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1958 남준”, 백남준의 예술적 시도와 가치를 미래를 통해 재조명
연극 “1958 남준”, 백남준의 예술적 시도와 가치를 미래를 통해 재조명
  • 박도형 기자
  • 승인 2017.10.1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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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특정 분야에 종사하며 족적을 남긴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는 것은 우리가 심심찮게 즐길 수 있는 문화의 축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다. 특히 TV 매체는 과거의 특정 인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그가 남긴 업적을 경험하고 그때의 시대상과 그 인물이 살았던 시대에서 일어났던 난관들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통해 인물의 정신을 돌아보곤 한다. 

특정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작업은 복원의 맥락에서도 진행되지만 재창조의 방향으로 설정해 제작되기도 한다. 이런 재창조의 과정은 그가 살아왔던 환경가 다른 배경을 설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재창조된 공연은 그 인물을 아우르던 환경이 바뀜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기고자 했던 가치나 정신들이 시대가 바뀌어도 가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극단 듀공아의 연극 "1958 남준"의 일부분을 연습하는 배우들 사진 = 박도형 기자>

극단 듀공아의 연극 “1958 남준”은 과거 비디오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실제 물고기, 생방송 물고기”, “삼원소”, “달은 가장 오래된 TV”, “걸음을 위한 선” 등의 미술작품을 남기고 “2006년 미국 타임지 선정 아시아의 영웅”을 수상하기도 했던 백남준을 무대에서 재창조해내 그의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2058년이라는 시간적 배경 속에서도 그의 정신이 통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극단 듀공아의 연극 “1958 남준”은 2058년에 인공지능으로 백남준이 부활한다는 독특한 설정을 갖고 있는 공연이다. 무대에서 백남준은 영상 문화의 종말을 예감하며 비디오 아티스트가 아닌 아방가르드 뮤지션으로 전향해 새로운 시도와 독특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또한 비디오 아티스트로 활동 전에 음악 세계를 탐구했던 백남준의 음악적 실험을 다시 한 번 재현하는 모습을 통해 미래에 존재할 음악, 예술은 무엇일지를 상상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번 연극은 극단 듀공아가 추진하고 있는 “십삼야 시리즈”의 한 작품이다. “십삼야 시리즈”는 ‘어둠’을 주제로 하는 실험적 연극 시리즈로서 이번 연극 “1958 남준”을 연출한 김진우 연출가는 한국을 떠나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성공했던 백남준과 대비되는 한국 사회의 모습에서 느낄 수 있는 ‘어둠’을 밑바탕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극단 듀공아의 대표이자 연극 "1958 남준"을 연출한 김진우 연출가 사진 = 박도형 기자>

백남준이라는 독특한 인물을 재창조하게 된 배경에는 무엇보다 “그의 청년 시절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고자 했던 그의 열정”을 무대에 올려보고 싶었다는 김진우 연출가는 “새로운 세계에서 다시 부활한 백남준이 다시 그의 열정을 불사르며 정형화된 특정 분야의 틀을 깨는 과정을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물론 과거 실존했던 인물을 재창조해 내며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부분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인물이 생존했던 당시를 기억하거나 그가 남긴 특정 업적을 가치를 여기는 이들에게 있어 이런 재창조의 과정이 낯설기도, 불편하게도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김진우 연출가 또한 조심스럽게 접근하며 이번 작품을 제작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여러 자료를 토대로 백남준이라는 인물을 파악하기 시작했다는 연출가는 “생각보다 많은 작품을 남기고 작업을 했던 선생”이라고 표현하며 “그렇기 때문에 그의 전체에 대해 접근하기 보다는 사운드 아트 쪽으로 접근하며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대 뒤에 설치된 LED 조명은 무대 음향에 맞춰 반응하는 설치예술작품이다 사진 = 박도형 기자>

또한 과거 백남준이 음악 예술 활동을 펼치다 영상 예술 활동을 펼친 과정과 반대로 영상에서 음악으로 다시 뒤바뀌는 상상의 과정이 도입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상의 기반에는 “결국 미래에는 영상 문화가 다시 사그라들지 않을까?”하는 생각 속에서 그런 환경에서 백남준이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을 펼치는 과정을 무대에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그런 의도와 무대의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연극 “1958 남준”에는 독특한 설치예술, 미술작품이 함께 동반된다. 설치미술가 이형주, 홍현수와 신원백이 속한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러봇랩이 공연 제작에 참여해 공연이 다루고 있는 백남준의 실험적 정신과 극의 서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형물을 무대에 설치하며 관객에게 색다른 재미와 연극 안에서 다양한 예술분야가 공존할 수 있다는 모습을 전달한다.

<연극 "1958 남준"에서 연기하는 장창명 배우 사진 = 박도형 기자>

연극 “1958 남준”에서 배우들은 각자의 역할과 함께 백남준의 실험적인 모습들을 선보이며 다양한 설치미술 작품이 공존하는 무대에서 연기를 펼친다. 작품에서 백남준 4와 미카엘 하네케 역을 맡은 장창명 배우는 다양한 예술작품이 공존한다는 것은 “종합 예술인 연극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정형화된 틀로 인해 다소 어렵게도 보인다”고 말하며 “다소 실험적인 이런 시도가 여러 사람들에게 색다른 방향을 제공하고 또 새로운 지점을 만들어갈 수 있다”생각한다며 다양한 관점으로 공연이 해석되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연극 "1958 남준"에서 연기하는 밴드 네바다51에서 기타리스트로도 활동하는 주붐 배우 사진 = 박도형 기자>

또한 함께 연기를 펼치는 네바다51의 기타리스트 주붐 배우 또한 많은 공연을 통해 정형화된 틀에 자신도 “길들여 진 것 같다”말하며 관객들의 선호에 맞춰서 공연을 해왔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배우는 “백남준 선생이 표준화되고 시스템화되어있는 것을 자기만의 형태로 나타냈는데, 이런 과정을 배우들과 제작진들이 무대에 담아내고자 했다”고 전하며 “이런 과정이 문화를 성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개인적 열망도 전달했다.

<연극 "1958 남준"의 두 배우와 김진우 연출가 사진 = 박도형 기자>

끝으로 김진우 연출가와 두 배우는 이번 공연이 “다소 실험적인 극”이라는 지점으로 인해 관객들이 선호하는 극의 형태가 아닐 수 있다는 지점을 다시 한 번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색다른 시도에서 얻어낼 수 있다는 경험들이 존재하며 “그런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말과 함께 다양한 공연 문화가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형성하는데 관객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길 빈다고 인사를 전했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예술정신이 먼 미래에 다시 부활한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인지를 극적 상상력을 통해 전달하는 연극 “1958 남준”은 동작구 장승배기역 부근 국화소극장에서 10월 17일부터 29일까지 공연되며, 화-금요일 오후 8시, 토-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7시에 공연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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