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 상상력과 문학의 공간, “한국문예창작학회 정기학술 세미나” 에서 "강남의 신화와 전복" 을 주제로 논의돼
지리적 상상력과 문학의 공간, “한국문예창작학회 정기학술 세미나” 에서 "강남의 신화와 전복" 을 주제로 논의돼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7.11.2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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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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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한국문학 공간배경으로서의 지역” 에 대해 논의하는 한국문예창작학회 제33회 정기학술세미나와 정기총회가 지난 18일 한국교통대학교 충주캠퍼스 디지털도서관 5층에서 거행되었다. 

이날 신진숙 경희대학교 교수는 “지리적 상상력과 문학의 공간 – 강남의 신화와 전복” 이라는 주제로 1부의 두 번째 발제를 진행했다. 

신진숙 교수는 도시에서의 삶을 이해하는 대표적인 학문으로 지리학을 꼽았다. 지리학은 도시를 물리적 건조 환경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관계론적인 시각에서 도시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 

<신진숙 교수. 사진 = 박도형 기자>

이어 신진숙 교수는 “문학은 도시라는 공간을 인간의 삶이 구성하는 대표 장소로 이해” 하고 있으며 “이런 도시적인 요소를 통해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성찰” 한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도시에 대한 지리학적 상상력과 문학적 상상력은 서로 분리되지 않고 상호보완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게 신진숙 교수의 의견이다. 

또한 신진숙 교수는 공간과 장소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파했다. 공간은 단순히 “아무것도 없는 빈자리” 를 의미하는 한편 장소는 “어떤 일이 이루어지는 특정한 곳” 을 의미한다. 따라서 문학에서 다뤄지는 위치적 특색은 “장소 개념” 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해 신진숙 교수는 이런 “문학에서의 공간이나 장소” 는 “실재하는 지리적 상상력을 반영하면서 동시에 성찰한다” 는 고유성을 지니고 있으며 때문에 “이러한 장소의 상실과 변화에 민감” 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대세계의 “장소” 에서는 인간이 맺은 관계성들이 소실되고 있으며 거주 공간 역시 상실되고 있다고 신진숙 교수는 이야기했다. 이런 특징이 바로 “무장소성” 이다. 신진숙 교수는 문학은 “도시적 무장소성을 파편화되고 획일화된 인간관계로 표상” 하고 있다며 이는 “문학이 삶의 진정성을 장소성에서 찾고자 하기 때문에 이런 무장소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문학의 도시공간 인식에서 “강남” 은 독특한 의미를 갖는다고 신진숙 교수는 말했다. “강남” 이 진정성의 장소를 구성하기 위한 “비판적 참조점” 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 강남은 한국 도시화의 전형적 장소로서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강남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재현하며 도시적 삶의 구조 성찰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신진숙 교수는 다양한 소설가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이런 강남의 장소성을 재현하고 있으며, 그런 재현이 이중 혹은 삼중으로 중첩되어 현재의 강남 이미지를 구성한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1986년에 나온 박완서의 소설 “꽃을 찾아서” 와 1993년 출간된 이창동의 “녹천에는 똥이 많다” 에서는 “강남 표상의 원형” 을 찾을 수 있다는 것. 강남과 강북의 차이가 강조되기보다는 강남이나 강북 모두 새로운 도시로 개발되는 지역이라는 점이 조명된다는 것이다. 신진숙 교수는 이런 차원에서 볼 때 “이들 작품의 핵심적인 재현의 논리” 는 “진정한 장소 경험이 상실되어 가는 도시화 과정에 대한 비판적 탐색” 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03년에 출간된 정이현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 와 2015년에 출간된 정아은의 “잠실동 사람들” 에서는 “강남과 비강남의 지리적 경계” 가 도드라진다고 전했다. 또한 신흥 부자동네로서의 강남의 이미지가 부각되고 있다는 것. 

신진숙 교수는 이것이 “진짜 강남과 가짜 강남의 정체성 투쟁” 으로 정교해진다며 “문학은 이런 현상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자본주의와 도시가 어떻게 삶을 획일화하고 억압하는지 폭로한다” 고 전했다. 

이어 2002년 출간된 김윤영의 “철가방추적작전” 과 “루이뷔똥”, 2015년에 출간된 이유의 “소각의 여왕” 에서는 강남 개발 시기에 자신이 살던 장소에서 떨어져 나온 “강남 원주민의 시선” 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들은 “강남의 원풍경” 을 기억하는 사람으로서 과거 강남의 장소감을 간직하고 있다. 신진숙 교수는 이에 대해 “장소감과 무장소성의 공존하는 것” 이라 설명하며 이것이 “진정한 장소 경험의 부재와 붕괴가 가져오는 실존적 풍경의 본질적 의미” 라고 말했다. 

신진숙 교수는 이렇듯 많은 작가들이 “장소감과 연결된 인간적인 관계성을 상실해가는 강남” 이 “무장소로 변해가는 과정” 을 포착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과정에서 일차적으로는 강남이라는 공동체가 가진 허구성을 보여준다는 것. 신진숙 교수는 문학에는 이런 “야만적인 강남의 미래를 보여줌으로써 한국 사회의 미래를 성찰” 하도록 하는 특징이 있다며 “문학은 새로운 도시의 삶에 대한 고민을 촉구”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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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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