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장편 소설]장희태 소설가의 미리 죽는 인간, 제 1장 잠긴 방
[연재 장편 소설]장희태 소설가의 미리 죽는 인간, 제 1장 잠긴 방
  • 장희태 기자
  • 승인 2018.02.15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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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에서는 장희태 소설가의 장편 소설을 "미리 죽는 인간"을 격주 연재합니다.

잠긴 방

엄마가 나를 품었던 씹개월을 기억한다. 
 
십 개월 동안 점점 깊고도 비좁아지던 뱃속에서, 나는 엄마와 원한 적 없는 동거를 해야만 했다. 자궁은 태어나자마자 굳게 잠긴 방이었다. 선홍빛 점막이 창문 한 칸 없는 벽처럼 사방을 에워싸고 있었고, 축축한 벽에서 조금씩 배어나오는 미지근한 양수가 적당한 농도의 바닷물처럼 찰랑거렸다. 나는 낮밤 없이 그 해류에 실려 이물처럼 부유했다.
 
엄마의 얇은 자궁벽에는 상처가 많았다. 나는 막 자라기 시작해 덩어리진 손발로 그 흠집들을 붙들고 밟으며 젖은 몸을 일으켰다. 자궁은 우주처럼 끊임없이 확장되는 방이었다. 누군가 잡아당긴 듯 천장이 멀어지고 바닥이 늘어날수록, 얇아진 벽 표면의 작은 생채기들이 벌어져 하루에도 몇 개씩 깊은 구덩이가 패었다. 나는 그곳에 자주 발이 빠져 넘어졌는데, 그때마다 엄마의 멍든 혈관들은 너무 오래 자신의 탄성을 버틴 고무줄다발처럼 끊어졌다. 벽은 온통 빨간 셀로판지처럼 불투명하게 비쳤고, 붉게 물든 바깥쪽 외계에는 기괴한 위험들이 가득했다. 내 몸의 몇 배나 되는 커다란 내장기관들이 죽은 행성이나 심해어 무리처럼 괴괴하게 떠다녔고, 번들거리는 표면에 붙은 융털들이 거대 산호초처럼 하느작거리며 독한 즙을 뿜어댔다. 
 
나는 태어난 지 세 달이 지나고부터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호스처럼 이어진 탯줄을 통해 그 응축된 영양분을 강제로 공급받았다. 탯줄을 자를 때까지 한순간도 쉼 없이 흘러들던 식사는 우습게도 혀에 닿은 적이 없어 아무런 맛도 기억나지 않지만, 끊임없이 배꼽으로 밀려들던 강한 압력만은 도저히 잊을 수가 없다. 베어링이 떨어져나간 수도꼭지에서 물이 폭포처럼 쏟아지듯, 걸쭉한 즙 물살이 쉴 새 없이 배꼽으로 몰려들어와 내 몸을 걷잡을 수 없이 부풀려갔다. 높은 수압의 음식은 점액질에 가까웠고, 늘 진한 담배냄새와 알콜이 응고된 젤리처럼 뭉쳐있었다. 젤리는 내 얇고 비좁은 혈관을 억세게 벌리며, 실뿌리처럼 얽힌 핏줄의 가장 막다른 곳까지 남김없이 주사됐다. 아직 성기가 채 자라지도 않은 어린 소녀의 질속으로 열대과일처럼 발기된 귀두가 뿌리 끝까지 파고들듯, 나는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십개월 동안 그 지독한 생명력에 강간당했다.

그리고 그건 엄마도 마찬가지인 것처럼 보였다. 엄마의 배는 터질듯 불러 오래된 횡단보도처럼 피부가 갈라졌고, 그녀는 온종일 자신을 방치하는 아빠와 할머니 욕을 하며 매니큐어가 벗겨진 긴 손톱으로 종일 피맺힌 배를 긁었다. 한계까지 팽창한 고무풍선을 갉작이는 듯한 마찰음에 내 신경은 늘 예민했고, 그때마다 불안한 몸을 더욱 웅크리며 허우적거리는 손으로 가느다란 탯줄을 꽉 붙들었다. 날 강간하는 그 미끄러운 끈만이, 온 세계에서 내 손에 잡히는 유일한 것이었다. 
 
