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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명 소설가, 윤동주 시인에 대한 강연을 통해 일본의 건국주의 망령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
육준수 기자 | 승인 2017.09.13 15:37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올해는 윤동주 시인이 탄생한 1917년으로부터 딱 백년이 되는 해이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청운문학도서관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탄생 100년을 맞아,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특별강연 “청년시인, 윤동주를 기억하다”를 진행했다. 강연은 행사 기간 동안 매일 오후 4시부터 5시 30분까지 진행되었으며, 여섯 명의 소설가와 문학연구자가 강연을 맡았다. 이 중 지난 9일 진행된 “윤동주 시인의 마지막 1년을 찾아서”는 소설 ‘별을 스치는 바람’의 저자인 이정명 소설가가 강연을 했다.  


이정명 소설가가 본 윤동주 시인의 특징

<이정명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이정명 소설가는 윤동주 시인이 후쿠오카 형무소로 이송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별을 스치는 바람’을 펴냈다. 윤동주 시인의 사라진 1년을 현실감 있게 써내기 위해, 이정명 소설가는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읽으며 시인이 가진 특징을 분석했다고 이야기했다. 종교적 색채를 띤 ‘원죄의식, 절대선을 향한 의지, 희생양 의식’과, 윤동주 시인의 성장배경에서 비롯된 이방인적인 감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특징이 시에 녹아있는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시 ‘자화상’ 의 경우를 보면 시인은 한 사나이에게서 느낀 감정을 단언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다른 시 ‘참회록’ 에서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참회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정명 소설가는 여기서의 부끄러움이나 감정들이 일종의 ‘원죄의식’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종교적인 의미의 원죄의식이 아니라, 식민지 국가의 국민으로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상황이 원죄로 치환될 수 있다는 것.  

대중들에게도 유명한 시인 ‘서시’ 에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정명 소설가는 이 시에서 윤동주 시인의 절대선을 향한 의지, 시인이 가지고 있는 숭고함에 대한 의지를 알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간’이라는 시에는 인류에게 불을 전달하고 평생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은 프로메테우스가 등장한다. 이정명 소설가는 이 구절을 통해 윤동주 시인이 선각자적인 모습과 희생양의 면모를 보여주려 했다고 이야기했다. 윤동주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희생은 단순한 의미에서의 희생이 아니라, 한 사람의 목숨을 통해 사회 구성원 전체가 각성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희생이라는 것이다. 

이정명 소설가는 ‘이방인적 감성’은 기독교적 색채를 띤 앞의 세 특징과는 별개이나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동주 시인은 조선 땅이 아닌 만주 간도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때는 조선으로 유학을 오게 되지만, 당시 조선은 일제의 지배하에 있어 조선말조차 사용하지 못했다. 또한 기독교는 이방 종교라는 인식이 강했던 시대에, 윤동주 시인은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미션스쿨을 다녔다. 이런 특징 때문에 이정명 소설가는 “윤동주 시인은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야 했다.”고 이야기했다. 


“별을 스치는 바람”을 펴낸 이유

<이정명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이정명 소설가는 예전부터 윤동주 시인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신문기사나 연구서, 도서 등의 자료를 세세하게 챙겨봤다고 말했다. 헌데 이정명 소설가는 윤동주 시인에 대한 자료를 검토하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고 했다는 것이다. 윤동주 시인에 대한 모든 자료들은 증언까지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후쿠오카 형무소로 이송된 이후 1년의 자료만은 찾을 수 없다는 것. 윤동주 시인의 죽음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후쿠오카 형무소로 이송된 이후 생체실험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약물을 투약당하다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때문에 이정명 소설가는 윤동주 시인에 대한 서술을 한다면 그 주제는 “윤동주 시인의 사라진 1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소설 ‘별을 스치는 바람’을 쓸 때, 이정명 소설가는 자료와 상상력을 총 동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독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어 불안함도 있었다고. 하지만 이정명 소설가는 “오답이 나왔다고 해서 그것을 팽개치지 말고, 왜 오답이 나왔는지 생각해본다면 오답도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설령 소설이 오답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그런 상상을 통해 이후 윤동주 시인에 대한 지식이 풍성해질 수 있을 거라 이야기했다.  

이정명 소설가는 ‘별을 스치는 바람’을 읽는 독자들이 단순히 소설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윤동주 시인의 시를 다시 한 번 곱씹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소설 본문에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이십여 편 가량 수록하고, 시를 먼저 제시한 후 소설을 풀어나가는 전개를 채택한 것은 그런 까닭이다. 또한 이정명 소설가는 이 소설이 윤동주 시인의 삶뿐만 아니라 죽음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윤동주 시인의 죽음을 통해 당시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잔학했던 전범행위를 다시 한 번 고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강연은 소설 ‘별을 스치는 바람’과 윤동주 시인에 대한 질의응답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정명 소설가는 강연을 마치며 “특히나 지금의 일본엔 건국주의의 망령이 들어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 퇴행적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특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육준수 기자  skdml132@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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