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의 김민섭 작가, 웹툰 통해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 분석
‘지방시’의 김민섭 작가, 웹툰 통해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 분석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01.10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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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라는 글을 연재하며 대학원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한 바 있는 김민섭 사회문화평론가가 웹툰을 통해 대학 현장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서사를 분석했다. 

지방시 표지

김민섭 사회문화평론가는 14년 9월 오늘의 유머를 통해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라는 글을 연재한 바 있다. 대학원 조교, 시간강사 등 대학 노동자의 열악한 삶을 진솔하게 고백한 김민섭 평론가의 글은 회당 8만 명이 이상이 조회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15년에는 종이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책 출간 이후 선배와 학교 등으로부터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학교를 떠났으며 현재는 사회문화평론가로서 “대리사회”, “아무튼, 망원동” 등의 저서를 남기는 등 창작,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민섭 평론가 <사진 = 뉴스페이퍼 DB>

김민섭 사회문화 평론가는 12월 30일 열린 대중서사학회 가을학술대회에서 “IMF 이후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의 빈곤의 삶과 서사” 발표를 통해 웹툰에서 등장한 IMF 키즈들의 빈곤한 삶을 주목했다. IMF 키즈란 IMF 시대 부모세대의 몸부림을 지켜보는 동시에 변화된 한국사회에 적응해야만 했던 20대 후반에서 30대를 일컫는 말이다. 김민섭 평론가는 “대학은 IMF 이후의 달라진 분위기를 가장 적극적으로 끌어안은 조직 중 하나이자, 위법은 아니지만 편법을 자행하고, 그 안에서 젊은 세대 연구자들은 대개 구조적 빈곤에 시달린다.”고 설명하고 웹툰 ‘힌놈의 낭떠러지’와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을 중심으로 대학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서사를 살펴보았다.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은 고려대 대학원 총학생회에서 전국 대학원생과 시간강사들의 제보를 받아 만드는 웹툰으로, 교수의 갑질과 학생들의 부당한 처우 등 대학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힌놈의 낭떠러지'는 제6회 일요신문 만화 공모전 대상작으로, 웹툰 플랫폼 탑툰을 통해 17년 4월부터 11월까지 연재된 바 있다. 부조리한 대학 사회 속에서 고통 받는 대학원생과 조교, 시간강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김민섭 평론가는 대학원생들에게 부과되는 노동을 행정노동, 연구노동, 강의노동 등으로 분류하고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과 ‘힌놈의 낭떠러지’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났는지를 설명했다.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 일부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 제14화는 대학교 연구소 학생 제도 안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대학원생의 모습을 그려낸다. 대학원생은 비정규직 연구원들과 같은 일을 하지만 급여, 복지, 노동 모두 보상받지 못한다. 제10화는 조교로 일하면서 퇴근 시간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성희롱과 폭언 등을 당하는 대학원생의 모습을 그려낸다. 

힌놈의 낭떠러지 일부

‘힌놈의 낭떠러지’ 제12화에서는 “시간강사는 말이 교수지 알바나 다름없다”는 자조어린 대사가 등장한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도 건강보험을 보장받기 위해 다른 노동을 추가로 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웹툰 속에서 등장하는 대학원생들의 모습을 설명한 김민섭 평론가는 이러한 착취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은 제왕적 권력을 갖게 된 교수들이 어디까지 갑질을 할 수 있는지, 그들이 어떻게 처벌받지 않는지, 그 동료교수와 지도학생들이 그를 어떻게 끌어안는지 등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대학은 선한 개인마저 언제든 악한 개인으로 만들어내고, 악한 개인은 더욱 악하게 만들어낸다. 교수를 견제할 만한 권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김민섭 평론가는 “지금의 대학원생들은 대개 어린 시절에 IMF를 겪은 IMF키드이며, 그래서 이러한 착취의 구조에 순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몸으로 배웠고, 그 구조를 직시하는 힘도 가지고 있다.”고 밝힌다. 그렇기에 ‘힌놈의 낭떠러지’의 작가도,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의 스토리작가도,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의 저자인 김민섭 씨도 모두 IMF키즈라는 것이다. 2018년 전현직 대학원생 조교들이 연합한 ‘대학원생 노조’가 발족을 앞두고 있다고 밝힌 김민섭 씨는 “변화의 중심에는 웹툰과 다양한 서사를 활용한 IMF키드의 목소리가 있다.”며 “그들의 더 많은 목소리를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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