그 조마조마했던 씹개월 중에서, 나는 엄마의 발작적인 울음소리가 들리는 순간을 가장 사랑했다. 그때는 내가 바깥으로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나는 탈출의 순간보다도 엄마의 울음이 터지는 때만을 간절히 기다렸다. 그 소리가 들릴 때면 엄마의 온몸은 지진이 난 듯 떨려왔지만, 실은 가장 격정적인 방식으로 그녀가 이완되고 있음을 나는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건조한 세포 하나하나에 물기가 맺혔고, 혈액들의 흐름이 안정되며 잔잔한 계곡물 소리를 내었다. 사슬처럼 딱딱하게 뭉쳐있던 힘줄들이 기분 좋은 소음을 내며 천천히 끌러지는걸, 나는 엄마 자신보다도 선명히 느낄 수 있었다. 

고백하자면, 나는 지금도 누군가 짐승처럼 우는 장면을 좋아한다. 불구경이나 싸움구경은 끝까지 해본 적이 없지만, 유라의 우는 모습에서는 괴롭지만 눈을 떼기가 힘들다. 그녀의 얼굴이 모네의 그림처럼 서서히 번져가는 것을 볼 때면, 알 수 없는 안도감이 전신을 휘감는다. 물론 그 이유 때문에 유라를 울리는 것은 아니다. 유라와 연인이 되기 전부터, 그녀는 거의 매일 울었다. 그애는 섹스 할 때조차 우는데 나는 그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어쩌면 그게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언젠가 나와 한 몸이었던 엄마조차 아득히 헤아릴 수가 없으니까. 중요한 사실은, 엄마가 우는 순간에서야 뱃속의 나는 긴장으로 빳빳해진 몸을 추스를 수 있었고, 그건 정말 황홀한 아늑함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씹개월동안 그런 날은 흔치 않았다. 엄마는 울기는커녕 아빠와 할머니에게 화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 엄마는 자신의 거의 모든 욕망을 가족들이 없는 곳에서 몰래 해소하는 여자였고, 무리 사이에서 그녀는 깊은 바다 속 아귀처럼 고요하고 둔중했다. 모자란 큰아버지에게만 애꿎은 화풀이를 할 뿐, 농담을 한다거나 소리 내어 웃는 일도 거의 없었다. 그런 엄마의 모습은 타이머가 0초에서 고장나버린 시한폭탄 같았다. 당장 폭발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태풍의 눈처럼 평화로운, 그런 모순적이고 이상한 세계의 긴장감 말이다. 그건 뱃속의 나를 서서히 옥죄는 형벌이었고, 나의 나라는 언제 터져 쭈그러들지 모르는 위태로운 튜브 섬이었다. 엄마가 극도로 조용해지는 날이면 내 온몸은 오히려 커다란 빨판처럼 민감해졌고, 내 것처럼 느껴지는 엄마의 박동소리를 들으며 그녀의 온 몸 구석구석을 샅샅이 훑고 더듬었다. 그때도 내 손은 탯줄만을 움켜쥘 수밖에 없었지만, 실제로 나는 온 존재를 집중해 엄마를 들여다보며 어루만지고 있었다. 

엄마는 그런 긴 침묵의 순간에 고여 있고 나면 으레, 다음날 몇 시간 동안이나 공들여 화장을 했다. 손발톱을 꼼꼼하게 칠하고, 허벅지와 배에 딱 달라붙어 답답한 원피스를 입었다. 한참동안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점검하고, 전단지를 뒤져 짬뽕이나 햄버거, 피자 따위의 음식들을 닥치는 대로 주문했다. 주문할 때마다 집 앞 약국에서 아스피린 한통씩을 부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엄마는 텅 빈 현관에 네 식구의 신발을 모두 꺼내놓고, 아스피린 더미와 배달된 음식들을 혼자 아귀처럼 꾸역꾸역 삼켰다. 현관문 앞에 빈 그릇이 피사의 탑처럼 쌓일 때쯤 사방의 빛이 서서히 사그라졌고, 어둠 속에서 전날보다 더 많은 담배젤리와 알콜이 파도처럼 배꼽으로 밀려들었다. 처음에는 몸서리치게 싫은, 할 수만 있다면 모조리 토해내고 싶은 역겨운 냄새였지만, 한편으로는 점점 그 순간을 기다리게 되었다. 
 
