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따분하거나 고루한 것 아냐” 키워드 확장 통해 문학 의미 되짚는 “문학3”
“‘문학’ 따분하거나 고루한 것 아냐” 키워드 확장 통해 문학 의미 되짚는 “문학3”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04.08 00:23
  • 댓글 0
  • 조회수 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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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이후 1년, 독자들과 성장한 “문학3”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지난 15년 터진 신경숙 소설가의 표절 논란은 작가의 개별적 문제에 머물지 않고 한국문학장의 구조적 문제로 번져갔다. 창비를 포함한 대형 출판사들이 ‘문학권력’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곳곳에서 자성과 성찰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래서인지 16년에는 유독 변화를 표방하는 문예지들이 돋보이기 시작했으며, 문학과지성사는 문예지 “문학과 사회”의 혁신을 선언하고 민음사가 “릿터”라는 문예지를 새롭게 내놓기도 했다. 

“문학3”은 이러한 시기 창비가 새롭게 내놓은 문학 매체다. “문학3”은 연 3회 발간되는 문학지, 인터넷을 통해 수시로 글이 업데이트되는 문학웹, 낭독회 · 토론회 등 현장 활동이 중심이 되는 문학몹 등 세 가지 활동의 총칭이며, 동시에 문학 ‘플랫폼’이기를 추구한다. 

“문학3”이라는 플랫폼에 대해 알아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고양 아람누리 도서관에 마련됐다. 고양시에 위치한 아람누리 도서관은 지난 3월 22일부터 잡지의 편집자를 초청,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행사의 사회를 맡는 송종원 평론가는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동시대 사람들의 욕망과 생각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잡지를 통해 우리 시대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고민, 욕망을 하는지 알아보자는 생각으로 기획됐다.”며 기획의도를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잡지 “어라운드”와 “릿터”의 편집자가 행사에 참여하여 잡지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4월 5일에는 “문학3”의 양경언 기획위원이 자리하여 “문학3”의 방향성과 특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문예지들 ‘더 잡지같이’ 변하는 동안 ‘문학’ 집중한 “문학3”

“문학3”이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문예지들과 비교되는 가장 큰 특징은 ‘문학’에 더 집중했다는 것이다. “릿터”나 “악스트”가 판형을 대대적으로 변경하고 제목과 내용에 차별을 두어 ‘더 잡지같이’를 지향했다면, “문학3”은 ‘문학’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문학’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답을 찾고자한다.  

좌 양경언 기획위원, 우 송종원 평론가 <사진 = 김상훈 기자>

양경언 기획위원은 “문학3”의 기획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표절 사태 이후 “어떤 잡지는 폐간이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문학의 종언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새로운 매체들이 등장하는 상황 속에서 문학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모습도 많이 등장했다.”고 회상한 양 기획위원은 그럼에도 문학작품이 독자들에게 각자의 고유한 경험을 제공해주는 순간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런 경험을 없애고 문학에서 벗어나거나 열패감에 젖는 게 아니라, 독자들과 쓰는 사람 모두 주체적으로 재미있게 만들어갈 수 있는 길을 찾아갈 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다. 고루하고 따분한 문학이 아니라, 문학이라는 말의 범위를 넓혀가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가는 장으로 이야기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문학’이라는 단어를 잡지의 제목에 사용했다고 이야기했다. 

“문학3”에 3이라는 숫자가 들어간 것도 같은 이유다. “문학3” 제목 속 ‘3’이라는 숫자 또한 ‘문학’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양경언 기획위원은 “독자들과 만났을 때 3이라는 키워드에 아리송해하고, 각자가 생각한 답을 해주시기도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상상하시는 바로 그것’이 문학3의 이유라고 장난식으로 답변한다.”며 “문학3”에 명확한 의미가 부여되어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문학3 4호 표지

양경언 기획위원은 “이름을 접했을 때 각자가 그려내는 이미지, 인상을 부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단정적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말보다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이름이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잡지 내지는 플랫폼에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의도로 제목 안에 ‘3’이 들어가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기에 “문학3”의 3은 문학웹, 문학몹, 문학지의 3이자, 문학의 공공성, 현장성, 실험성의 3이며, 작품, 작가, 독자의 3이기도 하다. 양경언 기획위원은 “문학3” 내부에 적혀있는 “문학은 모두의 말이 모두의 것이 되는 순간입니다. 문학은 읽고 쓰는 대상이 아니라 삶 속에 있습니다. 문학3은 언제나 문학 삶으로 잘못 읽혀지기를 원합니다.”라는 문구를 소개하며 “문학3”이 독자 모두에게 있어서 각자의 문학을 찾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는 맥락의 이야기를 했다. 

