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이야기는 사회가 앓고 있는 지병의 반영, 극단 “불의 전차”의 연극 “낙화”
뻔한 이야기는 사회가 앓고 있는 지병의 반영, 극단 “불의 전차”의 연극 “낙화”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7.09.02 0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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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낙화”를 연출한 변영진 연출가와 이야기 나눠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지면, 라디오, TV 그리고 영화. 현대에는 폭넓은 매체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이 대중에게 전달되고 있다. 다양하게 만들어진 콘텐츠들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자극적인 소재와 흥미로운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매체의 이런 성향이 짙어지면서 예술계에는 느와르, 폭력, 범죄 등의 소재가 남발되었고 어느새 이런 소재들을 ‘흔하다’고 평가하게 되었다.

<극단 "불의전차"의 연극 "낙화" 메인 포스터. 사진제공 = 극단 불의전차>

하지만 흔하다는 것은 그만큼 주변에서 많이 벌어지는 사건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극단 “불의전차”의 연극 “낙화”는 흔하다는 평가를 받는 ‘가정 내 성폭력’ 문제를 관객들에게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사회반영극이다. 지난 31일 극단 “불의 전차”는 공연에 앞서 프레스콜을 개최하여 연극을 시연했고, 이후 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연극 "낙화"를 연출한 극단 "불의전차" 변영진 연출가>

극단 “불의 전차”의 연극 “낙화”는 벗어날 수 없는 사회적 위치 때문에 고통 받는 가정의 모습을 그렸다. “낙화”의 인물들은 어쩌면 흔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아픔을 겪고 있다. 가난에 찌든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해 실어증에 걸린 누나,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방관할 수밖에 없던 남동생.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일상의 반복을 통해 인물들의 비극이 사실적으로 묘사되며 관객에게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연극 “낙화”의 연출을 맡은 변영진 연출가는 “흔하다는 말이 나와서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말에 오기가 생겨서 쓴 것도 있다.”라고 말하며 극의 주제인 ‘근친상간 성폭행 사건과 반복된 일상’이 사회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변영진 연출가는 “근데 이게 먼 이야기가 아니라, 내 옆에서도 일어나는 일인 상황에 우리는 있다.” 말하며, “이걸 흔한 소재, 뻔한 소재라고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웃긴 현실.”이라고 덧붙이며 주제에 직접적으로 접근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극에서 남동샌 '정현'을 연기하는 유희제 배우와 누나 '혜진'을 연기한 정연주 배우. 사진 = 박도형 기자>

물론 연출가 또한 연극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성폭행을 당한 누나라는 소재’는 대단히 자극적이면서 여성의 도구화 등 많은 논란을 낳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일부 관객들이 거부감을 가지고 극을 거부하게 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허나 변영진 연출가는 성폭행을 도구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더욱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하며 “정말 흔하면서도 중요한 사건이이기 때문에 비틀거나 피해가면 그것도 미화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더 직면할 수 있게 만들어서 이런 순간을 정확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극단과 자신의 표현 방향에 대해 소신있게 생각을 전했다.

<연극 "낙화"를 연출한 극단 "불의전차" 변영진 연출가>

이어서 변영진 연출가는 “이 비극이 단순히 한 가정의 가슴 아픈 가족사로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난이나 비극이 대물림되어 벗어날 수 없게 되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이다. 극에서 배우들이 부르는 노래의 “송사리 형제가 커서 고래가 되고 싶었지만, 그래도 송사리”라는 가사는 이런 대물림 현상을 상징하고 있다. 변영진 연출가는 “이런 이야기일수록 어느 누구의 가정으로 풀어보고 관객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며 스스로가 느낀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변영진 연출가는 “흔한 소재인데, 이 공연을 보면 충격적이라고들 이야기한다.”고 말하며, “흔하다고 하지만 무관심하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며 이런 이야기를 굳이 연극에서 다뤄야하냐고 말하는 분들께 특히나 꼭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해 주변에서 쉽게 일어나는 사회적 현상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연극 “낙화”는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에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9월 1부터 10일까지 공연을 진행한다. 또한 극단 “불의 전차”는 낙화의 공연이 끝나면 다음으로는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연극 “꽃불”의 공연을 계획 중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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