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문학페스티벌” 참여한 클로드 무샤르, “미래를 투영할 수 있는 에너지, 과거에서 찾을 수 있다”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참여한 클로드 무샤르, “미래를 투영할 수 있는 에너지, 과거에서 찾을 수 있다”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7.11.0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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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지난 1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을 개최하였다. 그중 외국의 거장들을 초청하여 진행하는 “세계거장 특별강연 : 낮은 목소리 큰 질문” 은 페스티벌의 둘째 날인 지난 2일에 이뤄졌다. 

이날 두 번째 특강 “혼돈의 세계를 뚫고 가는 시 - 미래” 는 프랑스의 시인이자 번역가, 저널리스트,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는 “클로드 무샤르” 가 맡았다. 행사의 사회는 소설집 “내일을 여는 집” 등을 발표한 방현석 소설가가 맡았다. 

클로드 무샤르는 일찍이 문학을 공부하였으나 대학이 가르치는 문학에 동의할 수 없어 의과대학에 진학하였으나 이후 대학을 그만두고 사회운동에 투신하였다. 1964년 소르본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였으며 1966년 문예지를 통해 평론과 창작을 발표하면서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시 전문지 포에지의 부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이나 일본, 중국, 미국의 작품들을 프랑스에 소개했다. 

<클로드 무샤르. 사진 = 박도형 기자>

행사를 시작하며 클로드 무샤르는 프랑스 시인 미셀 드기의 “모든 시는 상황을 토대로 한다” 는 말을 인용하며 “상황” 이라는 말을 대단히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다. 시적 열망을 되살아나게 한다는 것. 

또한 클로드 무샤르는 시인 “오시프 만델스탐” 의 “모든 시는 대담자를 찾고 있다” 는 말을 인용하였다. 클로드 무샤르는 “이 대담자는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 아닌 아주 가까이서 느껴지는 존재이자, 아주 먼 미래로 달아나기도 하는 존재” 라고 설명했다. 

그러며 클로드 무샤르는 가장 오래된 기억이 “제2차 세계대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인 1944년의 제가 살았던 도시 오를레앙” 이라고 이야기했다. 몇 날 며칠간 계속된 “집중 폭격” 에 도시 전체가 황폐화되었다는 것. 

클로드 무샤르는 이렇듯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과거를 짚지 않을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본인이 시를 쓴다면 직접 보았던 집과 마을, 다리, 그리고 시체 등 전쟁 앞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던 과거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클로드 무샤르는 “스스로 미래를 투영할 수 있는 에너지”를 찾기 위해 많은 시인들과 시는 “가장 최초의 지점, 중요한 연결 고리” 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예로 클로드 무샤르는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를 예로 들었다. 스테판 말라르메는 장편시 “에로디아드” 를 36년의 시간에도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시인으로, 딸을 낳은 1856년에 짧은 시 “시의 선물” 을 썼다. 

이 시에는 두 장면이 있다. 불가능한 시를 쓰는 데에 실패하여 밤을 샌 시인과 옆방에서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고 있는 아내. 시인은 아내에게 자신의 죽어가는 씨에도 젖을 물려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죽어가던 그 시는 갈증을 해소하고자 우유, 공기, 그리고 미래를 향한 입을 연다. 

클로드 무샤르는 이 시인은 “시를 가능하거나 불가능하게 하는 필수적이고 중요한 것들을 매우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시인” 이라고 이야기했다.  

<클로드 무샤르. 사진 = 박도형 기자>

또한 클로드 무샤르는 루마니아에 살았던 유대인 시인 “파울 첼란” 의 시 “새벽의 검은 우유” 역시 예로 들었다. 이 시에는 가스에 질식하였으며 나치에 의해 불태워진 수백만 유대인의 재로 가득 찬 공기로 만들어진 검은 우유가 등장한다. 

작중에는 “우리는 마신다” 라는 시구가 있지만, 죽음의 수용서에서 “우리” 는 존재하지 않는다. 수용소 밖으로 “우리” 의 목소리가 들리도록 하지만, 이 또한 불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클로드 무샤르는 이 시는 “박해에 대항”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의 목소리를 가깝거나 먼 거리에서 청취하고 있을 “대담자” 에게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로드 무샤르는 지난 두 세기 동안 “전 세계 여러 곳에서 시는 전통적인 성향을 많이 잃었따” 고 이야기했다. 시의 형식과 성향이 독자들에게 상당 부분 맞춰졌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클로드 무샤르는 “형태, 윤곽, 개요가 언제나 새롭고 매우 독특했던 시인 ‘이상’ 의 페이지 함축적 의미를 전달하는 페이지 위의 여백” 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이런 대목에서 우리는 역설적으로 구체적이고 상세하며 실현 불가능한 청취의 존재, 즉 미래를 느낄 수 있다는 것. 

클로드 무샤르는 이 혼돈스러운 세계가 “정치사회적, 경제적, 종교적 조직이 반못하거나 서로 교차한 결과” 라고 말하며 “오늘날의 시는 이러한 조직의 다양한 견해에 긴밀하게 직면” 되어 있다고 이야기했다. 

때문에 오늘날의 시는 현재의 혼란스러운 세계를 직면하지 않고는 어떠한 대담자도 마주할 수 없다는 것. 

클로드 무샤르는 다른 사람의 말에 자신의 말을 더해 더 좋은 말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며 클로드 무샤르는 “이러한 노력을 단어뿐 아니라 우리가 공유했던 공간이나 여백에도 포함” 할 생각이며 “가능하다면 우리가 계속 공유하게 될 ‘미래’ 에도 포함하고 싶다” 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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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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