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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교 시인, 긍휼과 연민의 힘 보여주는 “부러진 나무에 귀를 대면” 출간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03.28 00:14
"부러진 나무에 귀를 대면" 표지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김응교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부러진 나무에 귀를 대면”이 천년의시작 출판사를 통해 출간됐다. 시집의 해설을 쓴 정우영 시인은 김응교 시인을 가리켜 “긍휼의 시인”이라고 표현한다. 그 말대로 김응교 시인은 시집에 수록된 58편의 시를 통해 사회의 약자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 시선은 좁다란 ‘하꼬방’에서 불법체류자들의 조촐한 명절 식사, 우에노 공원의 무료 이발소에까지 이른다. 

“긍휼의 시인”이라는 표현에서 기자는 가혹한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겨울 어느 달동네에서의 모습을 떠올렸다. 서울에 마지막 남은 달동네 중 하나인 노원구 백사마을은 아직도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가 남아있다. 지난 1월 17일 백사마을에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였는데, 이들의 중심에는 김응교 시인이 있었다. 

백사마을을 찾은 김응교 시인 <사진 = 뉴스페이퍼>

‘윤동주 전문가’로도 꼽히는 김응교 시인은 윤동주의 시에는 자기성찰 뿐 아니라 실천의 이미지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시인의 이 말에 공감하고 나아가 시의 정신을 실천하고자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사람이 60여 명에 달했고, 한파를 견뎌낸 백사마을의 주민들에게 연탄을 전달하고자 모인 것이다. 김응교 시인을 비롯해 이들은 연탄을 나르기에 앞서 윤동주의 시 ‘새벽이 올 때까지’를 함께 낭송했다. “다들 울거들랑/젖을 먹이시오”라는 시구와 조끼와 토시를 차고 연탄을 나르는 모습은 긍휼이라는 단어를 가장 잘 그려내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긍휼의 시인’인 김응교 시인의 작품 속에는 긍휼과 연민의 마음이 충만해있다. 이러한 긍휼과 연민은 단순히 시혜적이거나 수혜적이지 않고, 대상을 동반할 존재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 ‘단추’에는 객차 속 옆 사람에게 기꺼이 어깨를 내어주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상갓집에서 밤을 새우고 출근하는 이를 보며 “그나 나나 비슷한 처지”라 생각하는 화자는 그런 그를 위해 어깨를 내어주고, “반대편 사람이 저무는 어깨를 대준다/단추도 우리도 악착같이 붙어 있다”며 서로 어깨를 내주고 기대며 견뎌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 ‘사과우체통’은 주소가 없어 주소를 빌리려는 이를 위해 “아침마다 나는 우체통이기를 소망”하는 화자가 등장한다. 주소가 없는 이의 가장 큰 소망은 그저 아내와 자식으로부터 편지를 받는 것이다. 화자는 그런 그를 위해 우체통이 되어 “마침내/헤어졌던 부부가 입맞춤할 때/물끄러미 바라보는 나는,/빠알간 능금우체통 뺨이었”기를 바란다. 

강연 중인 김응교 시인 <사진 = 뉴스페이퍼>

박수연 문학평론가는 “많은 저술과 강연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이 대책 없는 자기희생을 견디게 해주는 것이 그의 시라는 사실을 독자들은 시를 통해 알 수 있다.”며 “그는 악착같이 ‘단추’처럼 견디고 있는 것이다. 그 견딤이 모든 일상에서 대책 없는 사랑으로 표현되고 있다.”고 전했다. 열띤 강연과 저술 활동으로 인해 김응교 시인을 저술가, 강연자로만 기억하는 이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시인의 활동이 단순히 저술과 강연에만 머물고 있지 않으며, 시인으로서의 면모와 시적 세계관을 “부러진 나무에 귀를 대면” 통해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김상훈 기자  ksh@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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