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로카르노구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베스트 이머징 디렉터상’을 수상한 영화 “초행”이 개봉을 앞두고 11월 30일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시사회를 개최했다.

영화 “초행”은 결혼이라는 큰 선택을 앞두고 선뜻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지영’과 ‘수현’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지내온 두 사람이지만 인물들을 아우르고 있는 가족들의 상황, 경제적 여건들로 인해 선뜻 결혼 문제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을 통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가보지 못한 길을 향해 가야 하는 젊은 세대들의 불안감을 영화는 그려낸다.
이번 시사회에는 영화를 연출한 김대환 감독과 영화에서 지영을 연기한 김새벽 배우, 수현을 연기한 조현철 배우가 함께 자리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영화 “초행”을 제작한 김대환 감독은 “지금 시대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점을 가장 중요시했다고 밝혔다. 영화를 기획하던 당시에 김대환 감독도 장기간의 연애를 해오며 결혼에 대한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말하며 “큰 벽처럼 느끼고 있는 주변 또래 친구들도 불안해 하는 마음은 같았다”며 고민을 서로 털어놓곤 했다며 “결국 영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시대적 고민”이라 말하며 그 모습을 영화에 담아냈다고 소개했다.
영화의 인물들이 고민하는 결혼에 대해 추측으로 답을 내릴 수 없었다고 생각한 김대환 감독은 “정해진 시나리오가 있었지만, 즉흥적으로 연출하는 방식을 택했다”며 촬영에 대한 상황을 설정하고 배우들 스스로가 그 상황에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영상에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런 즉흥적 상황에 맞춰 촬영을 진행하기 위해 “핸드엔드(거치대나 장치없이 촬영하는)기법으로 영화를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즉흥적 상황에 맞춰 연기를 펼친 두 주연 배우인 김새벽, 조현철 배우는 색다른 경험을 이번 영화를 통해 접했음을 밝혔다. 영화의 모든 대사가 거의 애드리브였다고 밝힌 조현철 배우는 “시나리오의 해석보다 오로지 자신의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주력”했다고 밝히며 기존의 작품과 차별화되었던 촬영 과정을 설명했다.
또 영화에서 조현철 배우와 호흡한 김새벽 배우 또한 “앞 촬영분에서 어떤 상황이 생기면 그 다음이 달라지고 그에 맞춰 촬영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밝히며 막막하기도 했던 촬영 현장을 되돌아봤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변해가는 촬영 현장으로 인해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인지 배우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많았다”며 영화의 제목인 “초행”처럼 모두가 불안함 마음을 가지고서 함께 만들어간 영화였다고 소개했다.
배우들이 언급한 것처럼 영화를 만드는 제작진과 배우들은 영화 속 두 인물이 가진 불안감을 공유하며 촬영을 한 경우가 많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영화의 인물들이 ‘초행길’을 가는 것처럼 이 영화가 만들어지는 방식도 ‘초행길’과 같았다고 이야기한 김대환 감독은 “촬영하고 모니터하면 다음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날들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도 끊임없이 촬영에 임할 수 있었던 것은 “예측하지 못한 일에서 좋은 결과물이 나오면 설레는 마음이 일었다”며 관객들도 그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시사회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김새벽, 조현철 배우는 “다 공감을 못 할 수 있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는 두 인물의 마음을 관객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영화의 제목처럼 모든 것이 처음이라 부족하고 서툴지만 다 같이 초행길을 가는 사람의 모습을 담고 있다”말하며 즐겁게 관람할 수 있길 빈다는 인사를 전했다.
결혼이라는 거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연인의 불안한 마음을 영상에 담아낸 영화 “초행”은 오는 12월 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