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레퀴엠 포 안티고네”, 인물의 고민을 자연스레 느껴볼 수 있는 무대의 시간
연극 “레퀴엠 포 안티고네”, 인물의 고민을 자연스레 느껴볼 수 있는 무대의 시간
  • 박도형 기자
  • 승인 2017.10.1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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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연극의 무대에서 그리스 비극은 수없이 공연되어왔고 지금도 많은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이런 그리스 비극은 현실에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과 극 속 인물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행동하는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주며 메시지를 전달한다. 

어떤 이야기든 간에 공연을 하는 극단, 바라보는 관객에 의해서 다양한 관점으로 논의 될 수 있어야 하지만 이런 고전 연극들은 특정 틀을 만들어내며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될 수 없다는 어려움도 따른다. 특히 한 인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그가 갖고 있는 고민을 위주로 극이 전개된다는 서사적 구조에 의해서 관객의 시선과 생각의 범주는 그 틀을 깨기가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연극 "레퀴엠 포 안티고네"의 공연 일부분 사진제공 = 극단 가치가>

서울연극협회의 서울미래연극제에 참여하고 있는 극단 가치가의 “레퀴엠 포 안티고네”는 그리스 비극의 하나인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를 각색하여 공연을 하고 있다.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는 테바이의 왕이었던 오이디푸스의 딸인 안티고네가 섭정자인 크레온이 지정한 법률에 의해 죽은 오빠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현실과 동생으로서 장례를 치러야 한다는 가치 사이에서 고민하고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는 인물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극단 가치가의 “레퀴엠 포 안티고네”는 원작의 비극적 서사구조를 그대로 끌고와 안티고네라는 특정 인물의 초점에만 맞춰진 것이 아닌 그 이야기 속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생각과 고민, 고통을 같이 조명하여 정형화된 고전의 이야기와 가치를 무너뜨리고자 한다.

<연극 "레퀴엠 포 안티고네"를 연출한 한승수 연출가 사진 = 박도형 기자>

이런 연출적 배경을 하게 된 것에 대해 한승수 연출가는 “이야기에 존재하는 사람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크레온, 안티고네 등의 인물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해 기존의 공연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것들을 관객에게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존의 “안티고네”가 안티고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극이라는 부분에서 그녀의 감정과 서사에 초점이 맞춰져있었다면 이번 “레퀴엠 포 안티고네”는 각 인물들의 생각과 고민들을 관객에게 더욱 가깝게 접근시키기 고자 한다고 연출가는 설명했다. 그래서 연출가는 이미 정형화되어버린 감정과 이야기를 관객들이 받지 않기 위해 “감정이 치우치지 않게, 특정 인물에게만 초점이 맞춰지지 않게 하기 위해 극을 구성했다”고 설명하며 거대한 사건에 휘말린 인물들의 다양한 감정을 관객이 공유할 수 있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극의 인물에 쉽게 동화되지 못하는 방식, 인물이 선택한 행동으로 인해 맞이하는 결말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는 다는 부분에서 관객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타날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결말의 제시, 감정의 고조를 통해 관객 반응을 끌어내는 극이 있다면, 관객 스스로가 인물에 대해 고민하고, 사건에 대해 이입하는 공연도 필요한 것 같다”고 설명하며 연극이 가야할 방향인 것 같다고 한승수 연출가는 말했다.

<연극 "레퀴엠 포 안티고네"에서 안티고네를 연기하는 허지나 배우 사진 = 박도형 기자>

이런 지점에 대해 함께하는 배우들도 다양한 공연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극에서 안티고네를 연기하는 허지나 배우는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감정의 고조가 극심하지 않은 공연이라는 지점에서 연기를 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는 말과 함께 “하지만 연습을 하면 할수록 기존에 선보여왔던 연기들이 거짓은 아니었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기도 했다며 “인물을 아우르는 모든 것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극 "레퀴엠 포 안티고네"에서 크레온을 연기하는 정한별 배우 사진 = 박도형 기자>

극에서 크레온을 연기하는 정한별 배우 또한 “액션과 감정의 억제를 필요로 한다”는 지점에서는 연기를 하기 어려움이 따르지만 과장된 표현을 하지 않음으로서 “자연스럽게 인물의 모습을 펼쳐 보인다는 지점이 매력적인 극”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자연스러움을 통해 “관객들 또한 쉽게 극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와 인물의 고민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연극 "레퀴엠 포 안티고네"의 두 배우와 한승수 연출가 사진 = 박도형 기자>

연극 “레퀴엠 포 안티고네”는 여러 단체, 공간을 통해서 펼쳐졌던 이야기를 공연한다는 것 자체가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연출가와 배우들은 “변화하려는 것 자체가 실험”이라는 말과 함께 “이 공연을 만들어가는 극단 또한 실험을 하고 있지만, 이런 형태의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 또한 실험을 하는 것과 같다”며 같이 실험을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정형화된 이야기와 구성을 벗어나 극 속 인물의 다양한 관점을 함께 느낄 수 있길 바라는 “레퀴엠 포 안티고네”는 10월 18일부터 22일까지 드림아트센터 4관에서 공연을 진행하며, 수-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와 6시, 일요일 오후 3시에 공연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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