엄마는 취하고 나면 불 꺼진 화장실 변기 앞에서 실리콘 맛이 나는 딜도를 입에 물었다. 그때 나는 엄마보다도 취한 상태였고, 그게 딜도라는 것도 몰랐지만 엄마 입에서 느껴지는 뻑뻑함이랄까. 인공의 이물감만은 생생히 느낄 수가 있었다. 엄마는 자궁 입구 쪽에 중지와 약지 손가락을 밀어 넣으며, 다른 손에 움켜쥔 딜도로 연달아 목구멍을 찔러 먹은 음식들을 토했다. 형체도 없이 삭은 누런 치즈버거와 불어터진 흰 면발이 역류할 때마다 엄마는 변기에 머리를 찧었다. 토사물이 범벅된 미끈거리는 유백색 변기에 머리통을 처박을 때마다, 엄마의 몸속은 화산이 터진 듯 치솟고 갈라졌다. 내 안식처까지 닥쳐온 해일에 작은 몸이 뒤집혔고, 나는 부서진 뗏목 파편에 간신히 상반신만 걸친 표류자처럼 안간힘으로 탯줄을 움켜쥐었다. 엄마의 신음과 흐느끼는 소리가 빽빽한 욕실타일에 튕겨 난반사했고, 나는 나의 눈코입 뿐만 아니라 엄마의 모든 감각기관으로도 그 풍경을 감지했다. 나는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었지만 그녀와 완전히 공유되고 있었다. 누군가의 뱃속에 산다는 것은 그토록 경이로운 일이었지만, 더 놀랍고 우스운 사실은 엄마와 나의 혼숙이 우리 둘 중 누구의 의지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 할머니에게 그 사실을 듣게 된 내가 울며 엄마에게 따지듯 묻자, 엄마는 “나도 너처럼, 원해서 태어난 게 아니야.” 라며, 평소의 세배가 넘는 만 원짜리 한 장을 내 손에 쥐어 주었다. 나는 그날 저녁 혼자서 치즈버거를 네 개나 사먹었다. 정말이지 그렇게 많은 치즈버거를 먹은 건 태어나 처음이었다. 열 개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세개 째부터는 먹는 것이 고통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나는 손에 잡히는 푹신하고 따뜻한 햄버거 번, 케첩이 발린 소고기 페티와 눅진하게 들러붙은 치즈를 입에 밀어 넣고 끝까지 씹었다. 치즈버거를 하나씩 목구멍으로 꾸역꾸역 넘길 때마다, 무책임하게 들렸던 엄마의 대답이 어쩐지 이해되는 기분이었다. 네 개째를 간신히 뱃속에 우겨넣었을 때, 그 말이 나를 안아주었다. “나도 너처럼, 원해서 태어난 게 아니야”
엄마는 때때로 정말 근사한 여자였다. 욕을 입에 달고 사는 할머니 말을 빌리자면 화냥년이었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나는, 어떤 남자라도 엄마에게는 반하고 말거란 생각을 했으니까. 물론 아빠만 빼고 말이다.

엄마는 우연히 태어난 스스로의 삶을 끝내지 못했듯, 그렇게 뱃속의 나를 끝끝내 품었다. 그게 어떤 건지는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어쩌면 그건 쉽게 이해하고 깨달아서는 안 될 일인지도 모른다. 
엄마는 예민하고 잔병치레가 많은 여자였지만 자기 자신을 섬세하게 돌보지 못했고, 자연스레 뱃속의 약하고 불온전한 나는 자주 아팠다. 엄마 몸의 크고 작은 통증이 내게 고스란히 배가되어 전해질 때마다, 나는 탯줄에 얽매인 미숙한 팔다리를 버둥거렸다. 하지만 나는 배꼽에 족쇄가 묶인 죄수였고, 번번이 십 센티미터도 탈출하지 못한 채 바닥 깊숙한 감옥으로 이끌려갔다. 지문도 생기지 않은 손가락으로 물컹한 자궁벽을 긁거나, 아직 뭉툭한 형태의 발로 엄마의 배를 차는 것이 내가 그녀에게 보낼 수 있는 신호의 전부였다. 나는 그것이 엄마를 이중으로 죽이는 줄도 모른 채 필사적으로 그녀의 몸 안쪽을 두드렸다. 어떤 태아가 알겠는가? 자신의 우주인 엄마가 할 수 있는 게 고작, 안팎의 모든 고통을 씹개월간 견디는 것뿐이란 걸.
 
엄마가 처음 양수를 흘렸던 날, 나는 심해에서 튕겨나가 아슬아슬하게 질 입구에 얼굴을 걸쳤다. 대바늘 같은 빛줄기들이 얼굴과 눈두덩 위를 따갑게 찔렀고, 나는 그 순간 내 보금자리가 우주나 심해가 아니라 깨지기 쉬운 작은 어항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달았다. 가까운 곳에서 쿨렁이는 장기들의 움직임은 더 이상 조금도 우호적이지 않았고, 둘 중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박동 소리가 북을 치듯 사납게 귓전을 맴돌았다. 출산일이 다가올수록 엄마의 어항은 마개가 뽑힌 듯 자주 양수를 쏟았다. 나는 그때마다 물고기 토사물 같은 하얀 양수찌꺼기와 함께 자궁 밖으로 쓸려나갔다. 변기 레버를 누른 듯 머리 쪽에서 강한 압력이 느껴질 때마다, 나는 악착같이 배꼽에 힘을 모으고 덜 자란 손아귀로 탯줄을 말아 쥐었다. 소용돌이치는 폭풍 속에서 닻을 세우고 밧줄을 당기는 난파선의 선원처럼 말이다. 
 
