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시처럼 아름답게 시는 노래처럼 친근하게” 강백수 시인 특강 성료
“노래는 시처럼 아름답게 시는 노래처럼 친근하게” 강백수 시인 특강 성료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05.04 2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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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열린 도곡정보문화도서관 <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2016년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시의 본령은 노래’라는 믿음을 가진 이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강백수 시인 또한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힘을 얻은 이 중 하나다. 5월 2일 도곡정보문화도서관에는 가수이기도 한 강백수 시인이 “시처럼 음악처럼”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으며, “시의 본령은 노래이며, 노랫말은 시와 다르지 않다.”는 믿음을 전달했다.
  
강백수 시인은 2008년 ‘시와 세계’로 데뷔했으며 세 권의 산문집을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가수로서는 13년 1집 “서툰 말”, 16년 2집 “설은” 등 정규앨범을 내며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기도 하다.
  
시인으로서는 강민구라는 본명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기도 한 강백수 시인은 예명을 쓰게 된 까닭을 “문단이 보수적이기에 글을 쓴다는 사람이 음악 하는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처음에는 예명으로 시작했고 음악을 한다는 걸 숨겼다.”는 강백수 시인은 “시를 쓰는 일과 음악 하는 일이 전혀 다른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의 본령도 노래이고 노랫말도 시와 다르지 않다는 마음으로 시와 음악을 같이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수적인 문단에서 이러한 생각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럴듯한 포장을 한다.’는 식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강백수 시인은 16년 노벨문학상이 밥 딜런에게 시상되는 것을 보며 “어떻게 대중음악 가사를 문학의 영역으로 놓고 노벨문학상을 시상할 수 있느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저를 비롯한 어떤 사람들은 드디어 대중음악 가사가 문학의 영역으로 들어왔구나, 인정받게 되었구나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회상했다.
  
이번 특강이 “시를 즐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노랫말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출발했다.”고 말한 강백수 시인은 시를 ‘일상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각과 감정을 확장된 언어로 표현하는 언어예술’로, 음악을 ‘언어가 가진 태생적 한계를 음악적 장치를 활용하여 극복하고자 하는 종합예술’로 정의한 후 시와 노래를 통해 언어가 가진 불완전성과 애매함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밝혔다. 또한 시와 노래를 더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공개했다.

강백수 시인이 기타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1. 비슷한 테마의 시/노래 찾기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제일 흔한 감각을 ‘이별’이라고 소개한 강백수 시인은 비슷한 테마의 시/노래를 동시에 즐겨봄으로써 색다른 감각과 접할 수 있으리라고 소개했다. 그 예시로 기형도의 ‘빈집’과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제시했으며, 시는 ‘시간의 제약이 없어 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표현이 가능’하며 노래는 ‘노랫말 외에 멜로디, 악기, 연주, 가창표현 등 보조 수단’을 활용해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2. 노래가 된 시 즐기기

시는 노래로 만들어져 불리는 경우가 많다. 강백수 시인은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처연한 이미지라면 마야의 ‘진달래꽃’은 악에 받친 여성이 그려졌다.”며 노래가 시와는 다른 방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서정주의 ‘푸르른 날’과 송창식의 ‘봄’을 비교해 소개하기도 했으며, 이 과정에서 ‘노래’가 감정을 더 풍부하게 전달할 수 있지만 해석의 여지를 좁히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3. 시적인 노랫말 즐기기

강백수 시인은 노래에서 음악을 걷어내고 노랫말만 읽어보면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필의 ‘꿈’이라는 노래를 언급한 강백수 시인은 “유년 시절 아버지 차에서 이 노래를 굉장히 많이 들었다. 제목도 꿈이고 어렸을 때라 가사가 잘 안 들려 밝고 희망찬 노래인 줄 알았다. 가사를 프린트해 읽어보니 굉장히 슬프고 쓸쓸했다.”며 가사만을 읽어보았을 때 색다른 감각과 만나게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꿈’이라는 노래에서 “눈물을 먹는다는 것에서 눈물을 삼키며 혼자 밥을 먹는 장면이 떠올랐다. 어찌 보면 처연한 노래인데, 악기 연주와 멜로디는 굉장히 밝고 힘차다.”며 “이 노래가 서울과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은 63빌딩이나 잠실타워에서 보면 굉장히 찬란하고 아름다운 도시지만, 구석구석을 보면 어두운 면도 있고 외로운 면도 강하다. 밝은 멜로디 속에 어둡고 쓸쓸한 가사를 숨겨놓은 것이 굉장히 서울과 닮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도곡정보문화도서관 이용자들과 인근 주민들이 함께해 시와 노래를 즐기는 방식들에 대해 알아갔다. 강백수 시인은 강연 말미에 “음악과 문학을 병행하며 두 장르의 예술에 각각 아쉬운 점이 있었다. 사람들은 대중가요 대해 이야기할 때 통속적이고 세속적이라 아름다움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찾아보면 아름다운 것들이 많이 있다. 시는 너무 고상한 것이어서 접하기 어렵다는 분들이 계셨다. 그렇게 어려운 마음이 오히려 시를 접하기 어렵게 만든다.”며 “노래는 시처럼 아름답게 시는 노래처럼 친근하게”를 모토로 시와 노래 작업을 앞으로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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