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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 포용하겠다" 광주대 문예창작과 탐방기, 이기호 학과장과 장르동아리
김상훈 기자 | 승인 2017.09.08 21:15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순수문학에만 국한된 교육과정을 거쳤던 문예창작과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취업률 위주의 대학 평가로 인한 정책적 요인부터 순수문학을 지향하는 학생이 적어지는 사회적 현상, 산업과 사회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 모두 문예창작과에 닥친 변화의 큰 요인들이다. 

전국 대학의 문예창작과들이 모인 한국문예창작학회에서는 문예창작과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홍진 한남대 교수는 "매체 문화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에 따라 문예창작학도 부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스토리텔링의 창작과 문화콘텐츠 개발은 문예창작과 전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변화에 맞춰 다수의 문예창작과에서는 융복합, 스토리텔링, 취업교육 등의 수업 커리큘럼을 개설했지만 아직 그 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그중 광주대 문예창작과가 장르문학에 대한 포용을 늘리고 장르작가를 육성하겠다고 천명했다. 

이기호작가 사진 = 이민우 장비=소니a9

본지는 광주대 문예창작과 이기호 소설가의 서재를 방문,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기호 소설가는 광주대 문예창작과의 교수이자 학과장이기도 하다. 인터뷰에 앞서 이기호 학과장의 서재를 둘러보았는데, 서재에서 눈에 띈 것은 장르문학 소설이 많이 꽂혀있다는 것이었다. 

미야베 미유키, 히가시노 게이고, 필립 K. 딕 같은 유명 작가의 작품도 있었지만 기자의 눈길을 끈 것은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였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지난 2월 영화가 개봉하며 대중들에게 알려졌지만, 실은 10년도 더 전에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었다. 책장에 꽂혀 있는 것은 행복한책읽기 출판사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됐던 2004년판 하드커버 "당신 인생의 이야기". 기자가 테드 창을 처음 안 것은 2009년 테드 창의 첫 내한 때였는데, 하드커버가 아닌 책에 사인을 받았던 것은 두고두고 후회되는 일이었다. 

서재는 작가가 작품을 어떻게 만들어왔는지 알 수 있는 나이테 같은 역할을 한다. 한 작가의 작품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다음 작가에게 영향을 주며 혈맥처럼 남아있는 것. 그런 의미에서 이기호 작가의 서재를 통해 그가 소설에서 보여주는 '재미'가 어디에서 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재미있는 소설을 읽어왔던 것이 그가 만드는 재미에 영향을 미쳤을 것. 


Q.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꽂혀 있을 줄은 몰랐다. 장르문학을 예전부터 읽어오셨는지? 

A.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영화가 나오기 한참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좋아하는 책 중 하나다. 장르문학은 유명 작가의 작품은 대부분 읽었고, 지금도 시간을 내서 읽고 있다. 특히 장르문학 수업을 개설한 이후에는 웹소설 등에도 관심을 갖고 읽고 있다. 

Q. 왜 장르문학을 교육해야겠다고 생각하셨는지 

A. 날이 갈수록 장르문학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다. 장르문학에 대한 요구가 커졌고, 그에 부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Q. 광주대 문예창작과에서 장르문학을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지? 

A. 팀을 구성해 장르문학, 웹소설을 실제로 써보고 합평하는 수업과정을 신설했다. 웹소설 플랫폼을 통해 작품을 연재하고 연재량을 감독하여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Q. 장르문학으로 어떤 성과를 내셨는지? 

A.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성과를 많이 보았다. 웹소설 플랫폼에서 많은 학생이 연재하고 있고, 책으로 출간한 학생도 4~5명 정도가 있다. 인터넷 연재를 시작한 한 학생은 1억에 가까운 집안 빚을 1년 만에 청산해 다른 학생들에게 많은 자극이 됐다. 또한 라이트노벨 데뷔가 나오고 있어 기대가 크다.

Q. 앞으로의 방향은? 

A.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은 완성된 것 같다. 학생들이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인터넷 연재, 투고 등에 도전하고 있다. 학생들 개개인의 향상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또 저작권 교육도 실시할 생각이다. 

광주대 학내 장르문학 소모임 학내 장르문학 소모임 "분서갱YOU" 사진= 이민우

마침 학내 장르문학 소모임 "분서갱YOU"의 활동이 교실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분서갱YOU"는 2015년 처음 개설된 장르문학 소모임으로, 개설 3년째인 올해에는 소설, 시, 희곡 등 학내 소모임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활동하고 있다.  

10여 명이 넘는 소모임 학생들은 이날 공동집필을 위해 세계관을 정하고 있었다. 하나의 세계관에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이를 인터넷 연재 및 문집으로 발간할 계획이라는 것.  

분서갱YOU 회장을 맡고 있는 김문수 학생은 "웹소설과 더불어 장르문학은 글쓰는 누구라도 한 번쯤은 관심을 가지는 분야지만, 그에 따른 어려움이나 거부감 때문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분서갱유는 그 접근하기 힘든 부분에서 함께 글을 써나가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장르문학의 거부감이나 어려움을 없애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호 학과장은 "장르문학에서만 성과를 낸 게 아니라, 순수문학에서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며 올초 신춘문예 최연소 등단자인 남궁지혜 학생과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자인 이꽃님 작가,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자 장희태 작가 등을 언급했다. "장르와 순문학의 경계를 허물고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기호 학과장은 끝으로 광주대 문예창작과는 성적이 아닌 글을 쓰고 싶다는 꿈이 중요하다며 면접 전형을 만들어 기존 3등급 때였던 성적 커트라인을 무너트려 성적과 무관하게 학생을 뽑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호작가는 성적이 낮더라도 글을 쓰고 있다면 광주대로 오라 이야기 했다.

한편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는 오는 9월 11일부터 15일까지 원서 접수를 받는다. 학생부교과 일반학생 전형으로 10명,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15명을 선발한다. 경쟁률은 각각 4.2, 2.5였다. 

김상훈 기자  ksh@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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