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문포럼 "빈곤" 섹션. 조해진, 벤 클라크, 콜라 투보순의 빈곤에 대한 사유 나눠
국제인문포럼 "빈곤" 섹션. 조해진, 벤 클라크, 콜라 투보순의 빈곤에 대한 사유 나눠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1.20 19:26
  • 댓글 0
  • 조회수 2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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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지난 1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서울대학교가 공동으로 준비한 “국제인문포럼” 이 개막했다. 

이 행사를 맞아 오늘(20일) 서울대 두산인문관에서는 다섯 가지 섹션의 포럼이 진행되었다. “분쟁 혹은 분단”, “여성 혹은 젠더”, “빈곤”, “언어와 문화 다양성”, “자연과 생태” 이다. 

이중 “빈곤” 섹션에서는 한국 작가 조해진 소설가와 외국 작가 벤 클라크, 콜라 투보순이 발표를 진행했다. 또한 김연경 소설가와 이성혁 문학평론가, 강덕수 한국외대 교수가 참여해 토론을 맡았다. 

분단국가에서 사는 어떤 소설가의 소설 : “로기완을 만났다” 

<조해진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조해진 소설가는 자신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를 중심으로 발표에 임했다.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는 북한을 떠나 벨기에에 밀입국한 로기완이라는 탈북인의 난민신청 과정을 추적하는 소설이다. 

조해진 소설가는 1997년 대학에 붙은 대자보를 통해 북한의 식량난, 일명 “고난의 행군” 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며 그는  먼 훗날 한 역사학자가 “고난의 행군” 당시 북한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던 한국과 미국, 주변 국가를 어떤 식으로 평가할지 의심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지금도 우리의 민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한 건 아닌가” 하는 부끄러움이 들었다는 것. 

그리고 조해진 소설가는 이런 부끄러움과 비인간성에 대한 실마리가 현재까지 남아 탈북인이 주인공인 소설을 쓰게 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평등한 입장에서 보다 근원적 시각으로 북한인들을 보고, 정치적으로만 이용되었던 북한의 문제들을 인간적인 차원에서 형상화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조해진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또한 조해진 소설가는 “국가는 개인을 억압할 수는 없지만, 개인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이라는 분단국가는 단순한 국적이 아닌 정체성의 일부라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인식 아래에 “분단국가의 국민이라는 정체성” 이 있었기 때문에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를 쓸 수밖에 없었다고 조해진 소설가는 전했다. 

가난한 사람의 집 

벤 클라크는 빈곤 속에서 시와 시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세상의 풍요는 가난한 나라에서 제조되고, 가장 부유한 국가들 사이에서 분배되며 “거리의 어두운 그늘이 늘어나는 동시에 강대국의 가장 부유한 사람들만이 제한 없는 부를 축적한다” 고 이야기했다. 

<벤 클라크. 사진 = 육준수 기자>

이어 그는 “시인들은 그런 순간들을 유익하게 이용할 의무가 있다” 고 말했다. 모든 시는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높이고, 존엄성을 찾아야한다는 것이다. 

벤 클라크는 오늘날 가난의 문제의 궁극적 해결책을 시인이 내놓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시인이라면 가난한 이들을 위해 “말” 로서 집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난하고 글을 쓸 줄 모르는 사람이 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종류의 빈곤 격차 : 언어다양성의 침식 

콜라 투보순은 스스로를 작가이자 언어학자로 소개하며, 언어의 빈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의 조국 나이지리아는 오백 개가 넘는 언어와 문화로 이루어졌고 이야기했다. 어원조차 식별할 수 없는 독특한 언어와 문화의 집합체라는 것. 

<콜라 두보순. 사진 = 육준수 기자>

하지만 그에 반해 한국어는 인접한 언어들과 계보학적으로 관련성 띠지 않은 고립어라며, 콜라 투보순은 “한국은 운이 좋은 것” 이라고 말했다. 비록 영어가 제2외국어이지긴 하지만 한국어는 여전히 건재하여, 민족의 문화를 담는 그릇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콜라 투보순은 언어의 궁핍은 인간의 정신을 가난하게 만든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며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종류의 빈곤은 인간의 존엄을 훼손한다고 말했다. 

강덕수 교수는 이런 콜라 투보순의 말에 의견을 더했다. 그는 한국어 역시 안전한 상황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오늘 날의 한국어는 젊은 세대의 신조어 등으로 순수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삼십 년 후의 한국어가 어떤 형태로 바뀔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강덕수 교수. 사진 = 육준수 기자>

그러며 강덕수 교수는 현대 IT 기술을 이용해 모든 언어를 디지털화한다면 소수 언어에게 또 다른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어를 향유하는 사람이 없어져도, 언어는 남는 시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그밖에도... 

행사에 참여한 김산아 소설가는 사회자의 갑작스러운 요청을 받아 발표를 진행했다. 

김선아 소설가는 빈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이중적이라고 지적했다. 낭만을 떠올리며 동정하는 동시에, 어째서 노력을 통해 빈곤에서 벗어나지 않았냐고 비난한다는 것. 

하지만 김선아 소설가는 빈곤은 총체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빈곤은 자존감과 문화, 환경 등에 영향을 미쳐 생활 전반을 힘겹게 만든다는 것이다. 김선아 소설가는 문학은 이런 빈곤에 공감하고, 고민하고, 회의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본 섹션은 질의응답을 끝으로 마무리 되었다. 행사에 참여한 해외 작가들은 “이렇게 이야기할 기회를 주어 감사하다” 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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