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 삼촌'의 현기영 소설가, 제주4.3 잊지 않아야 실패한 역사 반복되지 않는다
'순이 삼촌'의 현기영 소설가, 제주4.3 잊지 않아야 실패한 역사 반복되지 않는다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4.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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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영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지난 19일 아리랑시네센터 3관에서는 제주4.3 70주년을 맞아 기획된 ‘제주 4.3, 그리고 오늘’의 첫 번째 시간 ‘현기영 작가와의 만남’이 진행됐다. 본 행사는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회가 주최하였으며 기념사업회와 성북문화재단, 트리콘이 공동주관, 행정안전부가 후원했다. 행사의 진행은 고명철 문학평론가가 맡았다.

행사를 시작하며 현기영 소설가는 “4.3을 겪은 모든 제주도민은 억압으로 인한 내면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며 “내가 문학을 한다는 놈으로서 이 트라우마를 말하지 않고서는 문학적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소설 '순이 삼촌'. 사진 = 육준수 기자>

그렇기 때문에 쓴 제주4.3 관련 소설이 "순이 삼촌" 작품집에 수록된 ‘순이 삼촌’과 ‘도령마루’, ‘까마귀’이다. 현 소설가는 “세 편만 쓰고 그만두려 했다만, 이거 썼다고 잡혀가서 삼일 얻어맞고 한 달 동안 감금됐다. 이렇게 되니 억하심정도 생기고 4.3이 운명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또한 “원래 이후에는 소위 모더니즘, 순수문학을 할 예정이었는데 지금까지 발목이 잡혔다.”며 ”날 때리지 않았으면 지들도 좋았을 거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고명철 평론가(좌)와 현기영 소설가(우). 사진 = 육준수 기자>

현기영 소설가는 “제주4.3은 항쟁과 수난이라는 양면을 가진 하나의 동전”이라고 정의했다. 분단을 반대하고 단독정부의 수립을 요구했다는 의미에서는 ‘항쟁’이며, 가족 및 자신의 생존을 걸고 싸운 과정에서 겪었다는 점에서는 ‘수난’이라는 의견이다.

현 소설가는 “4.3을 ‘항쟁’으로 정의할 때는 흔히 무장봉기 이후만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 1년 전부터 항쟁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제주도민들은 남북이 각각의 단독정부를 수립하려 할 때 “나라를 세우려면 단일국가를 해야지 어떻게 분단국가를 세우냐.”고 강하게 반대했으며, “미군정이 경찰과 면장 등으로 친일파를 다시 등용한 일”에 대해서도 크게 반대했다는 것. 이런 반대는 “일제강점기 당시 새로운 학문을 공부하러 일본으로 건넌 제주도 출신 젊은이들이 한반도에 운명을 우리가 책임지고 전위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당시 제주도민들은 식구들이 죽어가는 수난의 상황에서 ‘생존의 싸움’을 했기 때문에 현기영 소설가는 “4.3은 항쟁과 수난이 표리 관계에 있다.”고 이야기했다. 때문에 “남로당으로 제주4.3을 완전히 적색시해서 폭동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물론 남로당이 관여했지만 남로당은 곪을 대로 곪은 종기를 터트리는 부수적인 바늘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단언했다. 

<현기영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그러며 현기영 소설가는 제주4.3은 한국사에서 70년간 철저히 배제 당했다고 이야기했다. 현 소설가는 “제주도의 사건은 한국 대한민국의 실패한 역사”라며 이 사례를 잊지 않아야 실패가 반복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사회주의를 표방한 남로당이라는 집단에 대해서도 쉬쉬할 것 없이 과감히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소설가는 “사회주의진영이 몰락하는 상황임에도 자본주의의 내용이 민중적으로 와있는 것은 사회주의의 공이 크다.”며, “만약 분단이 안 됐다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경쟁관계 속에서 국가를 이끌어 가는 훌륭한 이념들이 탄생했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제주4.3의 제1 가해자는 대도살자 이승만”이라며 “골이 비었는지 이승만을 국부로 삼자는 일부의 광신도 세력이 있다.”고 분개했다. 현 소설가는 “제 자식을 삼만이나 잡아먹은 새끼가 어찌 애비가 되냐.”고 황당해하며 “가해자, 범죄자가 누구인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역사 인식을 다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명철 평론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날 대담은 독자들과의 질문 및 사인회를 끝으로 마무리 되었다. 

한편, 현기영 소설가는 오랜 기간 제주4.3 문학을 써온 탓에 “매일 똑같은 방식으로 쓴다면 독자들이 식상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때문에 유대인 수용소의 처참함을 재밌으면서도 슬프게 이끌어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처럼, 자신 역시 다양한 형식으로 글을 쓸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 

현 소설가는 자신의 소설 ‘순이 삼촌’에 대해 “무겁기 때문에 가벼운 시대정신에 먹혀가기 힘들다. 무거운 것을 가볍게 조리하여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며 4.3소설을 제대로 읽히게 하기 위해 “코미디와의 결합 등을 시도해나가려 한다.”는 뜻을 전했다.

<행사장 앞에 마련된 4.3문학 전시와 질문지들. 사진 = 육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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