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희태 소설가, 8년을 준비한 연재소설 “미리 죽는 인간”으로 독자와 만난다
[인터뷰] 장희태 소설가, 8년을 준비한 연재소설 “미리 죽는 인간”으로 독자와 만난다
  • 박도형 기자
  • 승인 2017.12.16 0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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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희태 장편연재소설 "미리 죽는 인간">

[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통계청의 2015년 예술인실태조사 생활 및 복지 통계자료에 따르면 “예술 경력 단절 이유”에 대해 각 예술 분야 종사자들은 ‘예술활동 수입 부족’에 대해 66.3%가 응답하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입 부족으로 응답한 이들 중 39세 이하 연령이 68%로 69.6%를 기록한 40대 이하의 뒤를 이었으며, 10년 미만 경력을 가진 예술인이 71.5%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응답자 중 문학 종사 예술인들의 비율은 65.4%이다. 

분야를 불문하고 예술 활동 종사자들은 다른 이유보다 수입 부족으로 인해 예술 경력이 단절된다고 응답했다. 또한 자료를 토대로 생각해보면 이런 경력 단절을 경험하는 연령대가 젊은 층이라는 점과 활동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진 예술가들이 대부분임을 파악할 수 있다. 

꼭 이런 통계자료뿐만이 아니더라도 현재 한국 사회에서 예술 활동을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는 쉽게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영상 매체나 공연예술계는 수입을 위해 이름이 알려진 연예인을 섭외하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며, 문학계 조차도 출판 수익을 위해 대중에게 알려진 이들의 작품을 연재하거나 출판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이로 인해 꿈을 갖고서 예술 분야에 발을 내딛는 젊은 예술가들은 높은 진입장벽에 부딪히고 생계문제로 인해 꿈을 접게 되곤 한다. 하지만 그런 현실상황에서도 자신의 활동에 의미를 두고서 끊임없이 창작활동을 펼치는 이들도 존재한다.

<연재소설 "미리 죽는 인간"의 장희태 소설가 사진 = 박도형 기자>

2012년 제11회 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문을 수상하며 문학활동을 펼쳐온 장희태 소설가도 이런 이력을 지니고 있다.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3학년에 재학하던 때에 소설 “시안, 쥐와 함께 잠들다”로 등단했다. 이후 소설가는 한국소설가협회가 출간한 “2015년 신예작가”에 소설 “해달이 조개를 건네는 이유”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해달이 조개를 건네는 이유” 이후로 소설가의 작품을 접할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난 2017년 11월 장희태 소설가는 장편연재소설 “미리 죽는 인간”을 준비하며 소설로써 대중과 다시 만날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2012, 2015년 소설 발표한 소설가, 작품으로 만나기 왜 이렇게 힘들었을까?

2012년 “시안, 쥐와 함께 잠들다”를 통해 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문을 수상하고 등단을 했지만 그 이후의 작품을 통해 소설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이후 2015년 한국소설가협회가 출간하는 “신예작가”에 소설 “해달이 조개를 건네는 이유”가 실렸지만 그 이후 소설가의 작품을 접하거나 활동을 접할 수는 없었다. 

2017년 연재소설로서 만나게 된 소설가에게 그 동안의 근황을 물었다. 장희태 소설가는 2015년에 소설 “해달이 조개를 건네는 이유”를 발표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김윤식 평론가의 비평을 통해 힘을 얻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고 이야기 했다. 

그 일을 계기로 장희태 소설가는 혼자 소설을 공부하는데 매진을 했다고 이야기하며 그 과정 동안 청탁을 거절했던 상황들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몇 번의 거절이 결국 작품을 발표할 기회를 잃어버린 것 같다며 “두 번인가 거절 한 이후 연락이 끊겼다”며 의도치 않게 작품 활동이 끊긴 상황을 씁쓸하게 전했다. 

소설을 발표해도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입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아 경제적인 문제까지 소설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한 겨울에도 난방비를 내기 힘들어 온종일 패딩을 입은 채 먹고 자고, 밥과 김치, 때때로 계란후라이 정도로 때우는 상황에서 겨우 창작활동을 이어갔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소설가는 생존을 위해 장학금과 상금을 모아 샀던 기타마저 팔았다며 “그거라도 팔아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삶이 힘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또 소설을 쓴다는 것만으로 큰 상처가 남은 일화가 있었다고 소설가는 전했다. 교제하던 사람의 부모님을 만났던 날을 이야기하던 소설가는 부모님께서 "돈도 못 버는 소설가에게 내 딸을 어떻게 보내냐”고 이야기를 하셔서 충격을 받기도 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이 상태로는 어떤 것도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 소설가는 학생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중앙대학교에서 진행하던 글쓰기 연수를 받기도 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토요문화학교에서 강사로도 활동하며 경험을 쌓은 소설가는 글을 가르치는 생활을 병행하며 소설을 쓰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고 전했다. 

생계와 소설가로서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아이들과 만남을 시작하게 됐지만 글쓰기 수업에 대해 편견이 많던 당시 상황에 대해 “처음부터 잘 되었던 것은 아니었다”며 월 30만원 정도를 버는 수준의 열악한 환경이었다고 소설가는 담담하게 말했다. 부모님의 반대가 심하거나 경제적 상황이 열악한 친구들을 만날 때면 “그 친구들을 모른 채 할 수 없어 그냥 가르치기도 했다”며 웃어보였다.  이야기를 이어가던 소설가는 한 학생의 이야기를 전하며 말을 고르기도 했다.

