 '불의전차' 페이스북>

“저희의 솔직한 이야기를 관객 분들에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것 같아 죄송스러웠어요. 기회가 된다면, 더 나은 공연으로 또 찾아뵙고 싶어요.”

연출가는 이번 계기를 통해 더 나은 작품으로 극단이 나아갈 것이라 포부를 밝혔다. 다른 극단과의 경쟁을 통한 비교보다 극단만의 모습을 보이며 관객과 소통하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변영진 연출가는 “오직 관객을 위한 연극을 만들겠다.”며 한껏 성장한 극단 “불의전차”를 기대해달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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