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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조동범 시인의 "묘사" 통해 배우는 '영상조립시점'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01.2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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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묘사란 무엇일까요? 조동범 시인의 시 이론서 "묘사"를 통해 묘사의 시적 구조와 구성 원리를 알아봅시다

묘사란 시적 대상을 시인이 시적 이미지로 재현하면서 동시에 그 안에 기의를 감추는 작업입니다. 시적 이미지들이 미적 구조와 만나게 되면 하나의 작품이 탄생합니다.

묘사는 크게 가시적 이미지를 묘사하는 서경적 구조와 비가시적 이미지를 묘사하는 심상적 구조로 나뉩니다.

각각의 구조는 화자, 시인, 시적주체의 위치에 따라 고정시점, 회전시점, 이동시점, 영상조립시점 등으로 나뉩니다. 이중 영상조립시점은 2000년대 이후 많은 시들이 이 시점으로 쓰여지며, 중요한 기법이 되었습니다.

영상조립시점은 서로 다른 낯선 정황을 내세우면서 동시에 일관된 정서와 감각을 부여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두 개 이상의 조각난 영상이 조립되는 영상조립시점은, 조각의 합이 전혀 다른 감각을 소환하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정황을 조립하기에 영상조립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조각난 정황들이 일관된 흐름을 형성할 수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여기 서로 다른 다섯 정황이 있습니다.
1. 시베리아의 유성우
2. 타오르는 숲
3. 남극의 혹등고래와 먼 바다의 음역
4. 적도의 적란운
5. 저수지의 죽은 물고기 떼

이 다섯 정황을 시적 정황으로 만들면
1. 유성우가 쏟아지지 않는 시베리아
2. 타오르는 숲
3. 남극의 혹등고래가 더듬는 먼 바다의 음역
4. 끊임없이 피어오르고 사라지는 적도의 적란운
5. 성큼성큼 피어오르는 저수지의 죽은 물고기 떼

시적 정황이 됐지만 아직 분절된 정황을 하나의 일관된 세계로 묶으면 영상조립시점으로 이뤄진 작품이 됩니다.

시베리아로부터 유성우는 쏟아지지 않는다
숲은 타오르고
남극의 혹등고래가 먼 바다의 음역을 천천히 더듬고 있다
적도의 적란운은 끊임없이 피어오르고 끊임없이 사라진다
그리하여 저수지로부터,
죽은 물고기 떼는 성큼성큼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어울리지 않는 다섯 개의 정황이 하나의 작품이 되고, '소멸'이라는 시적 주체와 상징 안으로 정황이 수렴하게 됩니다.

영상조립시점은 
1. 보편적 언술 양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시인의 의식 속에 있는 모든 것을 드러낼 수 있다!
2. 각각의 정황이 하나의 작품으로 수렴되면, 기존 문장의 의미와 감각에서 머물지 않고 새로운 의미와 감각이 드러난다.
3. 감각적인 정황을 만들 수 있다
4. 상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5. 서경적 구조로 표현하기 힘든 세계를 제시할 수 있다

등의 효과가 있기에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젊은 시인들은 영상조립시점으로 시를 창작하고 있습니다.

조동범 시인의 "묘사"에는 묘사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부터 묘사의 구분, 영상조립시점을 연습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묘사"를 통해 시를 공부해보세요!

김상훈 기자  ksh@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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