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현 소설가, 모르는 것뿐인 현실에서도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 "서랍 속의 집"
정이현 소설가, 모르는 것뿐인 현실에서도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 "서랍 속의 집"
  • 박도형 기자
  • 승인 2017.09.18 17:20
  • 댓글 0
  • 조회수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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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정이현 작가의 소설 “서랍 속의 집”이 “파주북소리 2017 : 독무대, 낭독공연”을 통해 독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이번 파주북소리 2017은 아시아문화정보센터 지혜의 숲 일대에서 약 100여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도서축제이다. 운영 중인 프로그램 중에 하나인 “독무대, 낭독공연” 지혜의숲 2 대회의실에서 유명 소설가들의 소설을 낭독극 형태로 선보이며 독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프로그램이다.

<공연을 진행한 "숲아트"와 김길려 음악감독 사진 = 박도형 기자>

“독무대, 낭독공연”을 첫 대미를 장식하는 작가는 정이현 소설가로서 단편소설 “낭만적 사랑과 사회”로 2002년 제1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장편소설로 “달콤한 나의 도시”, 작품집으로 “낭만적 사랑과 사회”, “타인의 고독”, “삼풍백화점”, “상냥한 폭력의 시대”, 산문집으로 “풍선”, “작별”등이 있다. 

정이현 소설가의 소설 “서랍 속의 집”은 살고 있던 전셋집의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리자 부부인 ‘진’과 ‘유원’은 매매가가 저렴하게 나온 다른 집을 사기로 결심한다. 직접 가보지 못하고 같은 라인의 아파트 계약을 진행하지만 입주 전날 집을 찾아가본 ‘진’의 눈 앞에 쓰레기 더미가 가득한 집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 모습을 통해 소설은 현실에서의 모멸과 관성의 일상이 서늘하고 무심하게 펼쳐진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공연을 진행한 "숲아트"와 김길려 음악감독 사진 = 박도형 기자>

이번 낭독극은 김길려 음악감독의 피아노 연주와 바이올린 연주가 곁들여진 음악공연이 먼저 선보여졌다. 두 연주자의 음악 공연에 이어서 공연팀 “숲아트”의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본격적인 낭독공연이 펼쳐졌다. 

배우들은 나레이션을 통해 인물의 감정과 서사를 청중들에게 전달하고 각자가 맡은 인물을 연기하며 낭독을 이어갔다. 낭독이 진행되는 동안에 피아노 연주와 함께 배우들이 소설이 담고 있는 문장을 노래로 풀어 불러 소설의 분위기를 청중들에게 전달해 뮤지컬과 같은 낭독공연을 선보였다.

<소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정이현 소설가와 최지애 소설가 사진 = 박도형 기자>

낭독공연이 끝나고 진행을 맡은 최지애 소설가와 함께 정이현 소설가가 무대에 올랐다. 무대에 오른 정이현 소설가는 자신의 소설이 공연을 통해 선보여진 모습에 대해 “무대에서 하시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으로 보니까 마치 처음 보고 듣는 소설 같았다”며 소설을 쓰며 자신이 느껴왔던 문장과 다른 차이점을 작가 본인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서 두 소설가는 소설 “서랍 속의 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소설이 쓰여진 배경에 대해 정이현 소설가는 “저의 상황과 맞닿아 있던 이야기”라며 부동산을 전전하다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던 경험에 나온 소설이라고 밝혔다. 

그런 경험이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보니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구체적인 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은 경험이 많다고 소설가는 말했다. 문예지에 발표를 해도 작품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편이지만 이 소설의 경우 “좋고 나쁘다라는 표현보다는 소설 속의 이야기를 자신의 경험에 입혀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진행을 맡은 최지애 소설가는 정이현 소설가의 별칭인 “도시 산책자”라는 말에 대해 묻기도 했다. 이 별칭에 대해 정이현 소설가는 “도시 이야기를 잘 쓴다는 것이 저에게 있어서 콤플렉스”라며 도시의 반대에 있는 삶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말이라고 표현했다. 

물론 이런 지점이 자신의 한계인 것을 느끼고 있지만 소설가 본인은 “이게 맞다”며 도시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애증을 가지고 도시에 대해 글을 쓴다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소설들이 꼭 “화려하고 반짝이는 것만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도시의 또 다른 풍경들을 문장에 담고 있다고 밝혔다.

<독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정이현 소설가. 사진 = 박도형 기자>

두 사람이 서로 나눈 대화 이외에도 자리에 참석한 독자들과의 대화 또한 다채롭게 진행됐다. 자리에 함께한 이들 중에 한 사람은 소설가에게 “소설의 결말에 있는 쓰레기의 의미”를 묻기도 했다. 

정이현 소설가는 이 질문에 대해 우선 이 소설의 경우 “맨 끝장면을 상정해 두고 쓰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마지막 장면에 대한 생각이 강렬하게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런 이유에 대해 소설가는 “집은 삶의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공간, 스스로 목숨 버리는 분들도 집 안에서 그런 경우가 많은데, 그 집들은 누군가 또 살고, 또 다른 삶을 영위해 나가는데 그 사실을 알까 모를까”라며 그런 사실을 알고 있다 해도 결국 소설 속 주인공처럼 우리는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제목을 “서랍 속의 집”으로 지은 것에 대해 궁금해하는 독자도 있었다. 질문을 받은 소설가는 “소설을 착상할 때부터 이 제목이 떠올랐다”고 말하며, “서랍과 집의 공통점은 문을 닫으면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는 공통점이 있어. 아마 그걸 생각하며 제목을 지었던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질의응답으로 소설에 대해 궁금한 부분을 답변해준 작가는 마무리 자리에서 “토요일 11시가 어마어마하게 저한테 이른 시간”이라고 말하며 “이 시간에 몇 분이 앉아 계실까 걱정하며 왔는데, 많은 분들이 자리에 뜨지 않고 열심히 이 공연을 즐겨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자리에 함께한 독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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