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소설가의 소설 “이십세”, 스무살의 기억을 담담하게 고백하다
천명관 소설가의 소설 “이십세”, 스무살의 기억을 담담하게 고백하다
  • 박도형 기자
  • 승인 2017.09.18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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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파주북소리 2017”은 인문, 문화예술, 책거리 스테이지로 구성된 세 가지 섹션을 통해 100여개가 넘는 문학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독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문학을 접할 수 있는 자리를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마련해 진행했다. 

진행된 프로그램 중 하나인 “독무대, 낭독공연”은 16일부터 시작되어 17일까지 정이현, 방현석, 김훈, 천명관, 김연수 소설가의 소설을 낭독공연으로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이틀 중 17일 첫 무대를 장식한 것은 천명관 소설가의 소설 “이십세”였다. 

이번 독무대 작품을 쓴 천명관 소설가는 마흔 즈음에 소설을 쓰기 시작해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 소설 부문에 “프랭크와 나”가 당선, 2004년 제10회 문학동네 소설상에 “고래”가 당선되며 소설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유쾌한 하녀 마리사”,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 노동자”, 장편소설 “고령화 가족”, “나의 삼촌 브루스 리”,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 에세이 “이것이 나의 도끼다”가 있으며 영화 “총잡이”, “북경반점” 등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으며 영화화되지 못한 시나리오 다수가 있다. 

천명관 소설가의 소설 “이십세”는 작가 본인의 자전소설로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도 못가고 취직도 못한 음악다방에서 시절의 이야기가 다뤄지고 있다. 록밴드를 꿈꾸던 스무 살의 화자는 소설 속 디제이 형을 존경하고 다방 여종업원을 사랑하는 인물로 그려지며, 이 인물을 통해 작가는 “털이 다 빠진 늙은 개”처럼 의욕 없고 무력감에 휩싸인 자신의 모습을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소설 "이십세"를 낭독공연하는 극단 "동네풍경" 사진 = 박도형 기자>

이번 낭독공연을 준비한 “동네풍경”팀은 소설의 문장을 읽는 나레이션과 소설 속 인물을 맡은 배우들이 대사를 읽고 행동하며 자리에 앉은 청중들이 눈과 귀로 소설을 읽을 수 있게 했다. 

낭독공연이 끝난 이후에는 강유정 평론가와 함께 천명관 소설가가 자리에 나와 인사를 전했다. 천명관 소설가는 자신의 소설이 낭독 공연을 통해 눈으로 볼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공연을 잘봤다고 말하며 소설가의 숙명 같은 것이 있다며 “저 문장은 왜 그렇게 썼을까 후회하기도 하고, 저 문장은 지금 생각해도 괜찮네. 하는 생각 가지면서 음미하기도 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함께 무대에 올라 소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강유정 평론가와 천명관 소설가. 사진 = 박도형 기자>

함께 자리한 강유정 평론가는 “작가의 스무살이 소설과 같았는지”를 물었다. 천명관 소설가는 “자전적인 요소가 있는 소설”이라며, “소설이 가지고 있는 정서는 많이 비슷한데, 오롯이 실제의 경험은 아니”라고 말해 소설이 담고 있는 감정이 자신이 느꼈던 지점이었다고 밝혔다. 

이후 자리에 앉은 독자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한 독자는 다소 엉뚱한 질문인 것 같다고 말하며 “고령화 가족과 이십세에서 여성의 팬티가 다뤄지는 것 같은데, 작가님에게 있어 여성의 팬티는 무엇인지”물어 다소 작가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독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천명관 작가. 사진 = 박도형 기자>

천명관 소설가는 이 질문에 대해 “이 질문을 전형 생각도 못했다”고 우선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잠깐의 웃음 뒤에 소설가는 “지금은 이런게 여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조심스러운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소설가는 소설 “이십세”에서의 팬티는 “여성의 내밀한 부분을 보여주는 작고 예쁜 것”이라면 소설 “고령화 가족”에서의 팬티는 “감추고 싶고 누추하고 우리 삶의 일부”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소설 속 팬티를 설정한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며 자신이 약간 짖꿎은 부분이 있어서 남들이 피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부분에 “진저리 치는 분들도 계신다”며 “적당이 인생을 예쁘게 포장하면 좋은데 그런 기술이 없는 것 같다”며 자신의 소설적 색깔을 표현하기도 했다.

<자신의 저서에 사인을 하고 있는 천명관 작가. 사진 = 박도형 기자>

작가와의 대화가 끝날 무렵에 강유정 평론가는 소설가의 근황을 물으며 자리를 마무리 했다. 최근의 근황을 밝힌 천명관 소설가는 “영화판에 돌아가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후배가 쓴 소설을 영화로 만들고 있는데, 아마 이 영화를 찍을 수 있게 되면 최고령 영화감독 데뷔가 아닐까”싶다는 말을 통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독자에게 선사하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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