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위, 블랙리스트 사태 사과 발표... 예술인들 “이런 사과 받고 싶지 않다”
문화예술위, 블랙리스트 사태 사과 발표... 예술인들 “이런 사과 받고 싶지 않다”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05.17 23:15
  • 댓글 0
  • 조회수 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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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가 5월 17일 오후 2시 대학로 예술가의 집 3층 다목적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전달하고 “반성과 혁신으로 국민과 예술인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예위의 사과에 대한 현장 예술가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예술가의집 입구와 단상에는 “사과 받지 않겠습니다”는 피켓과 함께 한 무더기의 사과가 놓였으며, 예술위의 미흡한 사과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사과 <사진 = 김상훈 기자>

예술위 최창주 위원장 직무대행 등을 비롯 예술위 관계자들과 현장예술인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과문 발표가 이뤄졌다. 예술위는 예술위에서 일어났던 블랙리스트 사례를 밝히고 “반헌법적 국가범죄의 공범자가 되었다.”며 “이로 인해 현장 예술인 여러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드렸다, 이러한 행위는 문예진흥원 출범부터 줄기차게 추구해온 문예진흥의 원칙을 스스로 어기는 수치스러운 일이었음을 시인한다.”고 전했다.

예술위는 “앞으로 현장과의 보다 확고한 소통을 통해 예술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 예술현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단게적 혁신안을 마련하여 시행하겠다.”며 이번 발표를 시작으로 공공성과 신뢰를 회복하고 진상조사위원회의 권고안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발표를 참관한 현장 예술인들로부터 제스처 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사과 중인 예술위 관계자들 <사진 = 김상훈 기자>

- '예술위, 아무 것도 한 게 없다... 권고안만 기다리겠다고?'

예술위는 권고안을 적극 수용하고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러한 사과에 현장 예술인들은 예술위가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난 1월 예술위는 사무처 직원들로 구성된 진상조사TF를 구성했으며 5월까지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진상조사 TF의 활동 결과에 대한 질문에 예술위는 "자체 TF로는 감당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었다. 문체부 내 진상조사위로부터 자료 요청이 오면 담당부서에 배정하고 제출 자료를 제공하는 식으로 협력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 연출가는 "4개월 동안 부장 네 명이 모여 자료 보내줬다고? 그 자료 무슨 내용입니까. 예술위 활동 내역 아닙니까. 4개월 동안 자료 보내주시는 도움을 주셨습니까? 새 혁신 위해서?"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블랙리스트로 인해 대관 탈락 사태를 겪은 박장렬 연출가는 “사과가 아닌 사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장렬 연출가는 “대가를 치르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보편적인 마음인데, 지난 4년 동안 한 번도 사과 받은 적 없었다. 정부가 바뀌고 나서야 이렇게 사과하고 있는데, 그동안 왜 침묵했는지 정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며 예술위의 사과가 마음에 전혀 와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14년 아르코미술관 관장을 맡았던 김현진 큐레이터는 당시 “압력으로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며 예술위 조직 관계자들을 “조직에 협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예술인을 압박해 내보내고 블랙리스트라는 불온한 조치를 취하며 자리를 지켜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제가 됐던 이들이 어떻게 자리를 보존하고 있습니까? 그들이 어떻게 조치될지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진 김현진 큐레이터는 “아르코 조직은 조직의 이익을 위해 굉장히 많은 것을 불사해왔다. 블랙리스트 이슈 뿐 아니라 현장의 윤리와 이익에 위배되는 방식으로 진행해왔던 것을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이 가해졌지만 예술위 관계자는 “진상조사위의 권고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만을 반복할 뿐이었으며, 종래는 “왜 사퇴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던져지기까지 했다. 예술위 사무처장이 언제부터 근무했느냐는 질문에 15년이라고 답하자 한 연출가는 “15년부터 사무처장이셨으면 저희를 검열할 때도 사무처장이셨네요? 왜 사퇴하지 않으십니까? 왜 책임지지 않으십니까?”라고 비판했으며, “예술위의 행보를 지켜볼 생각도 없다. 사과 받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한 현장 예술인은 “단 한 명조차 사퇴 않는 조직에서 책임을 지지 않고, 진상조사위 권고안이 나올 때까지 아무 것도 안 하겠다는데 언제까지 이런 이벤트를 봐야하는가?”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예술위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예술위는 오는 24일 오후 3시 예술가의집 3층 다목적홀에서 현장 예술인들의 의견을 청취하고자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예술위 최창주 위원장 직무대행 <사진 =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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