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학 종합
문학몹 세번째 현장 “내 삶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문학”
김상훈 기자 | 승인 2017.08.09 21:23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출판사 창비의 문학플랫폼 "문학3" 세 번째 문학몹이 28일 오후 7시 30분부터 창비서교빌딩 카페창비 1층에서 진행됐다. 문학몹은 독자와 작가들이 참여해 문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로, 지난 2월 17일 '문단 성폭행'을 주제로 첫 번째 문학몹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문학몹은 "내 삶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문학"이라는 제목으로, 사회는 김현 시인이 맡았으며 김세희, 박민정, 임현, 조우리 작가가 패널로 참여했다. 사전에 독자들로부터 받은 다양한 질문이 패널들에게 던져졌으며, 패널들은 어떻게 문학을 하게 되었는지부터 글을 쓰며 살아가는 이야기, 현장 독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 등을 풀어놓았다.

“문학을 해서 손해 본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문학몹의 주제는 “내 삶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문학”으로, ‘문학을 하면 손해를 본다’, ‘문학을 하면 인생을 망친다’는 세간의 인식을 넘어, 문학을 통해 삶을 구원 받은 작가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자리로 꾸며졌다. 참여 작가들은 하나같이 ‘문학을 하며 고통받았다, 손해 보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조우리 소설가는 문학 ‘공부’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예고 문예창작과를 나온 후 대학은 국문과를 나왔고 복수전공으로 문예창작과도 다녔지만 문학을 학술적으로 공부한다는 개념은 없었던 것 같다.”는 조우리 소설가는 “마음이 편한 자리를 가고 싶고, 마음이 편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문학을 했다는 것이다.

박민정 소설가는 “어떻게 예술의 길을, 문학의 길을 선택했냐고 질문을 받으면 난감해진다.”며 문학 이외의 길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소설에 관심이 있었다는 작가는 고등학교 때 독서실에서 혼자 백일장 연습을 해보며 글 한 편을 완성했을 때 큰 희열느꼈다고 회상했다. “나에게는 소설가가 가장 훌륭한 사람들이었다.”는 박민정 소설가는 “다른 걸 생각해보지도 못했다. 문학을 해서 손해 본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항상 소설을 잘 쓰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소설 망해도 대단한 일 안 일어난다... 부담감 줄여야

문학몹 현장에는 문예창작과, 국어국문과 등을 다니는 학생들도 참가했으며, 참여 작가들은 이들에게 창작의 고통, 막힘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등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글은 혼자 쓰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는 김세희 소설가는 “내 글에 관한 피드백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대학원에 진학했다. 문창과 대학원을 다니던 중 등단하게 되었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 쓰기보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쓰는 경험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슬럼프와 압박감 때문에 소설을 쓰기 힘들어졌다고 토로한 한 학생에게 조우리 소설가는 “소설이 망해도 별 일이 안 일어난다.”며 부담감을 줄여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조우리 소설가는 “내가 소설을 안 써도 소설을 안 썼다는 일만 일어났지, 그밖에 대단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처음에 등단하고 나서 ‘다음 소설 어떻게 해야 하지, 다음 소설은 잘 써야할 텐데’, 그 다음 작품을 발표할 때에는 ‘1년 정도 텀이 있었으니 잘 써야할 텐데’, 연재를 시작했을 때도 ‘연재에 들어갔으니 잘 써야 할 텐데.’하고 걱정했었다. 그러나 망해도 나만 망하고 잘 되도 크게 잘 되지 않는다. 그런 걸 알았다.”고 말했다.

문학을 하지 않으면 인생이 끝날 것 같고, 돌이킬 수 없을 것 같단 생각을 예전에 했었다고 이야기한 조우리 소설가는 “너무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않는 게 좋은 것 같다.”며 자신의 일화를 이야기했다. 최근에 자신의 예전 출판 소설을 읽었는데 비문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편집자도 보고 출판까지 되어 많은 독자들이 읽었는데도 비문을 최근에서야 알았다는 조우리 소설가는 “내 소설을 진지하게 봐주는 모두가 모든 한 문장에 무게를 실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조금 더 편하게 쓰셨으면 좋겠다. 안 써지면 좀 안 써도 된다. 안 쓰고 있다가 어느 순간 이러면 안 되겠는데 싶을 때 쓰면 된다.”며 자신을 몰아세울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임현 소설가는 “내가 쓰는 이야기의 좋고 나쁨을 나는 알 수가 없다.”며 자신의 작품을 객관적으로 보기가 힘들다는 지점을 설명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자신이 쓰고자 하는 말이 뭔지를 찾고, 찾은 후 그것을 쓰면 된다. 잘하고 못하고는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부분이니 우선 쓰면 된다.”며 많은 걱정을 하기보다 펜을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이야기했다.

작가로서의 재현의 윤리
“순진한 방식, 불성실한 방식으로 세계를 그리지 않겠다”

다수의 작가들이 성폭력, 위계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된 바 있는 ‘문단 내 성폭력 폭로’는 이후 작가들의 작품에 숨어있는 혐오적 표현에 대한 지적으로 이어졌다. 이날 문학몹 자리에서는 ‘재현의 윤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작가들에게 던져졌다. 텍스트로 어떤 서사를 구축하면서 윤리적으로 어긋날 수 있겠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겠다는 의식이 있느냐는 것이다.

박민정 소설가는 소위 ‘정전’으로 불리는 작품 속에서 여성이 타자화되는 등의 모습에서 화가 났던 적이 많았으며, 분노의 이유는 작품이 너무나도 순진하거나 불성실한 방법으로 세계를 그려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민정 소설가는 “내가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음에도 딱 어느 지점까지만 생각해버린다면, 그것이 윤리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세희 소설가는 “비윤리적이라고 말해지는 많은 것들이 치열하지 않은 것, 충분히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하며 “타자화는 내 기준에서 대상을 판단하는 것이다. 내 기준을 벗어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다른 사람과 접해야 한다. 타협하고 싶은 마음이 빨리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걸 견디고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깨며 나한테 편한 방식으로 쓰지 않는 것.”이 윤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대로 된 관점, 건강한 관점, 단순하지 않은 관점을 갖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의지, 동시대적 감각의 갱신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ksh@news-paper.co.kr

<저작권자 © 뉴스페이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상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구로구 새말로 18길 32 신흥빌딩 5층  |  대표전화 : 02-855-4495   |  팩스 : 02-864-4495
등록번호 : 서울, 아03859  |  등록일자 : 2015년 8월 17일  |  발행인 : 이민우  |  편집인 : 이민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우
Copyright © 2017 뉴스페이퍼.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