- 창간 후 1년... 독자들과 함께 성장한 “문학3”

“처음에는 리틀창비(창작과비평)라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잡지가 처음 등장하고 나서 사람들의 반응이 어떠했냐는 질문에 양경언 기획위원은 위와 같이 이야기했다. “창작과 비평”은 창비에서 발간해온 전통적인 문예지로, ‘리틀창비’라는 말은 “문학3”이 “창작과 비평”에 미치지 못한다는 시선에 가깝다. 등장 초기에는 문학웹이 제대로 꾸려지지 않았고, 문학몹 또한 열린 적이 없어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문학3 문학지를 들고 있는 양경언 기획위원 <사진 = 김상훈 기자>

17년 1월 등장한 “문학3”은 지난 1월 창간 1년을 맞이하는 문학지 4호를 내고, 3월 말에는 네 번째 문학몹을 진행하기도 했다. 문학웹에도 웹 컨텐츠에 걸맞는 글이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다. 창간 후 1년이 지난 “문학3”은 여전히 ‘리틀창비’일까? “창작과 비평”과는 차별적인 매력을 갖췄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문학3”이 구성에서 “창작과 비평”가 차별되는 독특한 지점은 단연 ‘중계’ 코너다. 매 호마다 진행되는 ‘중계’ 코너는 문학지 안에 수록된 글을 독자들이 어떻게 읽었는지 좌담 형식으로 보여주며, 교사, 음악가, 시인, 소설가, 운동가, 학생, 영화 제작자, 연구자 등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독자들이 참여하여 각자의 위치에서 본 문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학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운 문학을 찾는다는 지점에서 ‘중계’ 코너는 “문학3”의 지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문예지들이 작품을 독자에게 일방적으로 보여준다면 ‘중계’ 코너의 존재는 잡지 안에 들어있는 작품에 독자들이 의심이나 재고를 해볼 여지를 준다는 장점이 있다. 17년 3호에 수록됐던 시 중계 “나도 지평선은 처음이구나”는 좌담 중 독자들이 문학지 안에 수록됐던 작품을 비판적으로 읽는 모습을 보여준다. 문제적 작품을 두고 독자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모습은, 일방적이고 권위주의적이었던 기존의 한국문학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었다. 

또한 등단 여부를 가리지 않고 투고작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점은 특기할만한 일이다. 기존의 문예지들은 작품을 올리고자 한다면 등단 절차를 거쳐서 데뷔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문학3”은 등단 여부와 상관없이 투고를 받았고, 투고작을 싣는 코너를 따로 마련해 독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17년 7월 문학몹 <사진 = 뉴스페이퍼>

문학지가 자리를 잡는 동안 문학웹과 문학몹도 독자들과 교류하며 성장하고 있다. 네 차례 문학몹이 진행됐으며 3월 말에 진행된 문학몹은 독자들과 더 직접적으로 만나며 “문학3”을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갈지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문학웹은 문학웹 나름대로 웹의 특징을 살려 더 시의적이고 흥미를 유발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현장에세이나 키워드3 같은 코너는 시의적절한 사회문제에 대한 각계각층의 말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문학3”은 ‘리틀창비’에서 벗어나 고유한 문학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행사장에 함께한 기획위원 신용목 시인과 안희연 시인 <사진 = 김상훈 기자>

한편 고양 아람누리 도서관은 오는 4월 12일에는 소설 잡지 “악스트”의 백다흠 편집장을 초청, “악스트”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악스트”는 지난 15년 6월 은행나무 출판사가 창간한 격월간 문예서평지로, 새로운 문예지의 등장을 암시한 잡지이기도 하다. 행사에 관한 자세한 문의는 고양 아람누리도서관 전화(031-8075-9033)를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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