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김석범 문학심포지엄 개최... 김석범 작가 세계 탐구
은평구, 김석범 문학심포지엄 개최... 김석범 작가 세계 탐구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7.09.19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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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의 수상자인 김석범 작가에 대한 문학심포지엄이 9월 18일 오후 2시부터 은평구 숲속극장에서 열렸다. “역사의 정명과 평화를 향한 김석범 문학”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에서 김석범 작가가 자신의 문학에 대한 기조강연을 진행했으며, 심포지엄, 종합토론 순으로 이어졌다. 

김석범 소설가는 1925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재일조선인으로, 국내에는 출판사 보고사를 통해 "화산도", "1945년 여름" 등이 소개된 바 있다. 마이니치 예술상, 오사라기 지로상 등 일본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국내에서는 15년에는 제1회 제주 4.3평화상, 17년에는 제1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을 수상했다.  

심포지엄이 열린 은평구청 숲속극장

문학적 언어 통한 민족적 언어 초월 

일본 오사카 출생의 재일조선인 작가인 김석범 소설가는 57년 “까마귀의 죽음”을 시작으로 대하소설 “화산도”에 이르기까지 제주 4.3을 주목한 디아스포라 문학을 써내려왔다. 20여 년의 집필 기간을 거쳐 완성된 “화산도”는 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의 수상작이자, 일본어로 그린 조선, 일본문학이 아닌 일본어문학이라는 특이점을 갖는다.  

김석범 소설가는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일본어의 외피를 벗기고 그 언어의 보편성으로의 변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언어 이론의 구축이 요구되었고, 일본어로 조선을 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써온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문학은 언어로 인해 언어(일본어의 구속)을 초월한다는 것입니다. 이때 언어는 ‘국가-국어’의 틀을 개별적(민족적) 형식이 아닌 언어의 내재적인 것을 통해 초월”한다는 것이다.

강연 중인 김석범 작가 <사진 = 김상훈 기자>

이어 자신의 저작 “화산도”는 “단지 일본어로 쓰인 소설이 아니라 ‘민족어’로서의 구속에서 이미지가 형성되는 허구 세계에로의 비약과 동시에 변질시키는 상상력의 힘, 그리고 소여의 사실에의 의거가 아니라 없어진 역사를 허구, 소설로 재생하는 상상력에 의해 산출된 작품”이라고 이야기했다. 

나의 문학 ‘정치적, 반권력, 반체제적 문학’ 

김석범 소설가는 자신의 문학이 “아주 정치적이며, 반권력, 반체제적 문학”이라고 이야기했다. “소설은 세계를 전체적으로 보며 소여(所與)의 현실과 대치해 길항해야 하며, 레지스탕스 문학, 저항문학으로서 정치적으로 바뀌는 것이 문학의 속성”이라는 것이다.  

“정치적 문제를 테마로 하는 작품이 흔히 이데올로기의 역작용으로 그 작품의 문학성, 예술성을 상실하기 마련이며, 일본문학의 주류인 사소설이 그렇고 정치성을 띈 작품을 문학의 순수형을 범하는 하등작품으로 배척하기도 한다.”, “소위 순수문학을 일컫는 사소설을 부정하지는 아니하더라도 내가 택할 길은 아니었다.”고 설명한 김석범 소설가는 “현실과의 길항 없이 체제 순응을 하다보면 마침내 그 소설은 현실에 흡수되어 사라지고 마는 경구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로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작용으로 자칫하면 문학이 아닌 프로파간다적인 것이 되고 마는 수가 있다.”고 정치적 작품의 한계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프롤레타리아 문학은 계급주의 사상에 앞서서 예술성을 훼손, 교조적 프로파간다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의 위는 문학의 불가사리며 강한 정치적 테마도 문학으로 녹여버릴 힘이 있다.’고 농담삼아 자주 이야기한다.”고 말한 김석범 작가는 “정치를 녹여 문학의 자양분으로 섭취하고 더욱 문학성이 강한 작품을 산출하고자 하는 것이 문학적 자세이며 ‘화산도’는 그것의 구현물.“이라고 말했다. 

수상소감에서 스스로를 “통일 갈망자 중 한 사람”이라고 칭한 김석범 소설가는 4.3 사건을 포함하여 해방 공간의 총체적인 역사 청산과 재심의 단계에 들어갔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4.3 사건이 “정통성 없는 이승만 정부가 국제적으로 정통성을 과시하기 위해 제주도에 빨갱이의 섬, 소련의 주구라는 구실을 붙여 수단을 가리지 않고 만행을 벌인 것”, 반민법 해체는 “민족반역자 친일파들에 대한 재판이라는 역사적, 민족적 과업을 수행을 못 한 채 없어진 것”이라 비판했던 김석범 소설가는 “해방 공간의 역사 재심, 청산은 앞으로 남북 평화통일의 든든한 담보, 초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하며 역사 청산과 재평가가 시급하다고 이야기했다. 

고명철 광운대 교수 <사진 = 김상훈 기자>

기조강연에 이은 심포지엄에서는 고명철 광운대 교수, 김계자 고려대 교수, 김동현 제주대 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고명철 광운대 교수는 “김석범은 고유의 래디컬한 정치적 상상력으로 ‘구성주체’와 ‘비판주체’로서 재일조선인의 문제를 치열히 탐구할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분단체제를 허물기 위한 문학적 실천을 실행하고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고 장편소설 “1945년 여름”과 대하소설 “화산도”를 중심으로 두 주체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김계자 고려대 교수는 “김석범 문학과 재일조선인 문학” 발표를 통해 일본 내의 재일조선인 문학의 위치를 김석범의 작품 “1945년 여름”을 통해 확인한다. 김동현 제주대 연구원은 “인민 주권의 좌절과 반공국가의 탄생” 발표를 통해 “화산도”가 해방 이후 인민 주권의 형성과 좌절을 정면으로 다루며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평하고, “화산도의 문제성은 법의 제정자이며 법의 유일한 집행자인 근대국가의 근원적 모순을 제주 4.3항쟁이라는 거울에 비춰보며 해방 이후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문제를 끈질기데 되묻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우영 은평구청장, 특별상을 수상한 김숨 작가, 고 이호철 작가의 아내 조민자 여사, 이호철 문학상 자문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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