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조사결과 및 제도개선 결과 종합 발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조사결과 및 제도개선 결과 종합 발표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05.0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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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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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342개, 문화예술인 8931명 등 총 9273개 집계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고자 조직됐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가 5월 8일 오전 11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조사 결과와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진상조사위는 지난 17년 7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신학철 미술가를 공동위원장으로 두고 각 분야별 전문가와 법조인 16인이 참여하여 구성됐다. 활동기간 동안 예술인들로부터 제보를 받아 조사를 실시했으며, 한편으로는 재발 방지를 위한 토론회, 전문가 간담회, 워크숍, 컨퍼런스 등을 진행해왔다.

발표 중인 신학철 위원장 <사진 = 김상훈 기자>

종합 발표에는 신학철 공동위원장을 비롯한 민간위원들과 김영산 문체부 기획조정실장, 이우성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 등 문체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신학철 공동위원장은 “앞으로의 정권이 저희들이 만든 제도개선안과 진상규명 결과를 잘 받아들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으며 아울러 예술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맡은 김준현 변호사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가 지원 배제에만 한정되지 않으며, 사찰, 감시, 검열, 통제, 차별 등 다양한 유형으로 존재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김준현 변호사 <사진 = 김상훈 기자>

진상조사위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박근혜 정권 하에서 실행됐던 블랙리스트 명단에는 문화예술인 8931명, 단체 342개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 규모로는 영화(2468), 문학(1707), 공연(1593)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학출판에서 블랙리스트 실행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학번역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문학출판계 블랙리스트 실행 구조도 <사진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제공>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선정인원 등을 축소하며 블랙리스트를 실행했으며, 이마저도 어려움을 겪자 사업을 폐지하고 블랙리스트 작동이 용이한 사업을 추진했다. 작품을 발표하는 공간인 문예지를 지원하는 ‘우수문예지 지원사업’에는 정무수석실의 검토를 거쳐 11개의 문예지가 배제대상으로 하달됐다. 그러나 블랙리스트 실행이 어려움을 겪자 우수문예지 지원사업은 16년 실질적으로 폐지되고 이 자리를 기간문학단체활동 지원 사업이 차지하게 됐다. 기간문학단체활동 지원 사업은 전국적 규모의 장르별 대표 단체의 문예지 발간과 사업을 지원하며, 진상조사위는 “2016 기간문학단체활동 지원 사업은 사업의 설계상 보수 문인단체들에게 지원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사업으로 판단된다.”고 보았다.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사업’은 역량 있는 문학인이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연간 1천만 원 씩 100여 명에게 지원하는 창작 지원 사업이었다. 청와대와 문체부는 15년 해당 사업의 공모신청단계부터 심의, 확정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블랙리스트 실행을 지시했다. 이로 인해 심의 일정이 5개월가량 지연됐으며, 최종적으로 해당 사업이 폐지됐다.

한국문학번역원 블랙리스트 실행은 해외교류 지원 사업에서 주로 발생했다. 14년 18건의 교류사업 중 1건, 15년 61건의 교류사업 중 5건, 16년 69건의 교류 사업 중 9건에서 문체부의 배제지시가 하달됐으며, 세월호 시국선언, 밀양송전탑,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선언 등에 참여한 문인 등이 배제 대상이 되었다. 또한 신경림과 박범신은 국정원에서 배제 지시가 하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블랙리스트 실행은 출판계의 대표적 사업이었던 ‘우수문학도서’ 사업을 출판진흥원이 ‘세종도서’ 사업으로 이관하며 발생했다. 14년, 15년 세종도서에서 블랙리스트가 실행됐으며, 시국선언 문인과 정부비판 서적, 사회주의 관련 서적이 그 대상이었다. 교류 사업인 찾아가는 중국 도서전, 초록, 샘플번역 지원사업, 2016 우수출판콘텐츠 지원 사업 등에도 블랙리스트 실행 정황이 발견됐다.

진상조사위는 이밖에도 공연 예술, 영화, 시각 예술, 해외, 기타 분야 등에서 발생한 블랙리스트 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며,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및 후속 조치로 △ 표현의 자유 침해 범죄와 책임자 처벌을 위한 법 제도 개선, △ 문화체육관광부 조직 개혁 등을 통한 문화행정 개선, △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 지원기관에 대한 권고안 마련 등을 제시했다.

진상조사위는 정의의 실현을 위해서는 국가의 책임 인정과 사과, 책임자 및 가해자의 처벌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으며, 오는 7, 8월 경 블랙리스트 백서 발간 작업을 끝으로 활동을 종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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