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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지용제 정지용국제문학포럼, 해외 작가들 참여 속 성료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05.14 22:19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제31회 지용제 정지용국제문학포럼이 12일 국제 작가들의 참여 아래 성황리에 종료됐다. 정지용국제문학포럼은 지용제가 충청북도 최우수 축제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여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행사로, 소말리아 출신의 누르딘 파라, 중국의 쇼판, 일본의 가와카미 미에코, 베트남의 레 당 환 등 해외의 작가들이 참여하여 문학적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사말 전하는 김승룡 옥천문화원장 <사진 = 김상훈 기자>

행사에 앞서 김승룡 옥천문화원장은 제14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자인 김지하 시인을 비롯한 참여 작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으며 “봄비가 오는 와중에도 지용의 고향까지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지용의 시를 생각해주시며 정지용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잘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지용국제문학포럼은 홍용희 문학평론가가 기조 세션의 좌장을, 김춘식 평론가가 일반 세션의 좌장을 맡았으며 오전에서는 김지하 시인과 누르딘 파라 작가가, 오후에는 쇼판 작가와 가와카미 미에코 작가, 헤 당 환 작가, 이숭원 문학평론가와 유성호 문학평론가의 발표가 이어졌다. 

김지하 시인은 “새길”이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문명적 징후와 새 미학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소말리아 출신의 누르딘 파라 작가는 소말리아의 역사를 언급하며 문학의 힘과 파급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발표 중인 누르딘 파라 <사진 = 김상훈 기자>

누르딘 파라는 소말리아에는 독자적인 문자가 없었기에 읽거나 쓰는 게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문자가 없었기에 쓰고 읽는 것은 다른 국가의 문자로 행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자란 누르딘 파라는 어렸을 때부터 다른 나라의 문자를 배웠으며, 글쓰기가 가진 힘을 느낀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아홉 살 때 문자를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편지를 써주는 부업을 했다는 누르딘 파라는 어떤 남자로부터 집을 나간 아내에게 편지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만약 30일 안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온몸의 뼈를 부숴버린 다음 끌고 돌아올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남자가 요청한 것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 누르딘 파라는 남자의 말 대신 “30일 안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혼한 것으로 하겠다”고 내용을 바꾸게 된다. 시간이 지나도 여자는 돌아오지 않았고, 남자가 찾아갔을 때는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한 상황이었다. 이슬람 사회에서는 이혼장을 받으면 효력을 발휘하기에 남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누르딘 파라는 “글쓰기를 통해 그 여자는 뼈가 부러지지 않고 상처를 입지 않도록 했다.”며 글쓰기의 힘을 체감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두문학이 아닌 문자로 된 문학은 번역을 통해 국가와 대륙을 넘어 퍼져나갈 수 있으며 문화를 공유하지 않더라도 인간성을 공유할 수 있다.”며 글쓰기의 힘을 이야기했으며, 작가란 “기억, 지성, 역사, 정체성, 문화 등을 합쳐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예술가”라고 전했다. 

중국의 소설가 쇼판은 “소설 창작에 대한 나의 생각과 주장” 발표에서 자신이 어떻게 창작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장편소설이 창작의 근본적인 목적이라고 생각했다는 쇼판 작가는 소동의 단편소설집 “어느 한 일요일의 아침”을 읽고 나서 단편소설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이 책에서 친근감의 원천을 찾게 되었으며, 이러한 기이한 친근감이 완전히 나에게서 사라지기 전까지 익숙한 이야기를 계속 써내려갈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작가 쇼판 <사진 = 김상훈 기자>

오후 세션에서는 가와카미 미에코 작가와 레 당 환 작가의 발표가 이어졌다. 가와카미 미에코 작가는 자신의 저술을 기반으로 일본의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레 당 환 작가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에서 등장하는 고향과 베트남 시인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고향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비교했다.  

정지용 시인의 “향수”의 베트남어 번역을 담당하기도 했던 레 당 환 작가는 통역 없이 한국어로 직접 발표했으며, 정지용 시인과 베트남의 Te Hanh, Giang Nam 시인의 시에 나타난 ‘고향’의 형상과 의미를 비교분석했다. 

레 당 환 <사진 = 김상훈 기자>

레 당 환 작가는 발표 말미에 “오늘까지 한국시집 7권을 번역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번역하기 힘든 작품이 향수였다.”며 “지방 사투리도 많고 상형, 상청 단어도 많기에 그에 맞는 베트남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베트남과 한국 문학교류가 활발하게 발전하면서 정지용의 시를 보다 더 깊이 연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해외 작가들의 발표 이후에는 “지구화시대와 정지용 문학의 재인식”이라는 주제로 정지용의 작품 세계에 대해 알아보는 발표도 이어졌으며, 인근 주민들과 문학 동호회 및 연구회 회원, 학회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김상훈 기자  ksh@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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