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우리 동네 명탐정”, 우리는 각자의 가치관에만 의존하여 서로를 상처입히고 있다
연극 “우리 동네 명탐정”, 우리는 각자의 가치관에만 의존하여 서로를 상처입히고 있다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7.10.3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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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우리의 일상은 늘 같은 형태로 흘러간다. 특별한 경험을 할 때도 종종 있지만 같은 시간에, 같은 사람들을 만나며,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때문에 어제 겪은 일과 오늘 하루 일어난 일이 크게 다르지 않고, 오늘 있던 일로 내일의 삶을 유추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의 희노애락은 소소한 일상에서 온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갖고 싶었던 것을 조금만 싸게 사도 기쁘고, 좋아하는 사람의 연락이 조금만 늦어져도 초조한 게 인간의 마음이다. 이렇듯 작은 것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실제의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늘 같은 일상 속에서 늘 같은 태도로 아무렇지 않게 타인을 상처 입히고 있지는 않은가? 

<연극 "우리 동네 명탐정" 의 일부. 사진 = 양지모 연출가 제공>

단단페스티벌에 참여한 극단 행X창작집단 나무꾼들은 연극 “우리 동네 명탐정” 을 통해 소소하기 그지없는 일상을 살아가는 청년들 준삼, 강훈, 현우의 생활과 생각을 그려냈다. 이들 세 청년의 삶의 방식이 썩 유쾌한 것은 아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기준만을 앞세워 날선 언어로 타인을 함부로 폄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연극 “우리 동네 명탐정” 을 연출한 양지모 연출가는 “많은 이들이 각자의 생각, 가치관, 혹은 편견으로 보고 싶은 것만을 진실로 여긴다” 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각자의 생각에만 기반을 두어 서로를 의심하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 

<연극 "우리 동네 명탐정" 의 일부. 사진 = 양지모 연출가 제공>

세 청년들의 오해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가장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인물 형준이 해결해나가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화장실의 변기가 막히는 사건, 강훈의 새 팬티를 누군가 몰래 입은 사건 등에서 다른 인물들은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타인을 매도하는 데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형준은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진실” 에 관심을 가지고 범인을 색출해간다. 

양지모 연출가는 이 형준이라는 인물을 통해 “지금 시대의 진정한 문제는, 거대한 사회적 사건이 아니라 중요한 일들을 그저 소소한 일상 정도로 여기고 지나가는 것” 임을 지적하였다. 때문에 일상이 가지고 있는 의미의 환기점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는 것. 

<연극 "우리 동네 명탐정" 의 일부. 사진 = 양지모 연출가 제공>

양지모 연출가는 “우리의 일상은 어째서 그저 흘러가기만 할 뿐 사건이 되지 못할까” 라는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으며 “그 일상을 하나의 사건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는 뜻을 전했다. 

한편 극단 행X창작집단 나무꾼들의 단단페스티벌 3주차 참여작인 “우리 동네 명탐정” 은 지난 29일 많은 관객들의 관심 속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또한 소극장혜화당에서는 11월 1일부터 5일까지 단단페스티벌 4주차 참여작인 극단 이야기가의 연극 “테러리스트” 와 연극집단 공외의 연극 “찾아가는 대통령 : 우리 집에 문제인이 온다” 가 공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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