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성 “사라진 재의 아이”, 김경후 “어느 새벽, 나는 리어왕이었지” 핀 시리즈 라이브 낭독회 성료
이기성 “사라진 재의 아이”, 김경후 “어느 새벽, 나는 리어왕이었지” 핀 시리즈 라이브 낭독회 성료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3.0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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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지난 6일 위트 앤 시니컬(카페 파스털 블루) 합정점에서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두 번째 라이브 낭독회가 진행됐다. ‘핀 시리즈 라이브 낭독회’는 시집 전문 서점 위트 앤 시니컬과 출판사 현대문학이 함께 꾸민 낭만 가득한 낭독회로, 총 3회 동안 ‘핀 시리즈 시인선 vol.1’에 참여한 시인들이 두 명씩 참여한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vol.1’은 현대문학에서 선정한 ‘현재 한국에서 가장 트렌디한 작가, 중추 역할을 하는 작가, 떠오르는 젊은 작가 여섯 명’의 작품을 월간 ‘현대문학’ 지면에 선보이고, 이것을 엮어 발간한 단행본이다. 또한 시집 말미에는 각 시인들이 각자의 공간에 대해 쓴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어, 개성을 더해준다. 

<이기성 시인(좌)과 김경후 시인(우).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날 낭독회에는 이기성 시인과 김경후 시인이 함께했다. 이기성 시인은 1998년 문학과사회에 ‘지하도 입구에서’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불쑥 내민 손’, ‘타일의 모든 것’ 등을 펴냈으며,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김경후 시인은 1998년 현대문학을 통해 데뷔했다. 시집 ‘오르간, 파이프, 선인장’, ‘그날 말이 돌아오지 않는다’ 등을 펴냈으며, 2016년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행사를 시작하며 유희경 시인은 이기성 시인과 김경후 시인은 “문예지를 읽다가 ‘어?’하고 멈추게 되는 시인들”이라고 소개했다. 이기성 시인의 경우 시인으로서 가고픈 길을 먼저 가고 있으며, 김경후 시인은 (시가) 무척 단단해서 ‘시를 저렇게 써야겠구나.’라는 의지를 느끼게 한다는 것. 그러며 유 시인은 “이 시간을 계속 유예하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시를 낭독하는 김경후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날 김경후 시인은 핀 시리즈 시집 ‘어느 새벽, 나는 리어왕이었지’의 수록작 ‘매점과 시’, ‘0원’, ‘거리의 리어왕’, ‘한도막 형식’, ‘붉은 두도막 형식’ 등을 낭독했다. 낭독이 끝난 후에는 키라키라(kirakira)의 oda kazumasa를 선곡하여 관객과 함께 들었다. 또한 이기성 시인은 핀 시리즈 시집 ‘사라진 재의 아이’의 수록작 ‘화염의 박물관’, ‘청춘’, ‘감자를 보는 것’, 후회‘ 등을 낭독했으며, 낭독 이후엔 선곡한 Agnes Baltsa의 The train leaves at eight를 청해 들었다. 

소 시집인 핀 시리즈 참여 소감으로 이기성 시인은 “세 번째 시집을 내고 4년의 시간이 되어 여러 가지 마음의 부담을 느끼고 있던 차에,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시리즈에 속한 많은 시인들과 함께한다는 편안함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경후 시인은 “제가 좋은 시를 아직 못 쓰는 것 같아, 제 시 읽으면 기분이 좋진 않다.”고 스스로에게 엄격한 모습을 보이며, “그럼에도 수고해주신 편집자님께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시를 낭독하는 이기성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이어 이기성 시인은 “제 시에 잿빛이 있어서 표지가 잿빛이 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분홍색이더라. 처음엔 제 인생에 분홍색이 안 어울린다, 무채색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아름답다.”며 “시집 이미지에 맞게 올 봄엔 분홍 옷을 입고 다닐 것.”이라고 시집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유희경 시인은 얼마 전 어떤 시인이 “시인들은 너무 잿빛이다. 가끔 컬러풀해야하지 않겠냐.”며 “핀 시리즈를 하염없이 쓰다듬다가 세트를 사가셨다.”고 첨언했다. 

이런 김경후, 이기성 시인이 쓴 에세이의 배경은 각각 매점과 박물관이다. 김경후 시인은 “제 글 중에서는 시가 가장 객관적인 글의 종류”라며 “에세이를 쓰며 저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스스로가 가진 추억과 매점이 가진 특색이 얽혀 주관적 글을 썼다는 것. 이기성 시인은 자신은 “나의 이야기를 위장하고 나를 드러내지 않는 것에 익숙하다.”며 “나라는 주어를 내세우는 것”이 익숙지 못해 ‘그 여자와 그 남자’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썼다고 밝혔다. 

<김경후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시를 쓸 때 습관이 있냐.”는 독자의 질문에 김경후 시인은 “전혀 없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집에서 어머니, 아버지랑 같이 산다. 제가 그 집에 있어야 하니, 그거는 생존본능과 비슷하다. 글 쓸 때 습관이 있는 것은 생존에 위협이 돼서 가지지 않으려 한다.”고 사뭇 진지한 어조로 말해, 독자들을 폭소케 했다. 

또한 김경후 시인은 “아직도 첫 번째 등단작을 고치고 있다.”고 밝혀 관객들과 유희경 시인의 감탄을 자아냈다. “시를 쓰면서 자신감이 없어 고통스러웠던 적도 있지만 그것이 나쁜 지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김경후 시인은 “겸손해질 수 있는 용기와 끝까지 고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기성 시인(좌), 김경후 시인(우).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날 낭독회는 두 작가의 사인회를 끝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기성 시인은 “오늘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어쩌면 제가 시 쓰는 작업이 그렇게 외로운 작업만은 아닐 수 있겠구나.”라는 작은 위안을 얻었다고 전했다. 

<시집 '어느 새벽, 나는 리어왕이었지'(좌)와 시집 '사라진 재의 아이'(우). 사진 = 육준수 기자>

한편 핀 시리즈 시인선 출간을 기념하는 세 번째 라이브 낭독회는 오는 8일 신촌 위트 앤 시니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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