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다흠 편집장, 기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 제시하는 소설 문예지 'Axt'에 대한 대담 나눠
백다흠 편집장, 기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 제시하는 소설 문예지 'Axt'에 대한 대담 나눠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4.18 10:33
  • 댓글 0
  • 조회수 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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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지난 12일 고양에 위치한 아람누리 도서관에서는 은행나무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는 소설 전문 문예지 ‘악스트’의 백다흠 편집장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는 3월 22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지금 여기_잡지 읽기’ 행사의 일환이다. 아람누리 도서관에서는 그간 송종원 평론가의 진행 아래 ‘어라운드’의 김이경 편집장, ‘릿터’의 서효인 편집장, ‘문학3’의 양경언 기획위원과 각 잡지의 의도 및 특징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화의 장을 만든 바 있다.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 
책이란 무한한 숫자와도 같다 

<백다흠 편집장. 사진 = 육준수 기자>

백다흠 편집장은 잡지의 이름 악스트(AXT)는 도끼를 뜻하는 독일어 명사로, 프란츠 카프카가 친구 오스카 폴락에게 보낸 편지글 중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는 문장에서 따왔다고 밝혔다. 

이 문구처럼 백다흠 편집장은 ‘악스트’를 통해 평론가들이 이끌고 있는 문학잡지의 보편적 기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창간호의 표지에 담배를 문 천명관 소설가의 사진이 크게 새겨진 이유도 이런 까닭이다. 작가를 메인에 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싶었다는 것. 그러면서 백 편집장은 이렇듯 인물을 부각시키는 방법은 “미국이나 독일, 일본의 많은 잡지들이 전통적으로 해온 방식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백다흠 편집장은 “처음에 이 사진을 쓴다고 했더니 사장님이 절 되게 한심하게 생각하시더라. 천명관씨도 (사진이 들어간 것을) 책이 나오고 알았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악스트의 창간호와 표지 사진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백 편집장은 “그 후 2호부터는 사진을 찍을 때 연출도 하기 시작했다.”며 박민규 소설가가 메인인 “2호를 보면 색깔도 그렇고 힙해야 한다는 강박이 보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백다흠 편집장이 언급한 악스트 2호. 사진 = 육준수 기자>

또한 백다흠 편집장은 악스트의 목차에 수학 기호가 들어간 이유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파이의 경우 “책이란 너무나도 무한한 숫자처럼 느껴져 우리가 책을 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소수점 아래의 수가 끝나지 않고 반복되는 파이를 서평에 붙이고 싶었다는 의견이다. 

소설을 위한, 소설 독자를 위한, 소설가들에 의한, 격월간 소설 잡지 “Axt” 

<송종원 평론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송종원 평론가는 악스트에 참여하고 있는 위원들은 주로 소설가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설가들이 만든 잡지가 가질 수 있는 개성”에는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백다흠 편집장은 악스트가 창간될 때는 문학계의 출판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신경숙 소설가의 표절 논란이 신문을 통해 다뤄져 ‘문학권력’이라는 문단의 구조적 문제가 대두됐다는 것. 또한 “신인 작가의 소설집은 1000부도 채 안 팔리고, 지방 서점은 신인 소설가의 소설집을 받으려 하지도 않았으며, 대형 출판사인 창비나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조차도 어려움을 말하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백다흠 편집장은 이때 “장르와 비장르가 섞인 이종교배 작품들”이 유행하여,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불안감이나 두려움을 가지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가운데 “이렇게 소설 시장이 죽어있으면 안 된다. 소설가와 소설을 위한 잡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했다며, “문학대중과 그냥 대중의 접점을 이룰 장르라면 그것은 소설”이라는 판단 하에 악스트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독자와의 소통과 “Axt”의 미래 

<백다흠 편집장. 사진 = 육준수 기자>

백다흠 편집장은 10호에서 다와다 요코를 다뤘을 때에 출간 2주 만에 5천부가 팔려 크게 놀랐다고 이야기했다. 다와다 요코의 작품은 아방가르드한 특징이 있어, “한국 작가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개념으로 출간 부수를 줄여 기획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10호의 품절문의가 연일 이어졌다며, 백다흠 편집장은 “독자들의 어떤 깊이도 함부로 재량 가능한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백 편집장은 아직 독자와의 만남을 해보진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책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버거워 추가적인 기획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백 편집장은 “아직 미정이긴 하지만,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기획을 하나 만들어보려 한다. 가시적으로 보이면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이야기를 마치며 백 편집장은 많은 사람들이 ‘문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려워한다고 이야기했다. 무의식적으로 “문학은 이거야”라는 강박을 가지고 있다는 것. 백 편집장은 이런 현상들이 잡지로 인해 해소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송종원 평론가(좌)와 백다흠 편집장(우). 사진 = 육준수 기자>

4주간 이어진 ‘요즘 잡지’ 편집자들과의 대담은 이날로 끝을 맺었다. 행사는 많은 문예지 독자들의 참여 속에서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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