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가 마리암 마지디, "한국 미투 연대감 느끼고 응원한다"
프랑스 작가 마리암 마지디, "한국 미투 연대감 느끼고 응원한다"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03.26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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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중인 마리암 마지디 <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2017년 프랑스 공쿠르 신인 문학상 수상자이자 “나의 페르시아어 수업”의 저자인 마리암 마지디가 처음으로 방한한 가운데, 26일 오전 11시 주한프랑스문화원에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마리암 마지디는 자신의 삶과 작품세계를 소개했으며, “나의 페르시아어 수업”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나의 페르시아어 수업”은 2017년 공쿠르 최우수 신인상과 우에스트 프랑스 문학상을 수상한 마리암 마지디의 장편소설이다. 이란의 테헤란에서 태어나 6살 때 부모를 따라 프랑스로 망명한 마지디는 이란인이자 프랑스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된다. “나의 페르시아어 수업”은 정체성에 고민하며 이란과 프랑스를 오고갔던 마지디가 자신의 삶을 그려놓은 자전소설이자 성장소설로, 극심한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렸던 어린 마지디가 자신의 언어를 찾아내 스스로와 화해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마지디는 자신의 소설을 가리켜 “일시적이고, 망각되어버리는 것에 도전장을 낸 것”이라고 표현한다. 이란인과 프랑스인 사이에서 정체성의 갈등을 겪은 마지디는 “정체성에 갈등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구어로 이야기되어 왔다.”며 그것이 잊히지 않도록 기록에 남겨두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작가나 예술가는 자기 자신이 느낀 것이나 체험한 것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 아닐까 생각한다.”는 마지디는 자신들의 기록을 “망각에서 구해냈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다.”며 “다양한 사람들의 흔적을 남겨야지 하는 노력을 했었다. 특히 문학에 관심이 많고 열정이 있었기에 글쓰기에 대면하고자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나의 페르시아어 수업"의 원서 <사진 = 김상훈 기자>

마지디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중언어자, 이중문화자를 바라보는 편견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지디는 “망명자, 짧건 길건 다른 국가에서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그네를 타는 것처럼 양쪽 끝을 왔다 갔다 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저에게 프랑스사람이냐, 이란사람이냐고 정체성을 설명하라 요구한다면 답변하기는 굉장히 어렵고, 어떨 때에는 분노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인, 이란인이라는 두 정체성이 혼합되어 있는 상황이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마치 중요한 한 부분이 절단되는 것 같이 고통스러우면서 폭력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자신과 흡사한 환경에 있는 한 작가가 ‘전쟁이 난다면 어느 편으로 출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몹시 분노했다는 이야기를 한 마지디는 “두 개의 문화를 가졌다는 것은 두 개 시점, 두 개의 입장, 두 개의 느낌을 가졌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런 것이 풍요로움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체성이라는 말이 단 하나의 고유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다양한 것들의 모자이크이며, 같은 나라의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형제라도 단 하나의 정체성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리암 마지디 <사진 = 김상훈 기자>

이날 간담회에서는 여성 인권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마지디가 망명한 국가인 이란은 여성 인권이 세계에서 가장 나쁜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마지디는 “이란에는 전 세계 최악의 신정정치가 진행되고 있으며, 여성의 권리를 부정하는 정권이 이란의 정권”이라며 이란 여성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결코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디는 “여성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것을 주의 깊게 관심 가지고 지켜내지 않으면, 우리가 누리는 것이 평생 가지 않는다는 문장을 기억하고 있다. 정치체계, 경제, 종교가 변하면 여성의 권리를 박탈하는 일이 제일 먼저 일어난다.”며 여성들 스스로가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투쟁 뿐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끊임없이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미투에 대해서는 “움직임이 굉장히 큰 규모로 발전해나가고 있는 것에 연대감 느끼고 응원한다.”며 “부당한 대우가 있었을 때, 개인이 피해를 입었을 때 집단이 연대하고 있다는 의사를 표시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며 연대가 여성의 권리에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이야기했다. 

마리암 마지디의 장편소설 “나의 페르시아어 수업”은 출판사 달콤한책을 통해 3월 25일 출간되었으며, 마리암 마지디는 26일 이화여자대학교 강연을 시작으로 27일 대전 알리앙스 프랑세즈, 28일 부산대학교, 29일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서울도서관, 30일 주한프랑스문화원 등을 돌며 독자들과 만나게 될 예정이다.

달콤한책 출판사를 통해 소개된 "나의 페르시아어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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