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주4.3 전국문학인 대회 개최, 국제 문학 심포지엄 “동아시아의 문학적 항쟁과 연대” 열려
[종합] 제주4.3 전국문학인 대회 개최, 국제 문학 심포지엄 “동아시아의 문학적 항쟁과 연대” 열려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4.27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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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작가회의 제주도지회가 주관, 문화체육관광부와 제주특별자치도, 한국작가회의가 후원하는 “제주4.3항쟁 70주년 전국문학인 제주대회 : 그 역사 다시 우릴 부른다면”이 27일 한화리조트에서 시작됐다. 오는 29일까지 총 3일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의 첫 순서는 ‘국제 문학 심포지엄 : 동아시아의 문학적 항쟁과 연대’로, 국내 작가는 물론 전쟁 등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동아시아의 문학인들이 참여했다. 

<이종형 회장. 사진 = 육준수 기자>

행사를 시작하며 한국작가회의 제주지회 이종형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남북의 정상이 만나는 정상회담도 오늘 시작됐다.”며 그처럼 “국제문학심포지엄도 우리들이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결실을 거두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 자리가 “역사를 거울삼은 문학적 성찰을 통해 다시금 결기를 다지고 소통과 화합의 계기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전했다. 

심포지엄의 기조강연 ‘레퀴엠으로서의 문학’을 맡은 현기영 소설가는 “지금은 남북이 분단돼서 만나는 상황인데, 제주4.3은 처음부터 사이가 벌어지지 말자고 벌어진 항쟁”이라고 이야기했다.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이 “원한을 지닌 4.3 영령들의 억울함을 진혼하고 달래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현기영 소설가는 “4.3 희생자 3만의 죽음은 오랜 세월 동안 한국 현대사에서 배제”됐으며 “역대 독재정권들이 (권력을) 대물림하며 그것을 강압적으로 은폐해왔다.”고 말했다. 제주4.3을 공식 역사에서 지워 버리고, 제주4.3에 대한 민중의 기억을 말살하기 위해 사소한 언급조차 용납하지 않았다는 것. 

<현기영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현 소설가는 “변변한 무기도 없이 억제할 수 없는 분노만 가지고 봉기한 2~3백 명의 젊은이들을 무찌르기 위해 무고한 양민 약 3만 명을 소탕한 것”이 바로 제주4.3 사건의 골자라고 정의했다. 그러며 당시에는 양민 백을 죽이면 그중 게릴라 한 명쯤은 끼어있다는 뜻의 ‘백살일비’라는 말도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현기영 소설가는 이때 생긴 공포심 때문에 제주4.3의 피해자들은 대학살을 결코 밑 세대에게 말하지 않았다며, 이를 “망각의 정치”라고 정의했다. 

또한 현기영 소설가는 “살아서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던 그들(제주도민)은 죽어서 공산주의자가 됐다.”고 말했다. 4.3의 가해자들이 “빨갱이가 아니면 왜 죽었겠느냐”고 강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주4.3의 무수한 피해자 중에는 갓난아기도 있었다고 말하며, 현 소설가는 “갓난쟁이까지 빨갱이라는 소리냐?”고 냉소했다. 또한 자신이 군정보기관에 끌려가 고문당할 때에도 ‘빨갱이 작가’라 불렸다고 전했다. 

그런 와중에 ‘기억운동’의 형태를 한 4.3문학이 나타났다고 현기영 소설가는 말했다. 왜곡된 공식 기억을 부인하고 민중의 망가진 집단 기억을 복원해나가기 위해, 문학인들이 선두에 섰다는 것. 그러며 현 소설가는 “가슴을 짓누르는 두려움 속에서 진행된 4.3문학은 대지 밑으로 파묻힌 한 시대의 전설을 발굴하고, 타버린 마을과 죽은 자들을 되살리는 문학”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기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현기영 소설가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입구의 경구를 읊었다. “”아우슈비츠보다 더 무서운 것은 단 한 가지, 인류가 그것을 잊는 것이다.“이다. 현 소설가는 ”이 경구에 아우슈비츠 대신 4.3을 넣어보자.“며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는 유대인의 슬로건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가벼운 엔터테인먼트 시대”이기 때문에 기억운동을 엄숙주의로만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제주4.3에 환상과 코미디를 아우르는거나 가벼움과 경쾌함을 결합하여 “분노의 둔탁한 표현인 슬로건 예술, 포스터 예술”을 넘어서는 새로운 리얼리즘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 그래야 젊은 세대들의 지지를 얻어내고 항쟁이라는 정명을 획득하는 첫 걸음을 나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심포지엄 1부 사회를 맡은 홍기돈 문학평론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이어진 심포지엄 1부에서 베트남 ‘바오 닌’ 소설가는 “평화를 위한 전쟁문학”, 대만 리민용 시인은 “대만 국가 재건과 사회 개혁의 길 위에서”, 오키나와 메도루마 슌 소설가는 “오키나와의 자립과 독립을 향한 저항 운동”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역사 속에서 자신의 문학적 저항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2부에서는 최말순 부교수의 “대만의 228항쟁과 관련소설의 역사화 양상”, 오세종 류큐대 교수의 “재일조선인문학의 문학적 저항에 대해서”, 김형수 시인의 “몽골 유목민 문학의 저항성”, 오수연 소설가의 “우리가 만난 팔레스타인 저항문학” 발제가 이뤄졌다. 이는 아시아의 문학적 항쟁과 연대에 대해 말하는 시간이었다. 

<국제 문학 심포지엄 단체사진. 사진 = 육준수 기자>

한편, 제주4.3항쟁 70주년 전국문학인 제주대회 ‘그 역사, 다시 우릴 부른다면’은 오는 29일까지 이어진다. 28일에는 ‘4.3 문학 세미나’, ‘4.3 문화예술 공연’, ‘시극 및 노래 공연’, ‘현기영의 4.3문학 토크’, ‘전국문학인 제주대회’ 등이 진행되며, 29일에는 ‘기념식수 식재 및 4.3문학기행’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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