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전명출평전”의 변유정 연출가, “누구에게나 평전이 있죠.”
연극 “전명출평전”의 변유정 연출가, “누구에게나 평전이 있죠.”
  • 박도형 기자
  • 승인 2017.08.05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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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파·람·불”의 “전명출평전”의 변유정 연출가와의 대화

[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4일부터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전명출평전”은 주인공 전명출을 통해서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생존을 위해 변해가는 소시민의 삶을 통해 인간다운 삶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그 삶의 본질에 좋고 나쁨이 없지 않는가에 대한 질문을 남기는 연극이다.

<연극 "전명출평전" 포스터. 사진제공 = 극단 "파·람·불">

이번 “전명출평전”을 공연하는 극단 “파·람·불”은 속초지역의 파도와 바람과 불같은 연극열정을 담아 파·람·불이라는 극단명으로 1989년에 창단한 극단이다. 바람이 불지 않고 파도가 멈추는 그날까지 연극에 대한 열정의 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목표와 함께 소통하는 하는 연극, 공공문화복지를 목표로 찾아가는 연극, 관객에게 좀 더 다가가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명출평전”의 시대적 배경은 박정희 시대 때부터 4대강 사업이 시작되는 시기로서 한국 사회의 흐름을 관통하는 연극이다. 영농후계자를 꿈꾸던 전명출이 가난에 의해 마늘을 훔치다 걸려 마을 사람들에게 멍석말이를 당하며, 아내 순님과 야반도주를 하게 된다. 막노동 잡부를 하게 된 명출은 전두환과 같은 성씨와 고향이 같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십장’으로 승진하고, 소장은 이런 명출을 이용해 큰 사업들을 따낸다.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이 하는 정의롭지 못한 일에 죄책감을 느낀 명출은 일을 그만두려 하지만 소장은 명출이 말을 듣지 않자 삼청교육대에 보내버린다.

삼청교육대를 계기로 큰 변화를 겪게 되며 사회 흐름 속에 생존을 위해 처음의 모습과 다르게 변하는 명출을 통해 사회 구조가 한 인물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그 흐름에 맞춰 살아가야 하는 소시민의 애환을 보여준다. 아래는 변유정 연출가와의 대화 전문이다.

<연극은 주인공 "전명출"을 통해 소시민의 애환을 보여준다. 사진제공 = 극단 "파·람·불">

연출가님이 생각하는 이 작품이 보여주고자 모습이 있다면
변유정 – ‘누구에게나 평전은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작품이에요. 평전이라고 하면 정말 유명한 사람, 무언가를 이루어낸 사람, 그런 사람을 보고 누군가가 써준 것이잖아요. 하지만 이 작품을 보시면, 배우들이 뭐뭐 외 다수의 역할을 하잖아요. 그 다수조차도 배역의 이름이 있는 사람이든, 없는 사람이든 한 개씩의 평전은 가지고 있고 삶의 굴곡들은 가지고 있지 않는가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극적으로는 이 시대에 많은 사건들이 있는데, 삼풍백화점을 비롯한 사건들이요. 그런데 작품 내에서 사건들을 나쁘다, 좋다라고 설명하지 않아요. 그런 부분들을 자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소스인 건 맞지만 그런 부분들을 배제하려고 했죠. 종교가 좋다, 나쁘다. 다른 어떤 것들도 좋다 나쁘다의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서 작업을 했죠.

<연극은 다양한 인물을 통해 인간 군상을 표현하기도 한다. 사진제공 = 극단 "파·람·불">

연출가님이 생각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모순된 지점과 그 사회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변유정 – 뉴스를 통해서도 많이 접하곤 하죠.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큰 부분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함께 가려고 한다는 것들이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회에서 살아가는 소시민들은 나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저희의 사회적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따라서 선택도 달라지거든요. 내가 여기에서 했을 땐 옳은 일이었는데, 저 모퉁이만 돌아나가도 달라지는 거죠. 다른 나라를 가도 어떤 나라에선 허용이 되고 어떤 나라는 허용이 안 되잖아요. 그런 것처럼 시대가 바뀌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 기준들이 저울질 되어지는 그런 부분들이 아닐까 생각해요.

