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의 입술을 열면' 김현, 배수연 함께한 올해 첫 수요낭독공감 성료
'조이의 입술을 열면' 김현, 배수연 함께한 올해 첫 수요낭독공감 성료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4.24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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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지난 18일 광화문 교보문고 배움에서는 올해 첫 수요낭독공감 행사 ‘조이의 입술을 열면’이 진행되었다. 수요낭독공감은 우리 생활에 낭독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대산문화재단과 교보문고가 2013년부터 시작한 정기 낭독회이다. 

행사의 사회는 양경언 문학평론가가 맡았으며 2009년 작가세계로 데뷔해 시집 ‘입술을 열면’ 등을 펴낸 김현 시인, 2013년 문학수첩 신인상을 받으며 데뷔해 시집 ‘조이와의 키스’를 펴낸 배수연 시인이 참여했다. 행사명 ‘조이의 입술을 열면’은 이들 두 시인의 시집 제목을 합친 것이다. 

<왼쪽부터 배수연 시인, 김현 시인, 양경언 평론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날 김현 시인은 자신의 시 ‘마르가리따’와 ‘유구’를, 배수연 시인은 시 ‘여름의 집’과 ‘코스타리카의 팡파레’를 낭독했다. 이중 시 ‘여름의 집’에 대해 배수연 시인은 검정치마의 노래 ‘EVERYTHING’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낭독 이후에는 두 시인의 시 세계, 각종 사유에 대한 담화가 이어졌다. 

테이블이 하나의 시집이라면 제목은 조명 

<배수연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배수연 시인은 테이블이 하나의 시집이라면 제목은 조명의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제목이 테이블 위에 놓인 오브제(시)들의 느낌을 조성해준다는 것. 자신의 경우에도 제목이 ‘조이와의 키스’이다 보니 연애의 느낌으로 시를 읽어주는 독자가 더러 있더라고 전했다. 

이에 동의하며 김현 시인은 “저는 시 제목을 시집 제목으로 삼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한 권의 시집에도 별도의 제목을 두어, 오십여 편의 시가 한 편의 시처럼 보이길 바란다는 것. 

때문에 김현 시인은 원래 자신의 시집 제목은 ‘조선 마음’이었으나, 퇴고 과정에서 “이 제목은 오십여 편의 시를 아우르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입술을 열면 미래가 나타나고’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또한 추후 편집자가 “이건 너무 딱 들어맞는 제목이기 때문에 뒤에 어떤 목소리가 붙을 지는 독자에게 남겨주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하여 ‘입술을 열면’이라는 현재의 제목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김현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이어 배수연 시인은 자신은 영감이 오면 아무데서나 글을 쓴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것이 좋지 않게 느껴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림을 그릴 때에는 하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그릴 수 있지만 시만은 영감에 의존적, 수동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배 시인은 “어떨 때는 영감이 와야만 쓸 수 있다는 것이 분하다.”고 이야기했다. 

시를 쓸 때에 무용한 것과 필요한 것 

김현 시인은 ‘술과 담배, 그리고 시’는 시를 쓸 때에 무용하다고 이야기했다. 술과 담배는 놀 때에나 필요하지 시를 쓸 때에는 필요치 않으며, 자신의 경우 시를 쓰기 전 예열의 시간에는 산문 등의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또한 필요한 것으로는 돈, 시가 아닌 타 장르의 예술, 우정 등이 있다고 전했다. 김현 시인은 “당장 전기세 내야하고 며칠 쫄쫄 굶는 상황에서 시가 나오진 않았을 것”이며 “시를 쓰는 데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친구나 연인 사이에 쌓고 있는 감정들은 시의 토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현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는 김현 시인이 “등단하고 나면 시단을 휘어잡을 줄 알았다. 내 시를 받기 위해 여기저기서 청탁이 올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1년 동안 청탁도, 지면도 없어서 십년간 시를 써서 등단했는데 이대로 끝나는구나.”라는 불안을 겪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 시인은 그즈음 지면보다 먼저 동료 작가들을 만나 함께하다 보니 불안감들이 없어졌다며, 동료들과의 교류가 작가 생활의 에너지가 됐다고 전했다. 

배수연 시인은 필요한 것 두 가지로 ‘시를 읽거나 쓰는 동료’와 ‘나를 위한 사소한 여유’를 꼽았다. 배 시인은 “양말을 좋아해서 양말 좀 그만 사라고 남편이 구박한다. 빵을 너무 좋아해서 신랑과 싸운 적도 있다.”며 “빵과 양말을 살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런 두 시인은 다음 생애에 태어난다면 배수연 시인은 현대무용 안무가가, 김현 시인은 무용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배 시인은 “다음 생에 태어나면 안무가가 되고 싶지만, 이번 생에 할 수 있다면 댄스 필름을 꼭 찍어보고 싶다.”며 “매년 기획서를 내볼 생각이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현 시인은 “무수한 메타포를 몸으로 해내는 것은 무슨 세계일까, 기분은 어떨까”라는 궁금증이 있어 어릴 때는 현대무용 수업을 듣기도 했다며, 무용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시를 낭독하는 배수연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날 낭독회는 두 시인이 서로의 시를 대신 낭독하며 끝을 맺었다. 배수연 시인은 김현 시인의 ‘감상소설’을, 김현 시인은 배수연 시인의 ‘내가 노인이었을 때’를 읽었다. 그러며 두 시인은 시를 쓸 때면 “무언가 허투루 해서는 안 된다는 압박감”이나 “한 번도 시를 쓴 적이 없는 것 같은 두려움”이 들 때도 있지만, 시인으로서 많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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