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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유인애 시인, 그리움을 담아 쓴 “너에게 그리움을 보낸다” 출간 북콘서트 열어
육준수 기자 | 승인 2017.09.08 15:28
<시집 '너에게 그리움을 보낸다' 표지>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지난 5일 416연대와 굿플러스북이 주관하고 한국문예총과 어린이청소년책 작가연대에서 후원한 “너에게 그리움을 보낸다” 북콘서트가 서울시 NPO지원센터 1층 대강당에서 개최되었다. 

“너에게 그리움을 보낸다”는 단원고등학교 2학년 2반 이혜경 학생의 어머니 유인애씨가 출간한 시집으로, 세월호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슬픔을 담은 시집이다. 행사에 앞서 주최측은 두 개의 영상을 상영했다. 유인애씨의 시 “배냇저고리”를 바탕으로 만든 영상과 ‘단원고 약전’ 12권에 실린 삽화를 모아 만든 영상이었다.

<영상을 시청하는 북콘서트 참여자들. 사진 = 육준수 기자>

이어 유인애씨의 인터뷰와 질의응답이 있었다. 유인애씨는 시집을 내는 게 옳은 일인지 계속 갈등했으나, 유가족들에게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인애씨는 딸 이혜경 학생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이 시가 됐다고 말하며, 이혜경 학생과 있었던 일화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가장 마음에 든 시로는 ‘환생’을 뽑았는데, 유인애씨는 “우리 딸이 종이로라도 다시 태어났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낭독이 끝난 후, 유인애씨는 이혜경 학생을 안았던 마지막 그 느낌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다고 이야기했다. 유인애씨는 큰딸 역시 가져가고 싶어 하던 남방을 안 빌려준 걸 여태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인애씨는 이혜경 학생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의 색깔을 잘 보이면서도 말썽 피우는 것 없는 착한 아이였다고 추억했다. 다만 중학교 때 전문학교에 가고 싶어 해서 교육부 인가가 난 고등학교에 가길 바라는 부모님과 실랑이를 한 적은 있다고 했다. 이혜경 학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미용 학원에 다니겠다고 당당하게 말할 정도로 뚜렷한 꿈을 가진 학생이었다. 유인애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학원에 다니고 싶어 했는데, 언니가 3학년이라 양보하고 꾹 참는 생각이 깊은 아이였다”고 말하며, 또한 ‘이제 자기가 알아서 열심히 하고 취직해서 엄마아빠 여행 시켜줄 테니, 고생 안 해도 된다.’고 했던 말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혜경 학생의 어머니이자 "너에게 그리움을 보낸다"를 쓴 시인 유인애씨. 사진 = 육준수 기자>

유인애씨는 이혜경 학생이 떠난 후에도 딸의 지갑에 용돈을 주고 있다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유인애씨는 “혜경이가 살아있었다면, 올해 스무 살이 되었을 테니까 일도 하고 돈도 벌었을 거예요. 그래서 용돈을 십만 원씩 넣어줬어요.”라며 남편과 큰 딸의 생일이 되면 그 돈으로 선물을 사서 “혜경이가 주는 거야.”라고 말하며 건넸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남편의 생일에는 이혜경 학생의 글씨체를 빌려 편지를 써서 주었다고 했다. 유인애씨는 “아빠는 아마 평생 그 돈을 못 쓸 거예요. 큰 애한테 준 선물을 보니까 그 돈이 그대로 있더라고요. 혜경이 친구들한테도 그 돈으로 향수를 하나씩 사줬어요.”라며 “아빠가 혜경이가 제일 부자래요.”라고 말을 이야기했다. 

