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간의 행동이 만들어지기 까지의 과정, 연극 “영안실”
한 인간의 행동이 만들어지기 까지의 과정, 연극 “영안실”
  • 박도형 기자
  • 승인 2017.08.1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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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영안실”에서 엄마 역의 송아영, 재용 역의 엄현수 배우와 대화

[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한 인물이 성장하고 정체성이 확립되기 까지에는 주변의 환경이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살아온 환경 속에 자신이 학대받은 기억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인물은 어떠한 성격을 지니며 또 어떠한 행동을 보여줄까? 극단 “지즐”의 연극 “영안실”은 극 속 인물인 ‘엄마’와 그의 아들 ‘재용’을 통해 그들이 살아온 환경, 기억. 그리고 시간을 통해 한 인물이 살인마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연극 "영안실" 공연 모습. 사진 = 박도형 기자>

극단 “지즐”의 연극 “영안실”은 연쇄살인을 저지르고 교도소에 수감된 ‘재용’이 ‘의사’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치료를 통해 재용이 살아왔던 기억과 엄마에 대한 기억, 그리고 엄마가 살아온 시간들이 교차 편집되며 인물들이 겪어 온 시간과 주변 환경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 보여주며 악인의 탄생 과정을 보여준다.

<연극 "영안실"에서 여인과 엄마를 연기하는 송아영 배우. 사진 = 박도형 기자>

엄마를 연기한 송아영 배우는 “여자로서의 자기와 엄마로서의 자기가 있는데 이 사이에서 굉장한 트라우마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존재”라고 설명하며, 재용이가 연쇄살인범이 되는 과정에 주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남편을 살해한 죄로 징역을 살고 나와 재용을 찾아가는 모습을 통해 “동물도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데, 이 여자가 물론 정신적으로 아파서 그렇지 생명체로서 거부할 수 없는 모성이 있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말하고 싶었다.”고 말해 시간이 지난 이후의 여자의 모성적 본능을 표현한 배경을 설명했다.

<연극 "영안실"에서 살인마 재용을 연기한 엄현수 배우. 사진 = 박도형 기자>

엄마의 아들, ‘재용’을 연기한 엄현수 배우는 연쇄살인마인 재용을 연기하는 데 있어 살인마가 되기까지의 과정에 중심을 잡았다고 말했다. 어머니에게 받은 학대에 대한 기억과 그 기억을 토대로 다른 이들을 똑같이 감금하고 살해한 행동적 배경이 변명이 될 순 있겠지만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데는 충분한 배경이 됐던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어서 배우는 현 시대 정서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말하며, “좀 더 주변 사람들이나 학대를 받는다 해서 상관을 안 하잖아요. 그래서 주변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인물을 표현하기 위한 접근 방법을 말했다.

무엇보다 두 배우는 이 연극이 꼭 공포스릴러로써 자극적인 소재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송아영 배우는 자극적인 조명과 음향을 통해 공포감을 조성하고 긴장감을 유지하지만 각 인물이 겪어온 폭력적인 사건과 환경들이 어떤 행동을 만들어 냈는지, 시간이 지나 또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를 말하고 싶었다며 “사람이 환경이 바뀌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바뀌는 모습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극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전했다.

엄현수 배우 또한 극 속에 존재하는 ‘기억’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각 인물들이 가진 트라우마나 상처가 드러나게 되고, 그 기억을 토대로 행동하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연극이라고 설명했다.

<연극 "영안실"의 엄마와 아들, 엄현수 송아영 배우. 사진 = 박도형 기자>

끝으로 두 배우는 연극 “영안실”을 관람하기 위해 찾아오는 관객들에게 꼭 공포, 스릴이라는 키워드만 생각하지 않아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송아영 배우는 “사람과 사람, 인간과 인간,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엄현수 배우는 “언제 무섭지 무섭지 하면서 보시면 집중도 안되기 때문에 희대의 살인마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내용에 집중을 하시면서 보신다면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고 연극적 포인트를 안내했다.

두 배우의 말처럼 공포스릴러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있지만 이야기 속에 다양한 키워드를 감추고 있는 연극 “영안실”은 대학로 지즐 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화-금 오후 8시, 주말 및 공휴일 오후 3시와 6시에 공연하며 오는 9월 1일까지 공연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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