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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창비 통합시상식 성료, 만해문학상, 백석문학상 등 5개 상 시상
이민우 기자 | 승인 2017.12.02 14:42

[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 2017 창비 통합시상식이 11월 29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됐다. 이번 통합시상식에서 시상된 창비 주관의 문학상은 제32회 만해문학상, 제19회 백석문학상, 제35회 신동엽문학상, 제17회 창비신인시인상, 제20회 창비신인소설상 등이다.

통합시상식이 진행되는 국제회의장은 문인들로 가득했다. 백낙청 창비 전 편집인을 비롯하여 고은, 이시영 시인 등 국내 원로 문인들이 자리를 빛냈으며, 그밖에도 수백 여 명의 문인들과 출판계 관계자들이 시상식장을 찾았다.  

강일우 대표

시상식은 창비 강일우 대표의 인사, 황정아 문학평론가의 심사경위 발표, 최정례 시인의 축사, 수상자들의 수상소감 발표, 기념사진 촬영 순으로 이어졌다. 창비 강일우 대표는 인사말에서 “올 한해 우리는 촛불혁명을 통해 박근혜를 탄핵하고 새로운 정부를 수립하고, 지금은 켭켭이 쌓여온 적폐들을 청산하고 있는 중”이라며 “촛불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룩한 우리 시민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나간다면 우리 사회의 대전환을 이룩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창비도 그 자리에 늘 함께 깨어있겠습니다.”고 말했다. 

황정아 문학평론가가 간략하게 심사경위를 설명했으며 백석문학상의 기 수상자인 최정례 시인이 각 부문별 수상자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제17회 창비신인시인상에는 총 850명이 응모했으며 ‘가정’ 외 4편을 쓴 최지은 시인이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사유의 넓이와 감각의 깊이를 바탕으로 보편적 공간에 도달함으로써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를 걸게 한다.”고 평가했다. 제20회 창비신인소설상에는 총 941편이 투고됐으며 임국영 소설가의 ‘볼셰비키가 왔다’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익숙한 일상사 속에서 숨은 서사를 자신만의 호흡으로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제24회 창비신인평론상에는 25편의 원고가 투고됐으나 수상작을 내지 못했으며, 제10회 창비장편소설상 부문도 213편의 작품이 응모됐으나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최지은 시인

제17회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한 최지은 시인은 수상소감에서 “시가 아니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시 때문에 안 되겠다는 괴로움도 왔었다. 괴로움이 욕심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즈음에 창비에서 전화를 주셨다. 그 전화가 잊히지가 않는데, 한편으로는 기뻐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아마 말의 무거움과 두려움을 조금은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자리에 서고 보니 말의 두려움은 당연하고, 무거움을 갖고 쓰는 것이 내가 나의 시를 위해 해야 할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단 한 순간이라도 누군가의 삶을 통과할 수 있는 반짝이는 것을 써보고 싶습니다.”고 전했다.  

임국영 소설가

제20회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한 임국영 소설가는 “창비 신인문학상 당선 연락을 받고 그날 밤에 술을 정말 많이 마셨다. 만취한 채로 잠을 청하려 방에 누워있었는데, ‘어, 지금 죽으면 나쁘지 않겠는데.’라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생각이 들었다.”며 “소설 쓰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열심히 쓰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신동엽시인의 문학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신동엽문학상은 등단 10년 이하 또는 그에 준하는 경력을 가진 이의 최근 2년 간의 출간작을 대상으로 하며 시, 소설, 평론 부문에서 2인의 수상자를 선정한다. 제35회 신동엽문학상 수상자와 수상작으로는 임솔아 시집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과 김정아 소설집 "가시"가 선정됐다.  

시상대 앞에 선 임솔아 작가

임솔아 시인은 창비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했던 적이 있었다고 밝히고 그로 인해 많이 힘들었으며 흔들림과 실패를 문학적 경험으로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김정아 소설가는 “어떤 시인은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떠나는 여행이 진정한 여행이다’는 말을 했는데,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떠났던 여행인데 너무 가고 싶었던 목적지에 도달한 것 같다. 이 상이 굉장히 저에게 축복이자 기쁨이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에 대해 의심했던 적이 있는데 더 이상 의심하지 않고 앞으로 소설가로서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신용목 시인

제19회 백석문학상 수상자와 작품으로는 신용목 시인의 시집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가 선정됐다. 백석문학상은 백석 선생의 뛰어난 시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으며 최근 2년 간 출간된 시집을 대상으로 한다. 신용목 시인은 백석 시와 관련하여 아버지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우리 모두 다른 세계를 가지고 있기에 문학을 할 수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만해문학상은 등단 10년 이상 또는 그에 준하는 경력을 가진 이의 최근 2년 간의 한국어로 된 문학적 업적을 대상으로 시상한다. 아울러 본상과 장르가 다른 후보작 가운데 그 의의가 각별한 작품에는 특별상이 수상된다. 제32회 본상에는 김정환 시집 “내 몸에 내려앉은 지명”이, 특별상으로는 황석영, 이재의, 전용호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가 선정됐다. 

이재의 씨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대표 수상한 이재의 씨는 “이 작품은 한 개인의 작품이 아니라 공동체의 작품이며, 실제 항쟁에 참여했던 여러 사람들이 검토하는 과정 등을 거쳐 나왔기 때문에 수상소감을 말씀드리는 것도 개인의 의견보다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거쳐 수상소감을 마련했기에 그것을 낭독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공동으로 작성된 수상소감을 발표했다. 해당 수상소감 전문은 창작과비평 2017년 겨울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낭독 이후에는 “도청을 마지막까지 지켰던 분들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이 책을 집필하는 2년 동안 틈만 나면 도청 앞을 가곤 했다. 그분들의 마지막 밤을 지켜야 했던 도청이 어떤 분위기였을까를 최대한 독자에게 전달해보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지만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수상의 영광을 5.18 희생자들과 싸우다 사망하신 영령들에게 바친다.”고 전했다. 

행사 말미에 한기욱 창비 주간은 “창비는 창간 50주년을 계기로 문학중심성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직 미흡한 점이 많겠으나 지난 수 년간 문학을 생각하며 정성껏 잡지와 책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비록 문학이 어려워졌다고 이야기되는 시기지만 “우리가 살아왔던 방식대로 살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을 갖게 되는 순간 문학의 출현은 불가피하다. 그렇기에 그 무엇도 아닌 세상과 자신의 삶을 바꾸고자 하는 열기만으로 빛났던 촛불광장의 시민들 하나하나의 마음 속에 수많은 시가 씌어질 수 있었다.”며 촛불과 문학은 한통속이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죽지 않고 문학의 정도를 씩씩하게 가자고 이야기했다.

이민우 기자  lmw@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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