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택수, 김이듬 등 국내외 작가들. 국제인문포럼에서 "자연과 생태" 논해
손택수, 김이듬 등 국내외 작가들. 국제인문포럼에서 "자연과 생태" 논해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1.21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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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세계의 젊은 작가들, 평창에서 평화를 이야기하다” 라는 주제를 가진 “국제인문포럼” 이 진행 중이다. 지난 19일 시작된 본 포럼은 서울대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준비했으며 오는 22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 “국제인문포럼” 을 맞아 지난 20일 서울대학교 두산인문관에서는 다섯 개 섹션의 발표가 진행되었다. “분쟁 혹은 분단” 과 “여성 혹은 젠더”, “빈곤”, “언어와 문화다양성”, “자연과 생태” 이다. 

이날 “자연과 생태” 섹션의 발표는 국내 작가 손택수와 해외 작가 앙헬로 라쿠에스타, 응우옌 반 혹, 고이케 마사요가 맡았다. 이들은 개인의 입장, 혹은 소속 국가의 입장에서 “자연과 생태” 에 대해 발제했다. 

“자연은 소수자이자 타자” 
도시 속에 살며 자연과 이야기하고, 시를 쓰는 이유 

손택수 시인은 도시화된 현 사회에서 자연은 소수자이자 타자라고 말했다. 때문에 오히려 자연을 통해 새로운 상상력과 꿈들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 

<손택수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손택수 시인은 과거의 사람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며 “나 또한 자연의 일부분” 이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전했다. 자신 역시 할머니로부터 그런 성질의 가르침을 받았다는 것. 하지만 손택수 시인은 “근대의 언어와 제도를 학습하고 문명의 언어를 체득” 해 지금의 자리에 있으며, 과거의 가르침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택수 시인은 이런 그리움이 있기에 “도시 속에 살며 자연과 이야기하고, 시를 쓰는 것” 과이라고 밝혔다. “균열과 모순이 태어나는 순간” 에 자신의 세계에 대해 다시 명상하고, 삶에 대해 각성한다는 것. 그는 이런 명상과 각성이 일어날 때 “우리는 겨우 문화적 인간으로 존재”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기술의 발전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 

필리핀의 작가이자 편집자인 앙헬로 라쿠에스타는 “인간이 자연을 지배한다는 생각” 은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인간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앙헬로 라쿠에스타. 사진 = 육준수 기자>

또한 앙헬로 라쿠에스타는 기술의 발전과 자연을 지켜야겠다는 관점, 인간의 욕망 등은 모두 인간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그는 스스로가 자연의 일부임을 인정하고, 현재의 환경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시를 쓰는 한, 절망은 할지언정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일본의 교수이자 화가, 소설가인 고이케 마사요는 현재 일본의 환경은 절망적이라고 이야기했다. 지진 재해 이후 도시에는 균열이 생겼고,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모든 음식의 안전성을 의심해야 하는 실정이라는 것. 

<고이케 마사요. 사진 = 육준수 기자>

고이케 마사요는 이런 사고들 이후 자신 안에서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현재 눈앞에 보고 있는 풍경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일종의 “체념과 불신감” 이 생겼다는 것. 

하지만 고이케 마사요는 “시를 쓰는 한, 절망은 할지언정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고 이야기했다. 때문에 그는 이런 절망을 넘어 다음 단계로 걸어 나가기 위해, “시” 라는 방법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연은 우리의 보호가 필요하다” 
전 세계 펜을 든 사람들은 생태환경 문제에 관심 가지고 메시지 전해야... 

베트남의 시인이자 기자인 응우옌 반 혹은 “우리 세계는 자원의 고갈기에 접어들었다” 고 이야기했다. 또한 자연환경의 파괴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문제들이 신문과 방송 매체에는 반영되고 있지만, 문학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젊은 작가들이 환경의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는 것. 

<응우옌 반 혹.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런 응우옌 반 혹은 “자연은 우리의 보호가 필요하다” 고 주장했다. 문학은 환경보호 강화를 위해 문학이 더욱 강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 삶의 경험과 휴머니즘적 태도를 기본으로, 자연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응우옌 반 혹은 “우리 후세의 아름다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실천적 행동을 보여야 한다” 며 “전 세계의 펜을 드는 사람들은 생태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고 이야기했다. 

응우옌 반 혹은 한국 작가 안도현의 “연어” 를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꼽기도 했다. 작품 속에서 “생태계에 대한 작가의 의식” 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 또한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연을 대하는 태토에 대한 충고를 얻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간이 자연을 겁탈한다

한편 섹션의 토론자로 참여한 김이듬 시인은 자신은 “자연을 보호합시다” 혹은 “생태계를 살립시다” 라는 주제의 시를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연을 언어로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 이다.  

인간은 자신들의 관념으로 생태계의 구성원을 표현하려 한다고 김이듬 시인은 말했다. “새가 슬피 운다” 거나 “나무의 잎사귀가 헤어짐을 슬퍼하며 손을 흔든다”, “새는 비상한다, 인간도 비상한다” 는 식으로 말이다. 

이런 표현은 “인간의 상상력으로 자연을 훼손하는 것” 이라며 김이듬 시인은 “내가 새라면 속상할 것 같다” 고 이야기했다. 새는 단지 배가 고파 소리를 낼 뿐이라는 것. 

김이듬 시인은 이런 사고방식에 대해 “인간의 욕망과 상상력, 모든 오욕칠정을 말 없는 자연에 부여함으로써 자기 내면의 상처를 치유 받고 싶어 하는 욕심” 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김이듬 시인은 이런 표현 방식이 “남성이 여성을 겁탈하는 것처럼, 인간이 자연을 겁탈한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 고 이야기했다. 

김이듬 시인의 이 발언은 행사에 참여한 작가, 학생들로부터 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이날 진행된 “자연과 생태” 섹션은 많은 학생들과 국내외 작가들의 관심 속에서 성료되었다. 한편 “국제인문포럼” 은 오는 22일 이효석 문학관에서 진행될 “평창문학기행” 을 끝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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