<소설을 쓰며 학생들과 글을 가르치고 있다는 장희태 소설가 사진 = 박도형 기자>

글 수업을 진행하던 초창기에 만난 OO여고 김명희(가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던 소설가는 “재작년 겨울 방학 때 연락이 끊겼는데, 개학 이후 알아보니 잠긴 방에서 연탄가스를 피웠더라”고 말하며 “할 수 있는 것도 없었고, 해줄 수 있는 것도 없었다”는 당시 참담했던 심정을 이야기 했다. 강의를 진행하며 문학에 대한 열망이 있지만 주변에 배우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소설가는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그 노력에 대한 결실을 맺기라도 하는 듯 소설가에게서 소설을 배운 학생들이 동국대, 숭실대 등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끼고 좋은 작가로 성장해 나갈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생겼다며 “문학으로 소통하며 교육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이야기했다. 

아이들과 만나 문학을 가르치며 창작활동을 병행해오며 완성이 된 것이 소설 “미리 죽는 인간”이라고 소설가는 소개했다. 이번 소설에 대해 장희태 소설가는 “사실 이 소설을 가장 먼저 투고할 생각이었다. 등단작인 ‘시안, 쥐와 함께 잠들다”는 오래 전 나에게 칼을 겨누었던 친구의 부고 소식을 듣고 홀린 듯 일주일 만에 완성한 것” 이라며, 이번 글은 전부터 생각해오던 많은 이야기들을 그려낼 것”이라 이야기했다. 소설가의 말에는 수많은 고민과 사회에 대한 시선이 담겨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8년을 준비한 소설, 미리 죽는 인간”

이번 소설 “미리 죽는 인간”를 쓰는데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소설가는 답했다. 소설가가 대산대학문학상을 통해 등단한 것은 2012년. 즉, 등단 전부터 소설을 기획해오며 써온 8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장편소설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8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며 소설을 집필하게 된 이유에 대해 묻자 장희태 소설가는 “소설 보는 눈이 달라지며 글의 방향이 바뀌기도 했다”며 장고의 시간이 걸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서 소설가는 최종적 시안이 나온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답하며 이제야 겨우 작품이 독자를 만날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긴 시간 공들여 온 소설이 다루고 있는 서사는 가족서사라고 소설가는 설명했다. 어느 날 가족의 구성원이 사라지고, 사라진 구성원의 이름으로 떠넘겨진 빚을 감당하지 못한 가장은 끝내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이후 남겨진 가족은 뿔뿔히 흩어진다. 이야기는 도리어 거기서부터 시작된다며 장희태 소설가는 웃었다.   

이런 소설의 서사를 통해 장희태 소설가는 “한 개인이 태어나자마자 사회적 구성원으로써 미리 정해지고 부여되는 속성들이 있지 않는가”며 “특별한 악인이 없는 상황에서도 그것들이 어떻게 부패하는가를 번지듯 그려내고 싶었다”며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연재소설 "미리 죽는 인간"으로 독자들과 이야기 나누고자 하는 장희태 소설가 사진 = 박도형 기자>

장희태 소설가는 “미리 죽는 인간”이 갖고 있는 서사와 사건들의 모티브가 된 것은 각종 뉴스매체와 오래 전 SBS에서 방영 중인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뤄진 “찍새와 상선” 사건이었다고 소개했다. 사회적 약자들을 상대로 한 범죄를 다룬 사건인데, 교묘한 범죄수법과 피해에 초점이 맞춰진 매체와는 다른 지점에서 그 현상에 접근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장희태 소설가는 “매체가 늘고 우리가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속단해버리는 모습들을 다시 조명해보고 싶었다”며 소설의 화자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며 “어떤 악이 우리를 찌를 때, 우리도 모르게 그 악에 가담하게 되는 지점들을 보여주려 애썼다”고 설명했다. 

소설에 존재하는 인물들이 겪게 되는 상황들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직접 겪은 사건이나 실재했던 사건들을 재구성 했다고 한다. 소설가는 소설 속 주인공인 ‘반석’이 “실제 가까운 사이의 동생”이라고 소개하며 실제 존재했던 인물과 사건을 통해 소설을 쓴 것에 대해“상상에 기대어 쓰는 것보다 그 편이 더욱 두근거리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설명하며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바람을 전했다. 

이번 장편연재소설 이후 또 다른 작품으로 소설가를 만날 수 있는 지를 묻자 소설가는 웃으며 “생각해 놓은 이야기들은 있지만 우선 이 소설에 전념할 것”이라 말했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작품이라는 점과 오랜 시간을 들여온 소설이라는 점에서 공을 들이고 싶다는 말이었다. 

마지막으로 소설을 접할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소설가에게 물었다. 장희태 소설가는 조심스레 웃으며 장편연재소설 “미리 죽는 인간”이 곧 뉴스페이퍼에 연재될 예정이라 밝혔다. 소설가는 “정말 열심히 썼다”는 말을 전하며 많은 독자들이 “소설을 들여봐주시면 진심으로 고맙겠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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