<무대구조를 통해 인간의 삶 자체를 보여주고자 했다는 변유정 연출가. 사진제공 = 극단 "파·람·불">

전명출평전을 통해서 그런 모습들이 어떻게 표현되었으면 하는 지점들이 있었을까요?
변유정 – 제가 이 작품을 하면서 가장 총체적 난국을 우리가 언제 겪었을까? 라고 따졌을 때 제가 가장 많은 충격을 받았을 때가 미국의 9.11사태와 세월호 사태 때 가장 많은 충격을 받았었어요.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이런 소시민들은 어디에 있는가? 라고 했을 때, 어떤 권력의 계단에서 올라가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고, 밀려나기도 하고, 돌아가기도 하고 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무대로 그렇게 활용하고 있죠. 그래서 그 무대를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하면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 무대에서 사람들이 올라가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고 구르기도 하는 모습이 결국 그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소시민이라고 생각해요.

무대의 한 켠에 자갈이 깔려있는 이유가 있을까요?
변유정 - 인간의 인생은 자갈밭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무대에 자갈밭이 깔아져 있죠. 그리고 그 자갈밭 위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또 쓰러지기도 하고,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독백하기도 하죠. 마음 같아선 온 무대를 자갈로 깔고 싶었어요. 하지만 작업을 하다보면 살이 붙었다 떼어졌다 하면서 일부분에만 자갈을 깔게 되었죠. 그 모습을 통해서 자갈밭 위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감정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이야기의 시대, 박정희 시대 때부터 4대강까지인 이유를 연출가님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변유정 – 아무래도 연극 작품이라는 게 생명력이 있으려면 어떤 시대상을 배경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백하룡 작가님의 이 희곡은 몇 세대, 현대사를 관통하는 시기와 전체를 가지고 있거든요. 많은 변화들이 있었던 시기들이 있죠. 그 중에 한 부분만 떼어서 작품을 만들어도 그 안에도 어마어마한 굴곡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그걸 총체적으로 바라봤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시대들 안에서 벌어졌던 악습들이 연결이 되죠. 그리고 그 안 좋은 악습들이 박정희 때부터 4대강까지가 아니죠. 그 전, 그리고 4대강 이후까지 계속 되고 있는 거죠. 그렇다고해서 개인적으로 부정적이게 생각하진 않아요. 우리가 태초부터 시작했을 때,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사람들은 자기 삶에 정말 충실하게 살고 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은 시대가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누가 이 시대를 이끌어 가냐에 따라서 많이 변화될 수 있고, 그 변화된 것이 다음 세대에 남아있을 것이고 점점 더 좋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생존하려 했던 인물 전명출. 사진제공 = 극단 "파·람·불">

전명출을 통해 우리 시대 어떤 인물이나 인물상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변유정 – 소시민이라고 바로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시대에 맞춰서 살아가야하는 우리의 모습들. 그리고 그 사회적 구조에서 계속해서 고민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죠. 그리고 마지막에 명출이 아내인 순님을 죽게 되요. 그 상황에서 순님을 부르면서 끝나죠. 명출의 아내 순님은 극적으로 되게 순수의 상징이에요. 명출은 변화되며 나쁜 짓도 하는 인물의 상징인데, 순수했던 인간이 변했다가도 마지막에는 순님을 기다리면서 왜 이렇게 안 오냐고, 변화된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느냐고 외치죠. 이 외침이 순님을 향해서, 어떤 대상을 향해서 하는 거라기보다는 어떠한 존재, 자기 안의 나에게 울부짖는 모습들 표현했습니다.

<연극 "전명출평전"을 연출한 변유정 연출가. 사진제공 = 극단 "파·람·불">

인터뷰를 마친 변유정 연출가는 연극을 좋아하는 관객분들에게 웃으며, “더운날 시원한 극장에서 연극을 보시는 것은 어떠실지”라는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연극을 통해서 “현 시대를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 누구에게나 평전이 있다는 메시지와 당신의 삶은 옳다라는 말을 연극을 통해서 전해드리고 싶다.”고 의견을 전했다.

사회의 흐름에 맞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소시민의 애환을 인간 전명출을 통해 보여주는 연극 “전명출평전”은 8월4일부터 13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화-금 오후 8시, 토-일 오후 4시에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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