작품 활동을 계속 할 거냐는 질문에 유인애씨는 “지금도 계속 쓰고 있어요. 시도 쓰고 에세이도 몇 편 쓰고 있어요.”라 대답하며 “제 마음이 그대로 생각하는 걸 쓰기 때문에 어렵기도 하고, 쓰다가 밤에 혼자 많이 울기도 했어요.”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유인애씨는 시를 쓸 때 항상 이혜경 학생의 책상에 앉아 작업을 하고, 그러면 더 글이 잘 써진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큰 딸도 이혜경 학생의 방에 수시로 가서 공부를 했다고 전했다. 유인애씨는 여전히 혜경이와 함께 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어 싱어송라이터 이상은씨의 북콘서트 축하 공연이 있었다. 이상은씨는 “어머니의 시를 노래로 만드는 경험이 뜻 깊었다,”며 ‘보이는 생각’과 ‘꽃을 보거든’이라는 시를 바탕으로 만든 노래를 선보였다. 이상은씨는 ‘꽃을 보거든’을 노래로 만든 이유에 대해 ‘혜경이가 이 시를 들으면 되게 좋아할 것 같았다. 이제 그만 엄마의 마음이 편해지셨으면, 하고 생각할 것 같아 이 시를 골랐다.“고 이야기했다. 

유인애씨는 마지막 소감으로 “제 글이 전문 작가처럼 매끄럽진 않지만, 유가족 엄마아빠 오백 분의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쓴 글이지만 엄마아빠들 대신해서 썼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제 개인의 글만이 아니고 유가족들의 글이며, 혜경이를 위한 글이고, 다른 친구들을 위한 글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유인애씨의 남편 이중섭씨. 사진 = 육준수 기자>

유인애씨의 남편인 이중섭씨는 이에 동감하며 아버지의 마음을 담은 시도 몇 편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중섭씨는 시 ‘딸의 사망신고’를 언급하며, 이혜경 학생의 사망신고를 목적으로 주민센터에 방문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밝혔다. 직접 출생 신고를 한 늦둥이 막내를  문서상으로 지우는 것은 해보지 않았다면 모를 것이라고 말이다. 이중섭씨는 아이가 바로 생길 줄 알았는데 쉬이 들어서지 않아 불임병원에 방문하는 등, 두 딸을 어렵게 낳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혜경 학생의 경우 첫 아이인 큰 딸만큼 챙겨주지 못한 것 같은 미안함에, 다른 가족들 몰래 따로 예뻐해주기도 했다고 했다. 이중섭씨는 2014년 4월 16일 이후로 이혜경 학생에 대한 생각을 안한 날이 없고, 동영상과 책을 보면서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중섭씨는 이혜경 학생이 떠난 후 식사를 소량으로 줄이고 잠도 거의 자지 않는 유인애씨의 건강이 걱정된다고 이야기하며, 큰딸 몰래 우는 유인애씨를 종종 토닥여주면서 유가족의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섭씨는 앞으로도 유인애씨가 시인으로서 활동하는 것을 지지하고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 역시 유인애씨가 쓴 시를 읽으며 “이것은 내가 쓴 시다.”라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끝까지 함께 믿고 잘 버텨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시집 “너에게 그리움을 보낸다”를 읽으며 많은 위안을 얻었고 이런 유인애씨의 재주와 이중섭씨의 성품을 닮았을 혜경이의 미래가 그렇게 사라져버린 게 너무나도 아쉽고 안타깝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며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절대 이 일을 잊지 않고 여기 계신 모두가 유가족들 가는 길에 동행해주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416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날 북콘서트는 가수 ‘노래하는 나들(문진오, 김가영)’이 유인애씨의 시 ‘마지막 포옹’과 ‘눈’을 바탕으로 만든 노래를 부르며 마무리 되었다. 공연을 마친 김가영씨는 “TV를 보면 어린 아이돌이나 개그맨들도 노란 리본을 매고 나온다. 우리 모두가 세월호 사건을 남의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할지는 알 수 없지만, 진실이 낱낱이 밝혀질 때까지 마음을 놓지 않을 테니 늘 함께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고 뜻을 전했다.

육준수 기자  skdml132@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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