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꽃이 피면 그대도 핀다', 세월호 참사 4주기 낭독회 다수 시인 참여 속에 끝나
'4월 꽃이 피면 그대도 핀다', 세월호 참사 4주기 낭독회 다수 시인 참여 속에 끝나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4.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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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4월 13일 서울 신사동 유심 세미나실에서는 ‘4월 꽃이 피면 그대도 핀다’라는 이름의 추모 낭독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다수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세월호 참사 4주기 추모 낭독회 단체사진. 사진 = 육준수 기자>

사회를 맡은 박완호 시인은 행사를 시작하며 “지금은 너무 아름다워 슬픈 4월, 슬픔의 크기만큼 더 아름다워야 할 4월”이라고 이야기했다. 봄이 찾아오고 꽃이 피는 시기이지만, 참사에 대한 기억 탓에 아름답게만 느껴지진 않는다는 것. 박 시인은 낭독회에 참여한 이들의 이름을 차례로 불러주며 “이 자리에 참석해주어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맹문재, 김용희, 이승희, 김개미, 서안나, 이혜미, 하린, 박현수, 권현형, 이선이, 성향숙, 유정이, 방민호 시인은 희생자를 기리며 쓴 작품을 직접 낭독했다. 이중 1부는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맹문재 시인이, 2부는 하린 시인이 각각 첫 차례를 맡았다. 
   

<맹문재 시인(좌)과 하린 시인(우). 사진 = 육준수 기자>

맹문재 시인은 시 ‘세월호 앞에서’의 “책임자의 수칙도/상식도/부끄러움도/침몰한 지 오래”라는 구절을 통해 사회 구조의 문제를 지적하고, 참사 당시 조치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하린 시인은 시 ‘팽목’에서 슬픔과 통증을 ‘틈’이라 칭하며, 그런 틈들을 간직한 채 현재에 이르러 ‘4월엔 눈물도 많다’고 이야기했다. 

권현형 시인과 성향숙 시인은 실제 일화를 모티브 삼아 시를 썼다. 권 시인은 자신의 시 ‘사월은 머리맡에 씨앗을 두고 자는 달’은 “사월은 머리맡에 씨앗을 두고 자는 달/끝내 닫힌 창문을 밀고 나오지 못했던 너의 ‘ㄹ’은/네가 늘 머리맡에 두고 자던 씨앗 같은 것이었음을 믿는다”라는 구절처럼 한 학생이 마지막 순간 할머니에게 ‘ㄹ’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남긴 일화를 바탕으로 집필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성향숙 시인은 자신의 시인 ‘나는야 술래’는 민간 잠수자 김관홍씨의 죽음에서 큰 충격을 받아 쓴 시라고 전했다. 때문에 “그는 사라진 새의 날개짓을 쫓아 죽음 속으로 들어갔다”는 시의 끝 구절에는 성향숙 시인이 느낀 슬픔이 배어있다. 
   

<김용희 시인(좌)과 이승희 시인(우). 사진 = 육준수 기자>

예외적으로 김용희 시인과 이승희 시인은 시가 아닌 다른 형태의 글을 낭독했다. 김용희 시인은 세월호 사건의 방식으로 각색한 자신의 단편소설 '꽃을 던지다'의 일부를 읽었다. 참사로 아들을 잃은 한 여자가 추억하는 과정에서 아들의 환각과 만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승희 시인은 참사 이후 한 줄의 글조차 쓰지 못했던 자신의 경험에 대해 쓴 짧은 산문 '이젠 집에 가자, 집으로 가자'를 읽었다. 

<방민호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낭독회의 마지막 순서였던 방민호 시인은 국민교육헌장의 형태를 빌려 쓴 시 ‘새 국민교육 헌장 – 세월호 0122’를 낭독했다. 이 시에서 방 시인은 “성실한 사람도 게으른 사람도 튼튼한 사람도 불편한 사람도 많이 배운 사람도 못 배운 사람도/타고난 저마다의 생명의 권리를 아무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민호 시인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을 때 저는 이명박 정부보다는 나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던 것 같다.”며 “우리는 국민이 아닌 사람을 길러내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서안나 시인(좌)과 이혜미 시인(우). 사진 = 육준수 기자>

한편 축하공연에서 춤꾼 양혜경씨는 ‘넋전 춤’을 선보였다. ‘넋전 춤’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이어주고 죽은 자와 소통하는 정통 의례 의식무로, 참사 피해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시간이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권미강 시인은 직접 쓴 세월호 헌시를 낭송했다. 

<'넋전 춤'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날 세월호 참사 4주기 추모 낭독회는 작가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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