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년예술단 “공원”이 펼치는 “깔세 : 재고의 여지전”을 통한 상품과 재고인간의 현실
서울청년예술단 “공원”이 펼치는 “깔세 : 재고의 여지전”을 통한 상품과 재고인간의 현실
  • 박도형 기자
  • 승인 2017.09.20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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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서울의 이화여대 앞은 대학생들만의 공간이 아닌 관광객의 명소로도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입소문을 타며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 의해 생업을 하던 상인들의 표정이 밝아질 법도 하지만 상인들은 한편으로는 불안한 감정을 가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젠트리피케이션이라 불리는 이른바 “둥지내몰림”이라 불리는 현상으로 고공행진하는 상가임대료로 인해 대기업과 프랜차이즈에 밀려 거리에서 생업을 이어가던 상인 및 주민들이 떠나야 하는 상황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꼭 이화여대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최근 홍대, 신촌 등의 번화로 인해 땅값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랐다. 마찬가지로 임대료가 오르며 생업을 이어갈 수 없는 상주 상인들은 가게를 빼야했고, 그곳에는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자리 잡으며 상권의 획일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원사업을 통해 상권이 부활하고 있는 "이화 스타트업 52번가" 사진 = 박도형 기자>

하지만 여러 가지 정책과 지원 사업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방법 또한 만들어질 수 있다. 과거 이화여대 52번 길은 값비싸진 임대료에 버틸 수 없던 상인들이 떠나며 상권이 죽어버린 거리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화 스타트업 52번가”라는 명칭에 맞게 스타트업과 청년창업을 시작한 이들을 통한 상권 부활의 거리로 탈바꿈 되고 있다.

<서울청년예술단 "공원"의 "깔세 : 재고의 여지전"이 진행중인 '시즘' 사진 = 박도형 기자>

그리고 이 거리의 중심에서 9월 19일부터 특별한 전시전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청년예술단 “공원”이 “깔세 : 재고의 여지전”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공원”의 일원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눈으로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유행의 부정적인 측면을 재조명한다. 유행을 따라 생산되었지만 대기업과 프랜차이즈의 상업화로 인해 밀려나게 된 캐릭터 상품들이 “악성재고”가 되어버리고, 결국 “깔세”라는 재고판매를 통해 존재의 의미를 잃어가는 것을 풍자한 전시전이다.

<"깔세 : 재고의 여지전"기획 및 진행하고 있는 서울청년예술단 "공원" 일원들 사진 = 박도형 기자>

“이화 스타트업 52번가”에 위치한 팝업스토어 ‘시즘’에서 이번 전시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공원의 윤희경 씨는 “상권이 몰락됐던 공간 내에서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특히 “깔세”라는 재고떨이 판매장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서는 “가상의 깔세 가게를 보여주면서 그런 현상들을 비유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상권의 한 거리에 위치한 팝업스토어에 재고 상품들을 전시한 설정으로 인해 일반 행인들이 전시된 상품의 가격을 묻기도 한다고 한다. 윤희경 씨는 이런 행인들에게 전시전이라는 설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며 “실제 가게에서 전시를 하다보니까 일반 분들한테도 가깝게 다가가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번 전시전의 배경에는 꼭 상가의 문제, 상품의 문제만을 다룬 것은 아니라고 윤희경 씨는 설명했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학생 시절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었던 현상이 꼭 상권의 문제만은 아니었다며 “청년예술가 같은 경우는 대학, 대학원 졸업 이후 작업실 구해야 할 수 있는데, 갈 수 있는 공간도 적으며 갈 수 있는 장소를 찾아도 작업을 할 수 없는 협소한 공간”들이 대부분이라며 문래동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윤희경 씨는 과거 문래동이 “철공소가 발달한 공간으로 원래 저렴한 공간이었지만 예술가들이 상주하면서 가격이 솟아나 결국 예술가들이 다시 공간을 나왔다”고 청년 현실의 암울함이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깔세 : 재고의 여지전"기획 및 진행하고 있는 서울청년예술단 "공원" 일원들 사진 = 박도형 기자>

물론 “공원”의 일원들도 유행의 흐름, 캐릭터 상품의 판매, 대자본에 의한 소자본의 몰락 등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현상을 보면서 “경제적, 사회적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보다 끄집어내서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한다”며 전시나 표현을 통해 문제해결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설명했다.

또한 윤희경 씨는 이런 사회적 표현에 대해 “전시로만 끝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중인 전시는 프리뷰 전시로서 11월에 본전시를 계획하고 있다며 “젠트리피케이션을 비롯한 사회문제에 대해 인터뷰를 한 영상, 그걸 바탕으로 제작한 책자를 공유, 예술단 일원들의 개인 전시를 통해 확장할 계획”이라며 더욱 확장된 공간과 의미를 통해 많은 이들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청년예술단 "공원"의 "깔세 : 재고의 여지전"이 진행중인 '시즘' 사진 = 박도형 기자>

유행을 따라 생산되었지만, 결국 대자본에 몰락하며 재고상품으로 전락한 상품들을 전시하며 결국 곳곳을 떠돌아야 하는 영세업자와 청년예술인들의 삶의 암울함을 표현한 “깔세 : 재고의 여지전”은 9월 19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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