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문학상 이종형 “꽃보다 먼저 다녀간 이름들” 수상, 본상 수상자 없던 작년과 달라진 모습
5.18문학상 이종형 “꽃보다 먼저 다녀간 이름들” 수상, 본상 수상자 없던 작년과 달라진 모습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5.23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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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지난 19일 광주 금남로에 위치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는 5.18기념재단과 광주전남작가회의, 문학들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5.18문학상의 본상 시상식이 거행됐다. 본상의 수상작은 이종형 시인의 시집 “꽃보다 먼저 다녀간 이름들”이다. 이름이 호명되자 이종형 시인은 당당한 걸음걸이로 무대 위에 올랐다. 이는 본상 수상자가 없어 신인상 시상만이 이뤄져 아쉬움을 자아냈던 작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심사위원장 김준태 시인(좌)과 본상 수상자 이종형 시인(우). 사진 = 육준수 기자>

작년 5.18문학상은 본상 수상자와 심사위원의 논란에 휩싸였다. 본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혜순 시인과 심사위원인 황현산 평론가, 나희덕 시인이 미당문학상의 기심사자와 기수상자였기 때문이다. 미당문학상은 서정주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상이며, 서정주는 광주에서 학살을 자행한 전두환을 찬양하는 송시를 썼을 뿐 아니라 일제와 군부정권에 부역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때문에 미당문학상의 수상자가 5.18문학상을 수상하는 것은 제정 의의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있었던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김혜순 시인은 5.18 정신의 무거움을 생각해 수상을 사양한다는 뜻을 5.18기념재단에 보내왔다. 또한 광주전남 작가회의는 이 사건을 통해 “윤리성의 확보에 보다 엄정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오월문학상의 본상 수상자와 심사위원단은 작년과 차이가 있다. 수상자인 이종형 시인은 제주작가회의 사무국장 등을 지내며 오랜 시간 제주4.3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으며, 올해 초에는 제주작가회의 회장으로 취임해 제주4.3 70주년을 기리는 “전국문학인 제주대회”를 주관했다. 심사위원장은 시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를 통해 광주의 참혹한 현실을 알린 김준태 시인이 맡았으며, 심사위원은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김동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동인문학상 후보에 오르길 거부한 공선옥 소설가와 친일문인 기념문학상 반대에 앞장 선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맹문재 시인 등으로 이뤄졌다. 

<수상소감을 발표하는 이종형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수상소감을 통해 이종형 시인은 “마흔 여덟의 나이에 늦깎이 문인으로 데뷔해 이번에 첫 시집을 냈다.”며 “시인으로서의 책무가 열 배쯤 무거워진 것 같다. 이 상을 받은 책임이 있으니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 시인은 걱정이 되더라도 “한국작가회의가 가지고 있는 문학적 기치와 가치관을 마음에 담고 시인으로서의 책무를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시를 만나기 전의 제 삶과 만난 이후의 삶은 색깔과 방식이 극명하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한편, 조진태 상임이사는 신인상에 당선된 작가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 

<신인상 수상자들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는 조진태 상임이사. 사진 = 육준수 기자>

조진태 상임이사는 문학작품은 자기 자신의 내면을 바꾸는 역할을 하며, 그 글을 읽는 타인의 상처 역시 치유해준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사람의 내면을 움직이고 그 사람이 주체적으로 사회의 부조리와 부정에 맞서 싸올 수 있는 힘을 만들어준다고 덧붙였다. 그러며 촛불항쟁이 바로 이런 힘을 가지고 있다고 예로 들었다. 이어 조 상임이사는 “80년 5월 역시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현장을 목격한 이들이 자기 조건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했다.”며 신인상 수상자들이 “이런 오월문학을 더욱 일궈나가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5.18문학상 신인상의 소설 부문에는 박철수의 ‘덫’, 동화 부문에 한완식의 ‘소문’, 시 부문에는 조성국의 ‘춤’이 각각 당선됐다. 

<신인상 수상이 진행되고 있다. 박관서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좌)과 조성국 시인(우). 사진 = 육준수 기자>

수상소감에서 한완식 작가는 “5.18 이후 38년이 지났지만 진실의 입은 아직도 굳게 닫힌 듯 하다.”며 “그 진실이 열리는 날 희망의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수 소설가는 “온라인 포털과 유튜브에서는 매일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억지와 생떼, 음해, 조작이 생성된다. 반박하지 않으면 억지와 생떼, 음해, 조작이 사실이 된다.”며 댓글 여론 조작에 대한 소설을 쓰게 된 연유를 밝혔다. 조성국 시인은 수상소감 대신 자신의 시 ‘춤’을 낭독했다. 
     

<왼쪽부터 차례로 한완식 작가, 박철수 소설가, 조성국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날 오월문학상 시상식은 각 지역에서 찾아온 작가들과 수상자 지인들의 축하 속에서 마무리 되었으며, 시상식 뒤에는 “오월문학축전”의 개막식이 이어졌다. 

오월민중항쟁의 정신을 담은 5.18문학상이, 올해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민주와 평화의 정신을 이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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