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시인 특집] 좋은 시 6. 솔잎 - 김은지 시인
[신인 시인 특집] 좋은 시 6. 솔잎 - 김은지 시인
  • 김은지 시인
  • 승인 2018.02.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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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에서는 등단 5년차 미만 신인 시인들 중, 작품이 뛰어난 시인을 선정하여 미발표 신작 시와 시에 관한 짧은 단상, 에세이 등을 연재합니다. 시인들의 시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솔잎
                                            김은지
  
노란 바늘잎이 
무릎에 떨어졌다

언젠가 당신 만나게 되면
솔잎이 언제 떨어지는지 아느냐고 물어보리라
다른 사람에게는 물어보지 않고
솔잎에 대해 궁금해 하면서 살아가리라
  
뭉게구름이 조금 움직였고
운동장 트랙과 그늘이 선명해졌고
개미가 지나가고 있었다

시작노트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 있었다. 눈물이 고이기만 했는데 무릎에 뭔가 떨어져서 내려다봤더니 노란 바늘잎이었다. 갑자기 눈물이 쏙 들어갔다. 
학교가 높은 지대에 있어서 지평선은 낮았고 구름도 정면 하늘에 보였다. 구름은 보송보송 하얗긴 했지만 끝자락이 회색이었는데, 오른쪽으로 조금 움직이자 마치 갇혀 있던 것처럼 빛줄기가 쏟아졌다. 트랙의 녹색과 붉은색이 톤 보정 효과처럼 맑아졌다. 눈이 맑아진 것인지도 몰랐다.
고개를 돌려보니 커다란 개미 한 마리가 내 쪽에서 멀리 쪽으로 가고 있었다. 개미는 정말 까만색이었다. 까만색을 여기서 저기로 옮기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 왜 울고 싶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개미가 움직이던 모습은 확실히 기억이 난다. 개미가 이유 없이 멈춰 선다면 이상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일어났다. 

김은지 시인 
2016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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