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예창작학회 정기학술세미나에서 발표된 영화 “남과 여”로 보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
한국문예창작학회 정기학술세미나에서 발표된 영화 “남과 여”로 보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
  • 박도형 기자
  • 승인 2017.11.21 0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 트느는 데에는 여러 가지 조건이 전제가 되기도 한다. 서로 관계를 맺어온 시간에 의해 감정이 싹트기도 하며, 갑작스런 만남으로 인해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겨나기도 한다. 오랜 시간을 지내온 사이이든 갑작스레 만난 사이이든 ‘사랑’이란 감정은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지점은 이미 사랑을 하고 있는, 혹은 특정 인물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에게도 감정의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말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불륜’, 금기시 되곤 하는 사랑마저도 갑작스럽게 찾아와 당사자를 당혹스럽게 빠트리기도 하지만 일부 문학이나 영화, 드라마는 이런 금기시된 사랑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곤 한다. 

이런 금기시된 사랑의 감정이 일어나는 데, 과연 두 사람을 아우르는 환경, 공간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문예창작학회 제33회 정기세미나 “한국문학 공간배경으로서의 지역 : 문학공간의 교통특성화를 중심으로”에서 서연주 국민대 교수는 “금지된 사랑의 공간시학 : 영화 ‘남과 여’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이 발생하는데 공간이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서연주 교수는 우선 영화 ‘남과 여’의 “사랑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감정의 파고와 그 안에 내재한 드라마를 따라가며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의 감정을 일깨운다”는 영화의 기획의도를 청중에게 우선 소개하며 우리가 접해왔던 혼외관계 서사에 대해 “외적 압력 관습에 갈등하는 남녀의 관계를 주로 다룬다”며 이런 로맨스 서사는 결혼과 가족이라는 사회제도에 의해 구속되지 않는 운명적인 사랑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영화 ‘남과 여’에 표현된 공간장치에서 오는 감정들

<멜로 서사의 배경이 되는 공간의 힘을 설명하는 서연주 교수 사진 = 박도형 기자>

영화의 서사에 등장하는 두 인물인 상민과 기홍은 핀란드 헬싱키의 설원에서 처음 만나게 된다. 자폐증 아들을 둔 상민, 엄마의 우울증을 물려받은 딸을 둔 기홍은 첫 만남에서부터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폭설로 도로가 끊기자 하얀 숲 속의 오두막에서 서로를 안게 된다. 이후 이름도 모른채 헤어진 두 사람은 8개월 후에 서울에서 만나게 되며 서로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되는 숲 속의 설원을 통해 서사가 시작되었다고 서연주 교수는 말하며 “사회(도덕)로부터 더 멀리 떠나야 하고, 일상적인 삶으로부터 유리된 공간으로 떠나는 여행이 자주 그려진다”고 사회로부터 격리된 곳에서 벌어지는 두 인물의 사건으로 낭만성을 극대화하는 서사구조를 띠고 있다 설명했다. 

서사에서 다뤄지는 이런 공간장치에 대해 서연주 교수는 “연인들에게 도덕적 의무를 잠시 잊을 수 있도록 한다”며 두 인물의 감정과 정서에서 오는 갈등을 장소를 통해 구체화 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런 모습을 통해 “사회적 구속으로부터 벗어나 존재의 자유를 찾고자 하는 두 인물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의 사랑에 대한 갈구를 자극함”으로 영화에 이입하게 만드는 공간장치의 역할을 말했다.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가? 그리고 과거와 지금의 사랑은 어떻게 변화했나

<멜로 서사에서 오는 '사랑'에 대해 말하는 서연주 교수와 발표에 대한 질문을 한 박일우 교수>

하지만 이런 구조를 통해서 관객에게 전달되는 인물들의 행동과 감정의 전달을 통해 비춰지는 모습으로 “외도가 정당화 될 수는 없다”며 이런 멜로 영화들은 사랑 자체의 감정을 정의하기보다 “사랑에 대한 장애나 그 대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고 서연주 교수는 말하며 “이 영화 역시 현실과 판타지, 용기와 책임에 대한 물음을 관객에게 던진다”고 설명했다.  

인물들이 현실과 판타지, 용기와 책임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서연주 교수는 이에 대해 “도덕적 장애”라 말하며 두 인물이 갖고 있는 도덕관이 장애물로서 작용해 갈등의 원인이 된다 설명했다. 이어서 서연주 교수는 “이 장애를 통해서 인물들은 사랑이 고조되기도 하며, 이 과정에서 관객들은 또 몰입하게 된다”고 말해 로맨스 서사 구조의 특이점을 설명했다. 

<영화 "남과 여"의 스틸컷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이 모습에서 필연적인 사랑을 강조하고 가족, 결혼과 같은 사회제도가 사랑이 이루어지는데 장애가 된다 보여주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사랑의 알리바이일 뿐”이라 설명했다. 이어서 서연주 교수는 라캉의 타자성을 인용하며 “A라는 사람을 사랑한다 하지만 A는 단순한 매개체 일뿐”이라 말하며 “담론은 가정과 가정이 시사하는 모든 것, 익숙함, 습관성, 의무를 사랑의 장애로 본다”는 말과 함께 “반면에 사랑의 조건은 관습과 습관으로부터의 자유, 미지의 세계, 도전, 자기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서사구조는 과거와 현재가 첨예하게 변화되었다고 밝혔다. 서연주 교수는 기존의 멜로영화가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이 장애를 겪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최근의 영화들은 “낭만적 사랑의 완성으로 여겨지던 결혼 이후의 사랑의 위기와 현실을 그리고 있다”고 말해 근대적 사랑을 넘어 사랑, 결혼, 성의 필연적 관계를 부정하며 탈 근대적 사랑으로 이동했다 설명했다.

Tag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