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림 시인, “문학하는 하루”에서 전하는 인간이 받는 공간의 영향들
신현림 시인, “문학하는 하루”에서 전하는 인간이 받는 공간의 영향들
  • 박도형 기자
  • 승인 2018.01.21 0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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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을 통해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신현림 시인 사진 = 박도형 기자>

[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속이 훤히 비치는 유리상자 안에는 포름알데히드 용액이 가득 차 있다. 두 개의 유리 상자 안에는 돼지가 들어 있다. 멀쩡한 돼지의 옆에는 장기를 훤히 볼 수 있는 돼지가 있어 흉측해보이기까지 한다. 이 작품은 영국의 예술가 데미언 허스트의 “마켓으로 간 작은 돼지, 집에 있는 작은 돼지”이다. 신현림 시인은 이 작품에 대해 “장소가 운명을 결정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말했다. 즉, 공간이 가진 성격에 의해 가축과 고기로 나뉜 돼지처럼 인간 또한 장소에 의해 운명이 결정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시인이 이야기를 전한 곳은 “문학하는 하루”이다.

<예술작품을 통해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신현림 시인 사진 = 박도형 기자>

“문학하는 하루”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최하는 문학 활성화 프로그램이다. 32명의 한국 작가가 독자들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12월부터 2월까지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1월 20일에는 신현림 시인이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공간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청중과 이야기를 나눴다. 강연을 진행한 신현림 시인은 1990년 현대시학에 시 “초록말을 타고 문득”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시집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세기말 블루스”, “해질녘에 아픈 사람”, “침대를 타고 달렸어”, “반지하 앨리스” 등이 있다.  

시인은 9.11 테러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고 평생 헬맷을 쓰고 다니는 아이 이야기, 1997년 사망한 다이애나 비와 짧게 마지막 통화를 나눈 윌리엄 왕세자의 후회 등을 청중에게 전했다. 이를 통해 시인은 장소가 인간의 운명을 결정 짓거나 트라우마를 남기곤 한다며 “인간에게 장소가 엄청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말했다.

<자신의 경험이 시에 많이 녹아들었다는 신현림 시인 사진 = 박도형 기자>

시인 본인도 공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청중에게 이야기했다. 시인은 8, 9년간 반지하에서 생활했던 경험들이 시집 “반지하 앨리스”에 반영 됐다는 것이다. 

한편 신현림 시인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현실 공간만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현대인에게 소통의 창구로 자리 잡고 있는 SNS 또한 인간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신현림 시인은 사람들이 SNS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고 자기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며, 심리적으로 갇혀 지내는 사람들의 병을 치유해주는 공간으로서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학하는 하루" 신현림 시인 강연의 전경 사진 = 박도형 기자>

마지막으로 신현림 시인은 SNS와 같이 소통이 가능한 공간이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인간은 갇힌 공간에 있을수록 자신과 상대를 비교하게 되며, 사회적 박탈감만 심해질 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박탈감이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고 세대, 남녀, 계층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시인은 이런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인간이 소통 가능한 공간으로 나와야 한다는 말을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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