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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시인 시 '괴물' 로 문단 내 성폭력 폭로, 다른 문인들 반응은?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2.08 14:56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최영미 시인이 인천 새얼문화재단이 발간하는 종합인문교양지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시 “괴물” 을 발표하며 문단 내 성희롱, 성폭력 문제를 폭로했다.

이는 지난 16년 말에 있었던 “문단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한 폭로 운동의 연장이다. 폭로 운동 당시 몇몇 네티즌은 SNS를 통해 문단 내에 만연한 성희롱 문제를 고발했다. 유명 작가들이 여성 작가나 가르치는 학생에게 성폭행을 가했다는 것.

그러나 이런 폭로 운동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단체들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한국작가회의는 해당 사건의 촉발 후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도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한국 문단 내 가장 큰 문인 단체 중 하나인 한국작가회의에 진정으로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시인협회는 2007년 성추문으로 교수직에서 해임된 전력이 있는 감태준 시인을 지난달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렇듯 작가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상황 속에서,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Me too 운동(이하 미투 운동)이 촉발되었다. 미투운동은 자신이 성폭력 피해자임을 이야기해 성범죄의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으로, 발상지가 미국이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문단 내 성폭력 폭로 운동과 그 성격이 같다.

시 “괴물” 에는 미투 운동의 일환임을 알리는 문구 “Me Too” 가 적혀있다. 최영미 시인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미투 운동의 힘을 빌려 해결되지 않은 “문단 내 성폭력” 문제에 다시금 불을 붙인 것이다.

<최영미 시인. 사진 = 뉴스페이퍼 DB>

지난 6일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최영미 시인은 “가장 중요한 한국 문단의 문제를 써야겠다고 생각” 해 시 ‘괴물’ 을 쓰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며 최 시인은 문단 내 성폭력 문제는 “내가 등단할 때는 일상화되어 있었다” 며 “문단이 이런 곳인 줄 알았다면 내가 여기 들어왔을까 싶었다” 고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또한 최영미 시인은 한국 문단 권력의 민낯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어떤 여성 문인이 권력을 지닌 남성 문인의 성적 요구를 거절하면 뒤에 복수를 한다” 는 것. 최영미 시인은 문단의 메이저 그룹 출판사나 잡지 등에서 편집위원으로 일하는 남성 문인들은 “자신의 요구를 거절한 문인에게 원고 청탁을 하지 않는다” 며 “그렇게 돼버리면 문인은 작가로서의 생명이 거의 끝나는 것” 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영미 시인은 “30대 초반으로 젊을 때 문단 술자리에서 내게 성희롱, 성추행을 한 이들이 한두 명이 아니라 수십 명이었다.” 며 “그런 문화를 방조하는 분위기, 묵인하는 분위기였다” 고 이야기했다. 문단 내 성폭력의 주체는 문제 작가 한두 명이 아니라는 것.

지난 6일 JTBC 뉴스룸 방송 이후 류근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몰랐다고? 고은 시인의 성추행 문제가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난 모양이다” 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En선생” 의 정체를 고은 시인으로 확정한 것. 현재 이 글의 "고은 시인" 은 "고O 시인" 으로 수정되었다.

류근 시인은 “소위 ‘문단’ 근처에라도 기웃거린 내 또래 이상의 문인들 가운데 고은 시인의 기행과 비행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 얼마나 되나” 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성범죄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듯한 이 나라, 여기에 무슨 OO 내 성폭력이라는 범주가 새삼 필요한가” 라며 한탄하기도 했다.

또한 황정산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문단의 적폐라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용기 있는 고발이라는 점에서 일단 경의를 표한다” 고 전했다.

하지만 황 시인은 “사태를 너무 단순하게 설명해서 문단 사정을 모르는 일반 사람들에게 문단에 대한 큰 오해를 하게 만들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성희롱 발언과 행위가 만연한 것은 사실이지만, 청탁과 작품 조망이 모두 그와 관련되지는 않았다는 것. 최영미 시인에 대해 황 시인은 “정말 열정을 가진 뛰어난 시인임에도 불구하고 성희롱을 참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문단에서 사장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고 이야기했다.

<황정산 페이스북 스크린샷>

한편 최영미 시인은 1992년 창작과 비평 출판사를 통해 데뷔했으며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가 50만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육준수 기자  skdml132@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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