출산일이 다가왔을 때, 나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5키로가 훌쩍 넘는 거대한 아기로 자라있었다. 필요 이상으로 커버린 나를 밖으로 밀어내는 동안 엄마는 여덟 차례나 똥을 지렸고, 간호사들은 무표정하게 침대 밑의 양수와 피, 똥오줌이 범벅된 패드를 말아 쓰레기통에 버렸다. 엄마는 종일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아버지 이름을 불렀지만, 전날 울진포로 부하직원들과 큰아버지를 데리고 밤낚시에 간 아버지는 차가 막힌다는 이유로 열세 시간 넘게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할머니는 부정이 탄다며 애초에 올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엄마는 그에 대한 말은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상호, 이 개 씨발, 찢어죽일새끼이이이이”
새벽의 뱃고동 같은, 그 비명이 어찌나 크고 길던지, 나는 머리만 간신히 질 밖으로 내민 채 아버지를 향한 그 욕설이 세상이 나를 부르는 소리라고 착각했다. 뱃속에 있을 때 엄마는 내 이름을 거의 부르지 않았고, 말을 거는 일도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내 비대해진 몸에 비해 어항의 입구는 턱 없이 좁았고, 나는 얼굴을 찡그린 채 온 몸이 부서지는 압박감을 느꼈다. 게다가 바깥 공기는 한없이 낯설었다. 나는 그 생경한 공기를 어떻게 들이마셔야 하는지조차 몰랐다. 의사와 간호사들의 웅성거림이, 점점 내가 살던 엄마의 몸속처럼 멀고 아득해져만 갔다. 그래, 내 이름은 상호구나. 개 씨발, 상호, 찢어···죽···일······. 

출항을 알리는 엄마의 벼락같은 외마디 욕지기와 함께, 나는 비좁은 질을 팔다리로 찢고 자궁 밖 세상으로 튀어나왔다. 힘 풀린 엄마의 항문이 와락 검은피와 오물을 쏟았고, 전날 엄마와 나눠먹었던 음식들의 잔해가 내 조그만 머리통과 얼굴을 온통 뒤덮었다. 따스해진 눈두덩 너머로 보이는 바깥세상은 온통 희뿌옜고, 나는 낯선 공기를 들이마시기 위해 안간힘으로 작은 입과 콧구멍을 벌름거렸다. 기절할 듯한 악취가 뱃속까지 스몄지만 호흡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런데도 숨이 점점 막혀왔고, 조금의 울음조차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았다. 간호사들이 가재수건으로 신속하고 조심스럽게 내 젖은 머리통을 닦아내더니, 내 대신 비명을 질러주었다. 나는 올가미에 스스로 목을 조른 사람처럼, 움켜진 탯줄로 목을 몇 바퀴나 휘감고 있었다. 잔뜩 오므린 손가락 사이사이에서 탯줄이 터질듯 부풀어올라있었고, 졸린 목은 턱과 가슴까지 질려 검푸른 멍이 들어 있었다. 의사가 황급히 나를 안아들고 분만실 문을 열었을 때, 흉포한 거인 같은 그림자가 우리 둘을 뒤덮었다. 
“태어났구나”
지독한 술 냄새를 풍기는 아빠가, 분만실 문 너머에서 코를 틀어쥐고 나와 엄마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태어났다니, 나는 이미 태어나 있었고, 단지 저쪽에서 이쪽으로 디딜 곳을 옮겨온 것뿐이었다. 하지만 아빠는 평생 그걸 느낄 수 없을 거라고 나는 예감했다. 반나절동안 비명을 지르며 아빠를 저주하던 엄마는, 말 한마디 꺼내지 못한 채 온몸을 부르르 떨며 졸도했다. 나는 태어나자마자 엄마와 눈도 한번 마주치지 못하고 밖으로 들려나갔다. 검은 동공이 완전히 사라진 엄마의 사막 같은 눈처럼, 내 시야에도 하얀 모래가 수북이 차올랐다. 탯줄 밖의 세상은 온통 흐릿하고, 혼미했다.

 

장희태 소설가

11회 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문 당선, 2012 창작과비평 봄호에 시안, 쥐와 함께 잠들다 수록 2015 한국소설가협회에서 출판한 신예작가에 해달이 조개를 건네는 이유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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