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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 지원심의제도 개선한다더니 토론회부터 삐걱?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1.10 19:55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지난 9일 대학로 예술가의 집 다목적실에서는 예술현장 대토론회가 개최되었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지원심의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블랙리스트 파행이라는 우행을 청산하고, 경직된 제도를 재정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런 행보의 단초가 되어야할 토론회에서 잡음이 발생했다. 토론회에 참여한 청중들로부터 여러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청중으로부터 지적받은 문제 사항은 다음과 같다. 

토론회의 진행 방식 

토론이 진행되던 중, 한 청중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토론의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패널들이 토론회의 성격과 맞지 않게 개인적이고 소극적인 요구들만 하고 있다며 분개했다. 잘못된 토론의 형태가 담론을 흐리고 있다는 것. 

<문제점을 지적하는 청중. 사진 = 육준수 기자>

한 청중은 사회자를 맡은 김기봉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이 자신의 역할에서 벗어나 토론자들의 권리를 빼앗았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행사의 진행을 책임져야 할 사회자가 멋대로 패널의 발표를 정리하고, 청중의 질의를 대신하는 등 월권행위를 펼쳤다는 것이다. 이 청중은 “토론자가 직접 나와 이야기하는 게 토론회의 기본” 이라며 “기본을 지켜달라” 고 요구했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청중. 사진 = 육준수 기자>

뉴스페이퍼와 인터뷰를 진행한 예술인 이씨는 “이럴 거면 토론회라는 이름을 왜 붙였는지 모르겠다” 며 실망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질문지를 사회자가 정리해서 읽는다는 건,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겠다는 거 아니냐” 며 “블랙리스트 검열 타파가 목적인 토론회인데, 오히려 새로운 검열을 만들고 있다” 고 냉소했다. 

여성 패널의 비율 

이날 토론회에는 총 열세 명의 사회자와 발제자, 토론자가 참여했다. 하지만 이 중 여성은 토론자로 참여한 장지영 기자 단 한 명이었다. 이에 페이스북 실황 중계로 토론회를 보던 한 청중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어째서 이런 토론회에 여성 패널은 고작 한 명이냐” 고 질문을 던졌다. 

김기봉 사회자는 어떤 의도나 목적이 있어 여성을 배재한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오히려 각 단체들로부터 패널을 추천받을 때, 신진과 여성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는 것. 여성 패널이 한 명인 것은 단순히 결과라는 것이다. 

<예술현장 대토론회 현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오세곤 연출가는 이것이 대단히 이상한 현상이라고 이야기했다. 연극계만 봐도 현장에는 여성이 더 많은데, 정작 행사에만 오면 정작 여성이 적고 남성이 많다는 것. 그러며 오세곤 연출가는 이런 문제는 더욱 근본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이 몇 명이냐 뿐 아니라 “어째서 이런 상황에 이르렀는지” 를 근본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것. 

한 청중은 “제가 알기로 위원회에 여성은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 며 “이에 모든 분들이 많은 실망을 하고 있다” 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아직도 해결 안 된 e나라도움 

“e나라도움 시스템” 역시 화두에 올랐다. 이날 한 청중은 “문체부에서는 e나라도움이라는 괴물 시스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면서, 올해도 그 시스템을 통해 예술가들을 관리통제하려 한다” 고 분통을 터트렸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청중. 사진 = 육준수 기자>

e나라도움 시스템은 보조금 사용의 투명성과 편의성 확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국고보조금 자동화 시스템이다. 하지만 사용에 어려움이 있어 많은 예술인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행정상의 편의에만 신경을 쓰고, 현장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 

이에 예술인들은 많은 예술인들은 e나라도움 시스템을 폐지를 강하게 주장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서는 e나라도움 폐치 청원이 진행되기도 했다.

김기봉 위원은 이런 e나라도움 시스템에 대한 예술위의 공식적 입장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아르코 혁신 TF를 통해 관련 내용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며 그는 현재 예술위원 중 다수가 e나라도움 폐지에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예술현장 대토론회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 되었다. 

행사를 마치며 김기봉 위원은 “모두가 긍정하는 방향” 으로 지원심의제도가 설계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그의 바람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날 청중들로부터 받은 지적들을 검토해보고, 깊이 반성해보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육준수 기자  skdml132@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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